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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차용범 칼럼] '문제의식' 투철한 '멋있는 사람' 찾기; 6·3 지방선거 앞...

전통적 제조·해양 산업을 넘어 IT·금융·영상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을 얼마나 추구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당장의 부산발전 현안을 풀어갈 역량이 절실하다. 그런 문제의식에 투철한 '멋있는 후보'는 과연...

[차용범 칼럼] '문제의식' 투철한 '멋있는 사람' 찾기; 6·3 지방선거 앞...

우리 역사에는 ‘멋있는 사람’들이 많다. 누가 일러 소크라테스를 ‘심리적 자유의 결핍증 환자’라 했던가. 그러나 그는 독배를 들면서 태연히 말했다. “도피하여 법을 어기기 보다 독배를 들어 법을 지키겠노라”고. 그는 죽음 앞에서도 ‘법질서의 확립’이라는 철학적 문제의식에 철저했다. 누가 일러 백범(白凡) 김구 선생을 ‘낭만적 민족주의자’라 했던가. 그러나 그는 남북을 넘나들며 민족의 단합을 호소했다. 그는 일신의 고난 앞에서도 ‘민족통일’이라는 정치적 문제의식 앞에 투철했다.

(위)소크라테스는 ‘법질서의 확립’이라는 철학적 문제의식 위에, 도피 대신 독배를 들었다(그림=.Socrates의 죽음, 자크 다비드, 1787,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백범 김구 선생은 ‘민족통일’이라는 정치적 문제의식 위에 당시 삼팔선을 넘나들었다(사진=구글이미지)

‘멋있는 사람’들, 그 ‘멋’의 원천은 명백하다. 그 ‘멋’은 그들의 외모라기 보다 ‘문제의식’에서 오는 것이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3주 앞으로 다가왔다. 올 지방선거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적 책무를 안고 있다. 중앙정치발(發) 이슈가 지역 의제(議題)를 뒤덮으며, 한국 민주주의의 지속 가능성을 먼저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전통적 중간선거에, 국회의원 14명을 뽑는 ‘미니 총선’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과정에서, 여러 후보들의 역사적 문제의식을 새삼 캐물어야 한다.

1. 먼저, 6·3 지방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대통령)공소취소 특검법’. 그 특별법, 법치주의와 삼권분립의 헌법체계를 흔들며 형사사법 질서를 형해화 시킬 우려가 높다. <대통령 지지율 vs 대통령 공소 취소…지선(地選) 판세 흔든다>,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높지만, 대통령의 안위를 위해 헌정질서를 훼손하는 행위가 지방선거의 판세를 흔든다는 보도다.

“권력자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자신의 재판을 없애려는 사상 초유의 헌법 파괴"(김근식), “대통령의, 대통령에 의한, 대통령을 위한 법률”(이원석) 같은 비판이 잇따른다. <'조작기소' 특검에 공소취소 권한…경향 "과유불급", 한겨레 "지나쳐">, 오죽하면 진보성향 매체조차 그 법안을 비판하고 나섰겠나. 야권(野圈)과 법조계 일각 역시 이 법안을 헌법체계와 사법질서의 근간을 흔들 중대한 사안으로 본다. <대통령 조작기소 특검, 출발부터 헌법 평등원칙 위반>, 헌법학자 장영수 교수는 이 법의 위헌성을 조목조목 짚고 있다.

야권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사법 쿠데타를 막기 위한 범국민 저항 운동’을 펴고 있다. 온라인에선 ‘공소취소 특검 반대 서명운동’이 일고 있다. 이 법으로 대한민국의 법치주의와 형사 사법체계가 무너질 것, 사법내란을 막을 범국민 서명을 권해 달라…, 민심의 매서움을 보여주자는 것이다. 독일 국민들이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느꼈던 후회, 전쟁 중 '침묵의 대가'에 대한 뼈아픈 성찰을 되새기는 문구다. 여·야 가릴 것 없이, 6·3선거 후보들은 이런 흐름 앞에 정녕 어떤 역사적 문제의식을 갖고 있나?

여당 중심으로 발의했다 ‘표결 무산’으로 끝난 헌법 개정안도 그렇다. 그 개헌안, 당대의 책무라 할 중요과제의 포함 여부는 제쳐두고, 사회적 논의와 야당에의 설득 없이 단독을 밀어붙였다는 것, 정상적이라 보기 어렵다. 이전 1987년 제9차 개헌은 국민적 공감대 위에서 여야 동수의 정치회담과 협상 끝에 마련한 합의안 아니었나. “다른 건 몰라도 개헌만큼은 여야 합의로 해야 한다”(중앙), 이 부분에 대한 국회의원·지방단체장 후보들의 정치적 문제의식을 묻고 싶다.

여당 위주로 발의한 국회 개헌안이 ‘표결 무산’으로 끝났다. 국민의힘의 투표 불참에 따른 것이다(사진=당시 국회 본회의장, 구글 이미지).

2. 다음, 중앙정치가 행정·입법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상황 속 지방정치가 추구해야 할 방향은 뚜렷하다. ‘지역 행정가’는 '중앙의 대리인' 아닌 '지역의 결정자'로 거듭나야 한다. '지역 우선'과 '인물 중심'의 지방정치를 복원하고, 주민 삶과 밀접한 지역 밀착형 담론을 추구해야 한다. 중앙정치가 '이념과 대립'의 장이라면, 지방정치는 '실용과 생존'의 장이어야 한다. 그런 현실적 문제의식에 철저한 ‘멋있는 후보’는 누구인가.

특히 부산은 이즘의 지방소멸과 중앙 집중화의 파고를 정면에서 맞닥뜨리고 있는 지역이다. 그만큼 부산이 직면한 현실은 절박하다. 먼저 '대한민국 제2도시'의 위상 회복하며 경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부산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인구 유출, 특히 청년 인구의 감소를 막는 것이다. 전통적 제조·해양 산업을 넘어 IT·금융·영상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을 얼마나 추구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당장의 부산발전  현안을 풀어갈 역량이 절실하다. 그런 문제의식에 투철한 ‘멋있는 후보’는 과연 누구인가.

우리에겐 ’인물‘과 ’정책‘ 위주의 지방일꾼을 뽑을 권리와 의무가 있다. 우리가 뽑아야 할 후보는 지방정부가 ‘꼭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해선 안될 일’과 ‘할 수 없는 일’에 대한 명확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그들의 ‘오늘’과 함께 ‘과거’도 살펴야 한다. 그들의 역량(합리적 판단력+실행력)과 정신(공직에의 열정+도덕적 적합성)을 함께 판별해야 한다.

3. 올 지방선거에서 ‘멋있는 사람’ 골라뽑기, 그 점검할 ‘문제의식’은 크게 3가지다. △한국 민주주의의 존립 상황을 가늠하며 민주주의의 지속 가능성을 자문할 역사적 문제의식 △부산시장 후보들의 ‘프래임 전쟁’에서 보듯, ‘해양수도 완성론’과 ‘글로법 허브 특별법’ 같은 지역발전 수단에의 정책적 문제의식이다. 함께,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뇌물 및 자질 논란에서 보듯, 공직 후보의 적격성에 대한 도덕적 문제의식 역시 간과할 수 없으리.

“분별있는 국민만이 분별있는 정치인을 가질 수 있다” 영국 정치인 에드먼드 버크의 말이다. 선거란 한편으론 국민이 후보를 심판하고 선택하는 과정이되, 한편으론 스스로의 시민의식과 양식을 심판하고 검증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럴수록 우리는 이제 정말 독한 마음으로, 새삼 다짐해야 한다. 아무리 이런 인연이 있고 저런 사정이 흔할지라도, 우리의 후보들이 과연 지금까지 어디서 무엇을 했으며,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는지 잘 따져봐야 한다.

이제 남은 것은 ‘멋있는 후보’의 문제의식과, 그에 공감하는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뿐이다. 우리가 가려뽑을 지방일꾼·국회의원이 ‘모든 사람을 위한 한사람’이듯, 우리 역시 ‘한 사람을 위한 모든 사람‘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그 길만이 우리의 일꾼을 제대로 선택하며, 우리의 밝은 내일을 담보할 확실한 선택이다. 당대의 부산를 이끌 지역 대표를 냉철하게 가리지 않았다간, 우리는 ‘부려야 할 일꾼’을 뽑으려다 ‘군림하는 주인’을 뽑는 어리석음을 저지를 수 있다.

정녕 ‘민주주의 보전’과 ‘부산 살리기’라는 역사적 문제의식 앞에 투철한 후보는 누구인가. 부산사회의 변혁을 감당할 역량과 도덕성을 겸비한 후보는 누구인가. 그 후보를 올바르게 골라내는 일, 부산사람이 나눠가져야 할 책임이다. 누가 당대의 과제를 잘 감당할 것인가, 누가 부산의 자존(自尊)을 지켜줄 것인가? 진정 ‘부산시대’를 이끌어갈 ‘멋있는 사람’를 가려뽑아야 할 때다. 가자, 투표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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