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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집도 가전처럼 일정한 품질로”… LG전자, 주택 패러다임 바꾸다

지난 17일 찾은 충북 진천군 LG전자 ‘스마트코티지 빌리지’. 한적한 부지 위로 1인 거주용(8평형)부터 2층형(14평형), 가족 단위용(22평형)까지 다양한 프리팹(모듈러) 주택들이 작은 마을처럼 모여 있었다.

LG전자 스마트코티지 22평형 모듈러 주택. LG전자 스마트코티지 제공

지난 17일 찾은 충북 진천군 LG전자 ‘스마트코티지 빌리지’. 한적한 부지 위로 1인 거주용(8평형)부터 2층형(14평형), 가족 단위용(22평형)까지 다양한 프리팹(모듈러) 주택들이 작은 마을처럼 모여 있었다. 집 안에 들어서니 평수별 구조에 맞게 실제 면적보다 넓고 개방감이 느껴지도록 설계한 점이 눈에 띄었다. 특히 22평형 스마트코티지는 거실의 높은 층고와 오른쪽 벽을 가득 채운 통창 덕분에 바깥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8평형 역시 벽면 통창은 물론 주방 상·하부장 사이 길게 창을 내 시야가 바깥으로 시원하게 이어졌다.

스마트코티지는 LG전자의 사내 독립기업(CIC)으로, 건물 뼈대와 설비를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러 주택을 공급한다. 고객이 부지를 확보하면 LG전자가 현장 실사를 거쳐 주택 설치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3차원(3D) 시뮬레이션을 진행한다. 이후 위탁생산사(OEM)를 통해 기반 작업을 진행한 뒤 고객이 원하는 위치에 스마트코티지를 배송·설치한다. 상담부터 설치까지 평균 3개월, 빠르게는 2개월 안에 마무리된다. 가격은 평수와 가구, 지붕, 외장재 등 옵션에 따라 1억~3억원 선으로 책정된다.

조연우 LG전자 스마트코티지 대표가 17일 충북 진천군 스마트코티지 빌리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양윤선 기자

현장에서 만난 조연우 LG전자 스마트코티지 대표는 “가전처럼 집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전은 한 대를 만들어도 100대를 만들어도 같은 품질을 내야 한다”며 “집 역시 설계와 생산 과정을 표준화해 일정한 품질을 낼 수 있도록 한 게 스마트코티지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하드웨어적 완성도뿐 아니라 집 전체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작동하는 소프트웨어적 연결성도 갖췄다고 한다. 스마트코티지를 구매하면 인공지능(AI) 홈 허브인 ‘LG 씽큐 온’을 중심으로 가전, 조명, 블라인드, 도어락, 온·습도 센서 등 다양한 기기를 모바일로 원격 제어할 수 있다. 가전 기업으로 성장해 온 LG전자가 집 전체로 영역을 넓혀 ‘공간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에너지 자립도 강조했다. 조 대표는 “스마트코티지는 지붕형 태양광 패널 설치가 가능해 매달 평균 300킬로와트시(kWh) 이상의 전기를 생산한다”며 “이는 3인 가구 한 달 평균 전력 사용량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일부 모델에는 공기열 보일러(히트펌프)를 적용해 전기만으로 실내 냉난방과 온수를 공급할 수 있다.

조 대표는 ‘집’보다 ‘공간’이라는 표현을 줄곧 사용했다. 스마트코티지가 단순 거주지를 넘어 목적과 때에 따라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카페와 스튜디오, 기업 연수원, 숙박 시설, 농촌 쉼터, 산촌 유학용 별채 등 고객들의 활용 사례도 다양하다. 그는 “미래에 LG전자 스마트코티지가 보편화하면서 공간과 점유 개념이 변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LG전자 스마트코티지 22평형 모듈러 주택 거실 모습. LG전자 스마트코티지 제공

스마트코티지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코티지 상담 및 계약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배씩 급증했다. 주요 소비층은 건축 관련 지식과 일정한 경제력을 겸비한 시니어층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세컨드홈’ 세제 특례 범위 확대 정책과 맞물려 모듈러 주택이 지방 소멸을 완화할 새로운 대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는 광역시를 제외한 비수도권 중 인구감소 및 관심지역 위주로 세제 혜택이 제공되지만, 내년부터는 광역시 제외 비수도권 전역으로 대상 지역이 확대된다.

기업간거래(B2B) 비율도 커지고 있다. 조 대표는 “시행사 측의 대단지 규모 구매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주택개발공사와 협업해 근린 상가, 주택 등을 설치하는 형태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2030년 중반에는 미국과 호주 등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지방과 다른 형태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은 높은 땅값과 운송·설치 제약으로 저층 모듈러 주택 수요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필로티 주차장 위에 스마트코티지를 설치하거나 재개발이 지연된 부지에 활용이 가능한지 등의 문의가 들어온다”며 “집이 부동산 가치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단독 주택과 편안한 관리 환경을 원한다면 모듈러 건축은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천=양윤선 기자 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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