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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진영전자] 운임 뛰고 관세 덮치고···K가전, '수익성 늪' 美 수출 전선...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과 부품 비용 상승이 반영된 결과로, 일부 제품은 수십만원에서 최대 100만원 가까이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가격 인상은 수요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조사업체들은...

[진영전자] 운임 뛰고 관세 덮치고···K가전, '수익성 늪' 美 수출 전선...

완제품 기준 과세 전환에 업계 부담 확대

세탁기·냉장고 등 주요 품목 직격 영향권

멕시코 규제 강화에 우회 수출 경로 축소

무역 의존도 높은 구조, 충격 확대 가능성

IT기기 가격 인상 확산···소비 위축 조짐↑

경기도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해상 운임과 원자재 가격, 환율이 동시에 요동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 정책까지 겹치며 국내 가전업계의 수익성 방어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황 회복 기대가 살아나던 흐름 속에서 비용과 정책 변수가 겹치며 ‘이중 압박’이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물류비 부담은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해상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최근 1800선을 넘어서며 단기간 급등했다. 같은 기간 국제 유가는 배럴당 11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고, 원·달러 환율도 1500원대를 돌파했다. 플라스틱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한 달 새 두 배 가까이 오르고 알루미늄 가격도 1년 새 40% 급등하는 등 원가 전반이 들썩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2024년 물류 대란 당시 삼성전자 운반비가 3조원에 육박했던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비용 상승이 단기 변수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원료 조달부터 생산, 운송까지 이어지는 공급망이 정상화되기까지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다. 가전업계에서는 물류 항로가 일부 회복되더라도 원자재 수급이 안정되기까지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같은 비용 부담이 확대되는 가운데, 회복 조짐을 보이던 가전 업황에도 다시 변수가 등장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1분기 가전 사업에서 실적 견인이라는 성과를 냈지만,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가 본격 반영될 경우 이 흐름이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다. 가전 사업이 여전히 전사 실적의 핵심 축이라는 점에서 외부 변수의 파급력도 그만큼 커졌다는 해석이다.

관세 구조 변화는 단순한 비용 증가를 넘어 수익성 구조 자체를 흔드는 변수로 지목된다. 미국 정부는 철강·알루미늄·구리 함량이 일정 수준을 넘는 제품에 대해 기존 ‘금속 함량 기준 최대 50%’ 방식에서 ‘완제품 가격 기준 25% 일괄 부과’로 과세 체계를 바꿨다. 겉으로는 관세율이 낮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과세 기준이 확대되면서 실제 부담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철강 원가가 일부에 불과한 제품도 완제품 가격 전체를 기준으로 과세되면서 부담이 확대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세탁기·냉장고·오븐 등 주요 가전제품의 철강 비중이 30~60% 수준에 달하는 만큼, 상당수 제품이 25% 관세 적용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 수출하는 주요 가전제품 다수가 이번 조치의 영향권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런 구조가 가전 산업의 수익성 특성과 맞물리며 부담을 키운다는 점이다. 가전 사업의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에 머무르는 상황에서 관세 부담 증가는 곧 마진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가격 인상으로 대응할 경우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대응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현지 생산 확대 역시 근본적인 해법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내 생산 거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세탁기·건조기 등 일부 품목에 집중돼 있어 냉장고 등 상당수 제품은 여전히 한국과 멕시코, 베트남 등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구조다. 미국산 철강 사용 확대 요구까지 겹칠 경우 현지 공장 역시 비용 부담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멕시코를 통한 우회 수출 경로도 점차 좁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멕시코가 FTA 비체결국을 대상으로 가전 등을 포함한 전략 품목 관세를 인상하면서 한국 기업의 가격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정책에 따른 조치지만,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실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멕시코 관세 조치에 따른 무역수지 감소율은 한국이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일부 관세 절감 프로그램을 통해 영향이 완화될 수 있지만,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구조상 충격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멕시코가 단순 수출 시장이 아닌 중간재 조립과 미국 재수출을 연결하는 생산 거점이라는 점에서 파급력은 더 크다는 평가다.

비용 상승과 관세 부담은 이미 제품 가격에도 반영되는 흐름을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노트북과 태블릿, 스마트폰 등 주요 IT 제품 가격을 잇달아 인상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과 부품 비용 상승이 반영된 결과로, 일부 제품은 수십만원에서 최대 100만원 가까이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가격 인상은 수요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조사업체들은 메모리 수급 불균형과 부품 가격 상승 영향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 전자제품 전반의 소비 위축 가능성도 함께 언급되고 있다. 가전 역시 유사한 경로를 밟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품별 구조에 따라 영향이 달라 정밀한 대응이 필요하다”면서도 “관세와 원가, 수요 변수까지 동시에 작용하면서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가격 전략과 비용 통제를 병행하면서 버티는 수밖에 없고, 중장기적으로는 생산 거점 재편이나 공급망 다변화 등 구조적인 대응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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