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플래티어 대표이사
플래티어(대표이사 이상훈)는 2005년 설립되어 기업의 이커머스 플랫폼 구축을 시작으로, 인공지능 기반의 개인화 마테크 솔루션(GROOBEE), 그리고 최근 기업 맞춤형 AI개발 플랫폼인 '엑스젠(XGEN)'과 AI검색 솔루션 '젠서(genser)'를 아우르는 버티컬 AI(인공지능)·DX(디지털 전환)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진화했다.
글로벌 자본시장의 화두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DX)으로 집중되면서, 수많은 IT 기업들이 저마다 'AI 혁신'이라는 타이틀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플래티어 역시 유통 및 제조 업계의 디지털 전환 수요를 흡수하며 고속 성장했으나, 기존 이커머스 SI 기업이라는 낡은 꼬리표를 떼어내고 ‘엑스젠(XGEN)’과 같은 AI 올인원 플랫폼을 앞세워 엔터프라이즈 AX 시장의 강자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최근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과 이커머스 전방 산업의 침체 속에서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적인 자생력과 수익성을 입증해야 하는 중대한 시험대에 서 있다.
매출 반등에도 3년 연속 적자... AI 투자 부담에 재무 경고음
(단위: 억 원, 출처: 금융감독원)
플래티어는 2022년 약 500억 원에 육박했던 매출이 2023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내수 경기 둔화와 기업들의 보수적인 IT 투자 기조 여파로 2024년 298억 원까지 급락했다. 이는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 구축(SI) 프로젝트라는 일회성 매출 구조가 가진 태생적 취약성을 그대로 노출한 결과다.
2025년에는 선제적으로 투자해 온 AX·DX 라이선스 솔루션 부문이 100억 원을 돌파하며 전년 대비 30.3% 증가한 389억 원의 매출을 기록, 이른바 V자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2025년 연간 영업손실은 여전히 44억 원에 달하며, 2023년부터 이어진 3년 연속 영업 적자의 늪을 온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적자 폭이 전년 대비 축소된 것은 긍정적이나, 외형 성장을 이끌기 위해 AI 플랫폼 고도화, 마케팅, 인건비 등에 막대한 자본이 쉼 없이 투입되는 캐시번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진정한 턴어라운드는 단순한 매출 성장이 아닌, 매출 증가율을 상회하는 이익 창출이 숫자로 확실히 증명될 때 비로소 자본시장의 인정을 받을 수 있다.
국내 이커머스 생태계는 티몬·위메프 사태 등을 기점으로 극심한 혼란과 재편을 겪었으며, 생존의 기로에 선 플랫폼 기업들은 신규 IT 투자를 극도로 축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플래티어는 AX 파운더리로의 정체성 전환을 꾀하고 있으나, 대형 SI 중심에서 10억 원 내외의 다수 솔루션 프로젝트 구조로 수익 모델을 쪼개어 전환하는 과정은 필연적으로 과도한 초기 영업 비용과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에 따른 리소스 누수를 동반한다.
플래티어의 솔루션이 단순한 혁신적 도구를 넘어 고객사의 확실한 매출 견인차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2025년의 매출 반등은 그저 기저효과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솔루션 비중을 높였음에도 44억 원의 막대한 연간 적자를 면치 못한 현실은, 수익 모델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경영진의 기대보다 훨씬 지연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AI 시장 경쟁 심화에 입지 흔들... 차별화 의문 속 해외 확장 부담 가중
(월드IT쇼 2025 참가) 출처: 기업내부자료
AI를 접목한 커머스·마케팅 솔루션이 더 이상 특정 기업의 전유물이 아닌 가운데, 막강한 자본력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앞세운 초대형 빅테크 기업들은 범용 AI 서비스를 쏟아내고 있고, 민첩한 SaaS 스타트업들이 시장에 대거 진입하며 경쟁 강도를 빠르게 높이고 있다.
플래티어는 산업별 도메인 데이터에 특화된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을 차별점으로 내세우지만, 오픈소스 AI 생태계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 이러한 기술적 '해자(Moat)'가 2026년 시장에서 얼마나 유효하게 작동할지는 미지수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2026년을 글로벌 진출의 원년으로 삼고 일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회사측의 계획이다. 일본 내 생성 AI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을 기회로 보고 '젠서'를 앞세우려 하지만, 해외 시장 진출은 막대한 현지 마케팅 비용, 현지화 엔진 최적화, 치열한 영업망 구축을 요구하는 자본의 블랙홀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 전환을 안정적으로 달성하지 못한 채 3년째 현금 유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는 일본 시장 진출에 나서는 것은 재무 건전성을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플래티어는 2025년 매출 반등과 솔루션 고도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보이며 시장 트렌드와의 방향성 일치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자본시장은 이러한 서사보다 실적으로 입증된 수치를 요구하고 있다.
3년 연속 이어진 적자의 꼬리표는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아직 거시적 외풍을 견뎌낼 자생력을 갖추지 못했음을 방증한다. 2026년, 거세지는 AI 플랫폼 경쟁 속에서 플래티어는 자사 솔루션만의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입증해야만 한다.
불확실성이 큰 무리한 해외 확장 청사진에 취하기보다는, 국내 본업에서 확고한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라는 내실을 다지는 것이 생존을 위한 최우선 과제다.
화려한 기술적 수사를 걷어내고 지속 가능한 이익 창출이라는 실질적 성과를 입증할 때, 플래티어는 비로소 테마주 이미지에서 벗어나 진정한 가치주로 재평가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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