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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직장인 178만 명 건보료 인상 논의 하루 전 돌연 연기

건강보험 재정 고갈을 막기 위해 월급 외 소득에 대한 보험료 부과를 확대하려던 정부가 여론 부담에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직장인 178만 명 건보료 인상 논의 하루 전 돌연 연기

월급 외 소득 기준 2000만 원서 1000만 원으로 강화

초고소득자 상한액·저소득층 최저 보험료 인상 추진

여론에 속도 조절…2033년 재정 고갈 대응은 과제

건강보험 재정 고갈을 막기 위해 월급 외 소득에 대한 보험료 부과를 확대하려던 정부가 여론 부담에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직장가입자 178만 명의 보험료가 오를 수 있는 개편안을 논의하기로 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하루 앞두고 연기하면서 건보 재정의 지속 가능성과 가입자 부담 사이에서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보건복지부는 30일 개최할 예정이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돌연 연기했다. 건강보험 보장 혁신 방안 등 주요 안건을 두고 보다 폭넓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다음 회의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당초 건강보험정책심의위에서는 의료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건강보험 보장 혁신 방안과 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보험료를 매기는 소득 범위를 넓히고 최고·최저 보험료를 동시에 올리는 내용이 개편안에 포함됐다.

쟁점은 직장가입자의 월급 외 소득에 적용하는 보험료 기준이다. 현재 직장인은 이자·배당·임대·사업 등 연간 보수 외 소득이 2000만 원을 넘어야 소득월액 보험료를 추가로 낸다. 개편안은 이 기준을 1000만 원으로 낮춰 보험료 부과 대상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기준이 낮아지면 건보료를 추가로 내야 하는 직장가입자는 약 178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월급에서 보험료를 내고 있는 직장인도 연간 부수입이 1000만 원을 넘으면 별도의 보험료를 부담하게 되는 셈이다.

보험료 상·하한선도 조정 대상에 올랐다. 직장가입자 상위 0.04%와 지역가입자 상위 0.02%에 해당하는 초고소득자의 월 보험료 상한액을 459만 원에서 612만 원으로 높이는 방안이다. 저소득 직장가입자의 월 최저 보험료는 1만 80원에서 2만 2260원으로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내용이 검토됐다.

소득과 부담 능력을 보험료에 더 폭넓게 반영하겠다는 취지지만 개편 방향이 알려지면서 가입자 부담을 한꺼번에 키운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초고소득자뿐만 아니라 월급 외 소득이 있는 직장인과 최저 보험료를 내는 저소득층까지 인상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복지부가 회의 하루 전 논의를 미룬 배경에도 이 같은 여론 부담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부동산 세제 강화 논의와 증시 약세가 겹친 상황에서 준조세 성격의 건보료 인상까지 공식화하면 민생 부담을 둘러싼 비판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자체를 장기간 미루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으로 보험료를 낼 가입자는 줄고 고령화로 의료비 지출은 늘면서 건강보험 적립금인 누적 준비금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어서다.

현 추세가 이어지면 건강보험 재정은 2033년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부가 보험료 인상 대상과 폭을 얼마나 조정하고 가입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가 개편안 재논의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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