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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지역 예비 예술가에게 필요한 '예술가로 살아남기' 프로그램

지난달 30일 경남도립미술관 지하 다목적홀에서 열린 ‘로우 랩(RAW LAB): 예술과 실용’ 오픈 워크숍에서 부산 전시기획사이자 갤러리 어컴퍼니를 운영하는 장지영 대표는 청년 작가들에게 소셜미디어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역 예비 예술가에게 필요한 '예술가로 살아남기' 프로그램

스페이스인은하·스페이스 사랑농장

11월까지 협력, 성장형 프로그램 운영

실전 생존 전략 오픈 워크숍 통해

계약서 작성법, 미술시장 현실 설명

심화 과정으로 창작 방향 논리적 정립

사랑농장서 그동안 성과 전시로 마무리

‘RAW LAB: 예술과 실용’ 오픈 워크숍이 5월 30일 경남도립미술관 지하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장지영 어컴퍼니 대표가 ‘지속 가능한 창작을 위한 작품 판매와 아트마켓의 이해’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류민기 기자

“작업 계정을 공개해 두세요.”

지난달 30일 경남도립미술관 지하 다목적홀에서 열린 ‘로우 랩(RAW LAB): 예술과 실용’ 오픈 워크숍에서 부산 전시기획사이자 갤러리 어컴퍼니를 운영하는 장지영 대표는 청년 작가들에게 소셜미디어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요즘에는 SNS에서 컬렉터들이 작가들과 소통을 많이 하고 있어요. 인스타그램에서 작품을 먼저 보고 나서 홈페이지로 유입되기 때문에 SNS를 통해서도 본인 홍보를 잘할 수 있습다. 포트폴리오나 아카이브를 SNS에 잘 정리해 놓는 것도 아주 중요해요.”

예비 예술인에 현실적인 조언

이날 워크숍은 예술인으로 첫발을 내디딘 경남 청년 작가들에게 작품 판매와 아트마켓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창원 시각예술 전문 기업 ㈜스페이스은하와 김해 대안공간 스페이스 사랑농장이 협력해 진행하는 ‘RAW STAGE: 생존 예술 버라이어티’사업의 첫 단계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 ‘2026 예술단체의 예비 예술인 현장발표 지원사업’으로 진행하는 이 사업은 단순한 전시 지원이 아닌 경남 예비 예술인들이 창작 활동을 지속할 실질적인 생존법을 알려주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경남 지역 만 29세 이하 시각예술 분야 예비 예술인 20명을 선발해 4월부터 11월까지 워크숍, 전문가 비평, 네트워킹과 포럼, 전시로 이어지는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이날은 지난달 16일부터 30일까지 매주 토요일 진행한 오픈 워크숍 마지막 날이었다.

장 대표는 ‘지속 가능한 창작을 위한 작품 판매와 아트마켓의 이해’를 주제로 미술시장 구조와 작품 가격 산정, 창작자 권리 보호 등을 강연했다.

그는 “예술가가 생존한다는 것은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본인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예술가도 1인 CEO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장 대표는 젊은 작가들에게 자신의 작업이 어떤 미술사적 계보 위에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동시대 사회·문화적 화두를 탐구하며 관람객과 컬렉터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체성과 독창성을 드러내는 자신만의 방법론 구축이 지속 가능한 작가 활동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5월 16일 경남도립미술관 지하 다목적홀에서 열린 ‘RAW LAB: 예술과 실용’ 오픈 워크숍 모습. /㈜스페이스인은하

청년 작가들이 미술시장에 진입하는 길은 △오픈콜(공개 모집)·공모전 참여 △이메일 콘택트 △레지던시·대안공간 지원 등이 있다. 장 대표는 이메일을 활용한 갤러리 접촉 전략에 대해 “포트폴리오를 안 보내고 소극적으로 앉아 있는 것보다는 좋다”면서도 “너무 우후죽순으로 보낸다든지 자신의 작업이랑 맞지 않는 갤러리나 공간에 보내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도 메일을 받지만 반 이상은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작품 판매를 위해서는 컬렉터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030세대 컬렉터가 늘면서 영향력이 커졌다. 이들은 자신의 자산 규모에 맞춰 청년 작가들의 작품을 구매하고 취향을 공유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장 대표는 “젊은 컬렉터들이 취향에 따라서 작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인테리어 용도나 소형 작품을 선호하면서 젊은 작가들을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컬렉터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불투명한 가격과 작가의 활동 지속 여부를 우려하고 있다. 장 대표는 일관된 가격 체계를 갖추는 일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돈된 포트폴리오와 아카이브를 구축해 컬렉터에게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작가라는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년 작가들이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표준계약서 작성이 필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정한 ‘미술 분야 표준계약서’는 작가 권리 보호를 위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작가들은 전속 계약과 판매 위탁 계약의 차이, 반납 조건 등을 확인해야 한다. 장 대표는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계약서가 있어야 작가의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프로젝트나 행사 참여 시 계약서를 꼼꼼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요구할 수 있는 사항은 요구하되, 지나치게 깐깐하게 접근하기보다는 융통성을 갖고 조율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전문가와 함께 하는 비평 프로그램도

워크숍 이후는 주제탐구 워크숍 심화 과정으로 이어진다.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사와 지역 전문가가 참여하는 비평 프로그램 ‘로우 크리틱(RAW CRITIC)’이다. 이 단계에서 예비 예술인들은 전문가와 함께 자신의 창작 방향과 개념을 논리적으로 심화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예비 예술인의 첫 번째 파트너이자 예술시장으로 나가는 길목의 멘토 노릇을 한다.

마지막으로 11월에는 김해 스페이스 사랑농장에서 그동안 활동 성과를 선보이는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정광민 스페이스은하 대표는 이번 사업을 두고 “경남 청년 예술가들이 단절과 고립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예술 생태계의 주역으로 성장하길 바란다”며 “스스로 계약서를 검토하고, 세금 계산서를 발행하며, 작품을 논리적인 글로 설명해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 실무적 내실 갖춰줘야 비로소 지속 가능한 창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류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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