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자금 유출에 지역경제 피폐
재투자·공공금융 체계 필요성 제기
화폐·금융제도 개혁 등을 연구하는 시민단체 화폐민주주의연대와 창원기후행동은 26일 오전 11시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석자들이 지역공공은행 설립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최석환 기자
미국 노스다코타주 주립공공은행 ‘노스다코타은행’은 1919년 설립됐다. 지금까지 107년째 지역 중소상공인과 농민, 서민 가계를 대상으로 장기 저리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민간은행이 외면하는 금융 취약계층 지원과 학자금 대출, 지역 대출 사업 등을 한다. 주 정부 금고 역할도 수행한다. 여기서 발생한 수익은 다시 공공투자와 지역 재정사업에 활용한다. 이 은행 덕에 노스다코타주는 금융위기 때도 다른 주보다 주택 압류 사례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자영업자들이 고금리 대출 부담에 덜 시달렸다.
이처럼 경남에서 창출된 돈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지역 안에서 돌게 하려면 지역공공은행 설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공공은행은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설립·운영하는 공공 금융기관이다. 민간 금융기관과 달리 은행 이익을 주주가 아닌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화폐·금융제도 개혁 등을 연구하는 시민단체 화폐민주주의연대와 창원기후행동은 26일 오전 11시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두 단체는 “지역 안에 돈이 돌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핵심 장치로 지역공공은행을 설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이 말한 공공은행은 지역금융 활성화와 지역경제 자립도 향상을 목표로 한다. 지자체가 운영에 참여해 기관 수익을 복지·교육·의료·노동 같은 공공사업 재원으로 활용하고, 이를 다시 지역주민에게 돌려주는 것이 핵심이다. 지자체가 필요한 재정을 외부 시중은행 대신 지역공공은행에서 조달하면 지역에서 번 돈이 지역 안에서 순환하는 효과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체들은 “지역에서 벌어들인 대기업·시중은행 수익이 본사와 지주회사가 있는 서울로 빠져나가고, 지역 인재와 소비도 수도권으로 이동하면서 지역경제 기반이 약해지고 있다”며 “양동이에 구멍이 뚫려 있는데 위에서 물만 붓는 방식으로는 지역을 살릴 수 없다. 지역에서 조성된 자금이 주민과 소상공인, 지역기업, 재생에너지와 공공사업에 다시 쓰이도록 하는 금융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화폐·금융제도 개혁 등을 연구하는 시민단체 화폐민주주의연대와 창원기후행동은 26일 오전 11시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석자들이 지역공공은행 설립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최석환 기자
또 이들은 “미국 사례처럼 지역에서 공공은행이 지자체 금고 역할을 하려면 국회 특별법이 필요하다”며 “기후위기 시대에 수도권 집중 구조를 완화하고 지역 재생에너지 투자와 자족적 지역 생태계를 만들려면 공공은행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회에는 ‘지역공공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이 발의돼 있다.
송재봉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월 대표 발의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역공공은행 자본금 51% 이상을 출자하고, 지역 주민·기업 지원과 지역개발 금융 등을 맡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법안은 작년 7월 1일 행정안전위원회에 상정되고 나서 지금까지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최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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