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감서 정춘생 조국당 의원 질의
5·18 성폭력 피해자 29명 8차 보상 신청
보상 근거 마련에도 시행령 제정 지연
지난해 11월 과거사 젠더폭력 진실과 치유의 길을 여는 5·18 열매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5·18 성폭력 피해자 첫 재판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5·18민주화운동 당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보상 근거가 마련됐지만 시행령 제정이 늦어지면서 피해자들이 보상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5·18 성폭력 피해자 보상 지연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비례)은 “5·18 성폭력 피해자 보상을 위한 시행령 제정이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8차 보상 신청자 가운데 성폭력 피해자가 29명에 달하는 만큼 보상이 더는 지연되지 않도록 시장이 적극적으로 나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5·18 보상 기준은 사망·행방불명·상이 중심으로 구성돼 성폭력 피해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성폭력 피해자를 보상 대상에 명시하는 내용의 5·18 보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보상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국회 행안위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이 22일 오전 전남광주 서구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청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참여해 질의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구체적인 보상 기준과 절차를 담을 시행령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실제 보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회적 낙인과 가족에게 미칠 영향 등을 우려해 수십 년 만에 피해 사실을 증언한 피해자들이 보상 근거가 마련된 뒤에도 또다시 기다림을 이어가는 셈이다.
피해자들은 그동안 모임을 꾸려 피해 사실을 알리고 보상과 제도 개선을 요구해 왔다. ‘과거사 젠더폭력 진실과 치유의 길을 여는 5·18 열매(이하 열매)’는 당시 계엄군 등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은 열매는 5·18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따른 진상조사 과정에서 증언에 나선 피해자들이 고통을 나누고 연대하기 위해 지난 2024년 8월 결성한 자조모임이다.
결성 이후 국회 증언대회 등을 통해 성폭력 피해 실태와 지원 필요성을 알렸으며 같은 해 12월에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고 실질적인 보상을 위한 법률·제도 개선도 촉구했다. 올해 2월에는 창립총회를 열고 비영리민간단체로 전환해 치유와 회복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보상을 기다리는 사이 성폭력 피해를 증언해 온 성수남씨는 지난 8월 끝내 보상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수십 년 만에 피해를 증언한 생존자들이 생전에 보상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에 이은 시행령 제정과 후속 절차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복희 열매 회장은 “올가을에는 보상 절차가 마무리될 줄 알았는데, 여러 절차가 남아 있어 올해 안에 이뤄질지 내년으로 넘어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몸이 편찮으신 피해자들도 있는 만큼 하루라도 빨리 보상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30일 열매의 재판이 예정돼 있는데, 이번 재판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재판에서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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