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10 달러 돌파·미 증시 혼조 속 코스피200 야간선물 2%대 급등
-전쟁 불안·경기침체 공포 공존 속 “한국 증시, 다운사이드보다 업사이드 리스크 큰 구간” 진단
사진/연합뉴스
[뉴스로드] 오늘(3일) 한국 증시는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충격에서 벗어나며 반등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 증시가 장 초반 급락 후 낙폭을 대부분 만회하며 강보합세로 마감한 데다, 코스피200 야간 선물이 2%대 급등하는 등 기술적 반등 여건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전날(2일) 코스피는 244.65포인트(4.47%) 급락한 5,234.05에 마감했다. 장 초반 1.33% 오른 5,551.69로 출발했지만,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직후 급락하며 한때 5,170.27까지 밀렸다. 오후 들어 낙폭이 커지면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연속으로 발동됐다.
시장을 뒤흔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었다. 그는 연설에서 “앞으로 2∼3주에 걸쳐 이란에 대해 극도로 강력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세계 에너지 수송의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돼 중동산 원유·가스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국가들에는 미국산 석유 구매나 자국 군사력 투입을 제안했다. 호르무즈가 재개방되지 않더라도 미군을 철수해,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에 책임을 넘길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이란과의 전쟁이 조기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 속에 상승세를 이어가던 글로벌 증시는 이 발언 이후 급격히 방향을 틀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364억원, 1조4,526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개인은 1조2,065억원을 순매수하며 하락장에 맞섰다. 트럼프 연설 전 90 달러대 후반이던 국제유가는 100 달러대 후반으로 치솟았고,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18.4원 오른 1,519.7원으로 급등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급락 출발 후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하며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13% 내렸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0.11%, 0.18% 상승했다. 장중 저가매수세가 유입된 데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이 “이란이 오만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감시하는 프로토콜을 마련 중”이라고 보도한 것이 투자심리를 다소 진정시켰다.
다만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차관은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과 인터뷰에서 해당 프로토콜이 완성되면 선박 회사들이 이란에 통행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란 외무차관은 해당 조치가 통행 제한이 아닌 안전 보장과 서비스 개선 목적이라고 언급했는데, 이는 해협 봉쇄 가능성이 완화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며 “원유 공급 차질 우려를 일부 완화시키며 국제유가 상승폭 축소와 함께 주식시장 반등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109.03 달러로 전장 대비 7.8% 올랐고, 5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111.54 달러로 11.4% 급등했다. 전날 트럼프 연설 이후 미 지상군의 이란 투입 우려가 커지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미국의 소극적 대응 기조가 확인된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서 연구원은 “미국 가솔린 가격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으로 갤런당 4달러를 상회한 데 이어 4.1달러까지 상승했다”며 “이는 향후 소비 위축 및 실질 구매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 중이며, 실제 구글 검색 트렌드에서 경기침체 및 스태그플레이션 관련 키워드가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증시 투자심리를 가늠하는 지표들은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일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 기대감과, 뉴욕증시 휴장 및 주말을 앞둔 위험회피 심리가 맞부딪치는 양상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상장지수펀드(ETF)는 2.65% 급락했고, MSCI 신흥지수 ETF도 1.12% 하락했다. 반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0.40% 올랐고, 러셀2000지수와 다우운송지수는 각각 0.70%, 0.84% 상승했다. 코스피200 야간 선물은 2.19% 급등하며 국내 현물 시장 반등 가능성을 키웠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장중 한때 27.89까지 치솟았으나, 결국 0.67포인트(2.73%) 내린 23.87로 마감해 극단적 공포 국면은 피했다. 안전자산인 금과 은 가격은 각각 2%대, 4%대 하락하며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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