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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증시전망대] 이란 리스크 속 '슈퍼위크' 돌입…코스피, 7천 향한 숨 고...

빅테크 실적 발표가 겹치는 올해 첫 '슈퍼위크'가 한국 증시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지난주... 빅테크 실적 발표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는 이란 사태로...

[증시전망대] 이란 리스크 속 '슈퍼위크' 돌입…코스피, 7천 향한 숨 고...

-전쟁 공포에서 실적 장세로…반도체·에너지·방산 ‘포스트 종전’ 수혜 기대

-미·일·유럽 동시 통화정책 회의와 빅테크 실적 발표 앞둔 변동성 확대 국면

사진/연합뉴스

[뉴스로드] 이란 전쟁 충격을 딛고 코스피가 사상 처음 장중 6,500선을 돌파하며 ‘7천 시대’ 진입을 예고한 가운데, 미국·일본·유럽 등 주요국 통화정책 회의와 글로벌 빅테크 실적 발표가 겹치는 올해 첫 ‘슈퍼위크’가 한국 증시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전쟁 이후를 미리 반영하는 ‘포스트 종전’ 장세로 빠르게 무게 중심을 옮겼다. 코스피는 이란 사태의 여파 속에서도 전기·전자, 원전, 재생에너지, 방산 등 실적과 구조적 성장 스토리가 겹친 업종을 중심으로 강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지속했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코스피는 전주보다 283.71포인트(4.58%) 오른 6,475.63에 마감했다. 장중 기준으로는 23일 6,557.76까지 치솟으며 처음으로 6,500선을 터치했다. 이튿날인 24일에도 6,516.54까지 올랐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중동 군사긴장 재확대 우려가 겹치며 상승분을 반납, 약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열었다가 다시 봉쇄하는 등 중동발 ‘노이즈’가 거세졌음에도 코스피와 아시아 주요 증시는 주초부터 강세로 출발했다. 미국과 이란의 신경전이 ‘강대강’ 대치로 비화하더라도 결국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정치적 퍼포먼스에 그칠 것이라는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 확산된 결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매번 위기를 극단으로 몰고 간 뒤 한 발 물러서 실익을 챙겨온 이른바 ‘TACO(Trump Always Caves Out·트럼프는 항상 물러선다)’ 패턴에 대한 학습 효과도 중동 변수의 시장 충격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기업 실적과 펀더멘털로 돌아왔다. ‘종전 이후’를 선반영하는 흐름이 본격화하면서 전쟁 피해 복구,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국방력 강화와 연관된 업종이 일제히 뛰었다. 원전 건설,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이 대표적인 수혜주로 부각됐다.

특히 반도체 업종의 질주가 눈에 띈다. 3월 한 달간 큰 폭의 조정을 받았던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4월 들어 낙폭을 회복하기 시작해 지난주에만 6.18% 급등,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깜짝 실적은 투자심리에 기름을 부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전년 동기 대비 755% 증가한 1분기 연결 영업이익 57조2천억원을 발표했고, SK하이닉스도 23일 전년보다 405.5% 늘어난 37조6천억원의 1분기 영업수익을 공개했다. 이에 힘입어 두 종목은 23일 장중 각각 22만9천500원, 126만7천원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가를 새로 썼다.

코스피가 숨 고르기에 들어가자 자금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코스닥으로 이동했다. 코스닥지수는 24일 2.51% 급등한 1,203.84로 마감, 2000년 8월 4일 이후 약 25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와 바이오주가 가파르게 상승했고, 외국인이 코스닥에서만 약 8천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같은 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2조원 넘게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주(20∼24일) 유가증권시장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보면 기관과 개인이 각각 1조3천160억원, 5천967억원을 순매수하며 비중을 늘린 반면, 외국인은 1조8천31억원을 순매도해 차익을 실현했다.

외국인 주간 순매수 상위 종목으로는 두산에너빌리티(5천354억원), 이수페타시스(2천42억원), 효성중공업(1천679억원), 삼성전자우(1천117억원), 현대로템(1천58억원) 등이 꼽혔다. 반대로 삼성전자(9천459억원), SK하이닉스(5천657억원), 현대차(3천924억원), HD현대중공업(2천530억원), LG이노텍(1천901억원) 등은 순매도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주도주에서는 차익을 실현하는 한편, 에너지·방산 등 구조적 수혜 업종으로 포지션을 재편하는 움직임이 읽히는 대목이다.

해외 증시도 중동 리스크와 실적 모멘텀이 교차하는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16% 하락했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0.80%, 1.63% 상승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파키스탄·오만·러시아를 잇따라 방문하고, 미국도 25일 협상단을 파견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차 종전협상 기대감이 살아난 영향이다. 다만 실제 대면 접촉이 이뤄질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당국자를 인용해 아라그치 장관이 미국 대표단과 만나 미국 측 종전 합의안에 대한 서면 답변을 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이란 국영매체는 “미국과의 만남은 예정돼 있지 않다”며 선을 긋고 있다.

기술주와 반도체주는 뉴욕증시에서도 강세를 주도했다. 인텔은 1분기 호실적과 함께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른 중앙처리장치(CPU) 수요 급증 전망이 더해지며 주가가 23.60% 폭등했다. 이에 힘입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32% 급등했고,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도 0.43% 상승했다. 반면 경기 민감 업종 비중이 큰 다우 운송지수는 0.94% 하락하며 약세를 이어갔다.

한국 증시 관련 투자심리 지표도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상장지수펀드(ETF)는 2.64% 올랐고, MSCI 신흥지수 ETF도 2.23% 상승했다. 코스피200 야간 선물은 1.36% 뛰어올라 이번 주 현물 시장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 시선은 이제 ‘슈퍼위크’로 향하고 있다. 이란·미국 간 2차 종전협상 동향에 더해, 28∼29일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일본은행(BOJ)·유럽중앙은행(ECB)·영란은행(BOE) 등 주요국 통화정책 회의, 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메타 등 미국 빅테크 실적 발표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는 이란 사태로 물가상승 위험에 직면한 미국, 일본, 유로존, 영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가 잇따라 열리는 ‘올해 첫 슈퍼위크’”라며 “변동성 장세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 메타 등 S&P500 시가총액의 약 44%를 차지하는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함께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유로존·독일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잠정치 등 성장 둔화 속 고물가 우려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이 한꺼번에 공개된다”고 덧붙였다.

연준의 금리 동결이 유력한 가운데,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 수위와 유가 관련 코멘트는 향후 금리 인하 시점과 속도를 가늠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5,800∼6,700으로 제시하며 “컨센서스(시장 전망)상 이번 FOMC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다”며 “관전 포인트는 성명서 문구와 파월 의장의 유가 관련 언급”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80∼100달러 구간에서 움직이며 전년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 연준이 유가발 물가 리스크를 어떻게 표현할지가 관건”이라면서도 “노동시장이 안정적이고 근원물가 압력이 제한적인 만큼 유가만 진정된다면 하반기 금리 인하 재개 가능성도 열려 있어, 이는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측면에서 코스피는 여전히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5배로 과거 평균(10배)을 밑돌아 이익 기준으로는 저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는 반면,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99배로 역사적 신고점 부근까지 올라와 자본 기준으로는 비싼 수준에 근접했다.

나 연구원은 “이익 대비로는 싸지만 자본 대비로는 비싼 구간으로, 단순히 고평가 혹은 저평가라고 한 방향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반도체·전력기기·원전·방산 등 실적이 검증된 주도주를 중심으로 비중을 유지하되, 전년 대비 올해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폭이 큰 업종 가운데 실적 개선이 확인되는 종목을 선별적으로 담는 전략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와 이벤트(한국 시간 기준)는 27일 미국 4월 댈러스 연은 제조업지수, 28일 미국 4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심리지수와 리치몬드 연은 제조업지수, 일본 4월 BOJ 금융정책결정회의가 예정돼 있다.

29일에는 미국 3월 주택착공건수·내구재 신규수주·주택건축허가건수가 발표되고, 30일에는 한국 3월 광공업생산, 미국 4월 FOMC 결과와 함께 3월 개인소득·PCE 물가지수·근원 PCE 물가지수, 1분기 GDP, 유럽중앙은행과 영국의 통화정책회의가 잇따른다.

5월 1일에는 한국 4월 수출, 미국 4월 ISM 제조업지수, 중국 4월 국가통계국 및 레이팅독 제조업 PMI, 일본 4월 도쿄 소비자물가지수가 공개될 예정이다. 이란 사태의 향방과 함께 이들 지표와 정책 이벤트가 ‘슈퍼위크’ 이후 한국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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