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이태영 기자]
AI와 반도체, 정책 기대감, 개인투자자 복귀가 맞물리며 국내 증시가 거대한 변곡점에 들어섰다. 외국인 자금은 다시 반도체로 향하고, 2030 개미들은 AI·미래산업 테마를 중심으로 증시 복귀에 나서고 있다. 동시에 생성형 AI는 여의도 리서치와 자산관리 시장까지 흔들며 금융투자업계의 판 자체를 바꾸고 있다. 뉴시안은 △정권 교체 이후 달라진 증시 권력지도 △다시 움직이는 동학개미 △AI 혁명이 바꾸는 여의도의 미래를 통해 ‘새 판’ 짜이는 한국 증시의 현재와 승자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8천피 세리머니에 사용한 종이 꽃가루를 치우고 있다. [사진=뉴시스]
“예전엔 리포트 초안 쓰는데 하루 걸렸는데, 이제 AI가 10분 만에 만듭니다.”
최근 여의도 증권가에서 가장 자주 들리는 말 가운데 하나다. 생성형 AI가 단순 업무 보조 수준을 넘어 증권사 핵심 영역인 리서치와 자산관리(PB) 시장까지 빠르게 파고들면서 금융투자업계의 업무 지형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과거 사람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기업 분석과 투자 보고서 작성, 종목 추천과 고객 상담 업무까지 AI가 침투하기 시작하면서 여의도 내부의 긴장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AI를 활용하는 사람과 대체되는 사람으로 갈릴 것”이라는 위기감까지 번지고 있다.
실제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생성형 AI 도입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 실적 요약과 산업 분석, 뉴스 정리, 투자 리포트 초안 작성 등에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과거 애널리스트들이 하루 종일 들여다보던 공시와 실적 자료를 AI가 몇 분 만에 정리·분석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AI 기반 리포트 자동 생성 시스템을 시범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PB 영역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고객 투자 성향과 자산 흐름을 분석해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안하거나 시장 변동성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AI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여의도 내부 분위기는 기대와 위기감이 교차한다. 반복 업무가 줄어드는 만큼 업무 효율성은 높아질 수 있지만, 동시에 상당수 직무가 AI로 대체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니어 애널리스트와 단순 리서치 업무는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분야로 꼽힌다. 실제 글로벌 투자은행(IB)들 역시 AI 기반 데이터 분석과 리포트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AI가 금융시장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숫자 분석과 데이터 정리는 AI가 강점을 보일 수 있지만, 정책 변화와 산업 구조, 기업 경영진의 의사결정과 시장 심리를 종합적으로 읽어내는 영역은 여전히 인간 전문가의 몫이라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단순 정보 전달형 애널리스트보다 산업과 정책을 깊이 해석할 수 있는 전문가 가치가 더 커질 것”이라며 “결국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새로운 경쟁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AI 혁명은 이제 제조업과 IT 산업을 넘어 금융시장 한복판까지 들어오고 있다. 정보와 속도가 지배하던 여의도는 이제 ‘AI 활용 능력’이 생존을 좌우하는 새로운 경쟁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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