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미니]
[디지털투데이 오상엽 기자]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으로 자금을 조달한 증권업계가 모험자본을 확대하고 있다. 벤처 투자를 넘어 해상풍력 프로젝트 금융과 긴급운영자금 지원 등 집행 대상을 다양화하는 분위기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IMA와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의 25%에 상응하는 금액을 모험자본으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했고 해당 비율은 2026년 10%, 2027년 20%, 2028년 25%로 높아진다.
이에 따라 초기에는 제도 인가와 조달 기반 자체에 관심이 쏠렸지만 실제 집행 단계에서는 벤처펀드 출자, 전략산업 투자, 프로젝트 금융, 회생기업 운영자금 지원 등으로 자금 흐름이 분산되는 양상이다.
대표 사례는 우리투자증권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달 MBK파트너스가 주도해 조달한 1000억원 규모의 홈플러스 긴급운영자금 가운데 500억원에 참여했다.
이 자금은 홈플러스 임직원 급여 지급과 협력업체 납품대금 정산 등에 쓰이는 구조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번 지원을 우리금융그룹의 포용금융 정책에 동참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사례는 전통적인 모험자본과는 성격이 다르다. 벤처투자나 전략산업 육성 목적의 자금이라기보다 고용 유지와 거래처 연쇄 충격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포용 금융 성격이 더 강하다.
다만 회생절차 기업의 긴급 운영자금을 금융회사가 분담했다는 점에서 넓게는 실물경제 안정 지원 차원의 생산적 금융 사례로도 볼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생산적 금융 측면의 사례도 내놨다. 회사는 지난달 500억원 규모 해상풍력 설치선 '누리바람' 인수 프로젝트 금융을 단독 주관했다.
이 사업은 우리기술과 해상풍력 전문기업 CGO가 추진한 프로젝트로, 설치선은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 등 국내 주요 해상풍력 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를 자사 모험자본 금융주관 1호이자 생산적 금융 지원 사례로 제시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생산적 금융 확대 흐름에 맞춰 실제 집행에 나서고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달 증권업계 최초로 2000억원 규모 민간벤처모펀드 결성에 착수했다.
이 펀드는 발행어음으로 확보한 자금을 벤처캐피털 자펀드에 출자하는 재간접 구조로 운용되며 전략산업과 혁신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 통로 역할을 맡는다.
메리츠증권은 수소연료전지 기업 미코파워에 400억원을 투자했다. 수소산업은 정부가 육성하는 국가전략산업 중 하나로, 메리츠증권의 투자는 모험자본이자 생산적 금융 사례로 함께 해석된다.
신한투자증권은 플럭스벤처스와 함께 '2025년 충남 기업성장 벤처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돼 공동 운용에 들어갔다. 이 펀드는 충남 지역 반도체, 인공지능, 바이오 등 첨단 전략산업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구조다.
이처럼 업계 안팎에서는 시장의 관심이 모험자본 논의가 더 이상 IMA와 발행어음 인가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어떤 산업과 기업에 자금이 흘러가느냐로 옮겨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조속히 정상화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자금 지원을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꼭 필요한 곳에 힘이 되는 포용금융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오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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