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 8조원 시대 개막…90조원 규모 거대 시장 선점 경쟁
발행 한도 없는 IMA 인가…글로벌·AI·운용 등 전략 차별화
한국 ‘테크’·미래 ‘글로벌’·NH ‘내실’…IB 역량 결집해 승부수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사옥. 사진=각사
[포인트데일리 방영석 기자] 대한민국 자본시장이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의 증권사에게만 허용되는 종합투자계좌(IMA) 시대를 맞이했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최근 NH투자증권까지 금융당국으로부터 IMA 사업자로 공식 지정되면서 초대형 투자은행(IB)들의 진검승부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지난 18일 IMA 업무를 할 수 있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됐다. 이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세 번째다.
IMA는 고객 예탁금을 통합해 기업금융 자산에 70% 이상 운용하고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상품으로 발행어음(자기자본의 2배 한도)과 달리 발행 한도 제한이 없어 증권사의 강력한 '실탄'이 된다.
IMA 인가 획득에 성공한 세 증권사는 경쟁사 대비 강력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기업금융(IB) 시장을 필두로 시장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금투업계는 이들 3사가 조성할 IMA 시장 규모가 향후 9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 중이다.
다만 IMA는 조달 자금의 대다수를 IB에 투자해야 하고 모험자본 투자 의무가 수반되는 만큼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각 증권사의 전략은 IB 역량 강화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나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고유의 강점을 살려 시장 공력에 나섰다.
우선 증권업계 최초로 당기순이익 '2조클럽' 시대를 연 한국투자증권은 IMA 인가를 계기로 '금융 라이선스 테크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인공지능(AI) 전환을 주도하고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발행어음 시장 선두주자로 수익다각화 체계 구축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투자증권은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인수금융과 기업대출 등 전통적 IB 자산을 중심으로 IMA 초기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안정성을 확보했다.
기존 발행어음(단기)과 IMA(중장기)를 병행 운용해 금 조달의 만기 구조를 다변화하고 이를 통해 대규모 기업 딜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IMA 자금을 활용한 기업금융 비중을 확대해 보다 지속 가능하고 균형 잡힌 수익 구조를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에셋증권은 2026년을 '미래에셋 3.0'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전통적인 IB 부문을 넘어선 확장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그룹의 강점인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할 예정이다. 해외 법인을 통해 발굴한 글로벌 유망 기업의 지분 투자나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에 IMA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고수익 포트폴리오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단순 대출보다는 메자닌, PF 등 구조화된 기업금융 상품을 IMA 라인업에 배치해 고객에게 시중 금리 대비 높은 수익을 제공하고 회사는 운용 보수 및 성과 보수를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증권은 업계 최초로 IMA본부를 신설해 상품 개발부터 운용, 리스크 관리까지 일원화된 체계를 구축했다.
최근 IMA 사업권을 따낸 NH투자증권은 '운용 전문성'과 '내부통제'를 강화하며 내실 있는 성장을 추구한다.
NH투자증권은 모회사인 농협금융지주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스타트업 및 혁신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을 2028년까지 25%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강력한 리테일 채널(WM)을 통해 IMA 자금을 안정적으로 모집하고 이를 우량 기업금융 자산에 매칭하는 '선순환 구조'를 강화해 꾸준한 자금유입 및 투자확대를 목표로한 경영전략을 수립했다.
또한 지주 차원의 엄격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IMA 운용에 접목해 원금 지급 의무가 있는 IMA 상품의 안정성을 경쟁사 대비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발행 한도 제한 없는 IMA는 대형 증권사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가장 큰 무기가 될 것"이라며 "각 사가 보유한 고유의 IB DNA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IMA에 녹여내느냐가 향후 증권업계 왕좌의 주인공을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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