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시프트업 이후 신규 게임사 상장 중단
시장 위축보다 기업별 체력·방향성 가르는 분기점
기업, 자금·IP 경쟁력·글로벌 능력 따라 전략 세워
상장 대신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흐름 확산 전망
[이뉴스투데이 백연식 기자] 국내 게임업계가 정부의 중복 상장 금지 방침으로 기업공개(IPO)가 사실상 막히면서, 기존 성장 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 IPO 중단은 단순한 시장 위축이 아니라, 기업별 체력과 방향성을 가르는 분기점이 되고 있는 것이다. 각 사는 자금 상황과 지식재산(IP) 경쟁력, 글로벌 확장 능력에 따라 서로 다른 생존 시나리오를 선택하는 양상이다.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넷마블은 자회사 넷마블네오 상장을 추진하다 철회하고, 완전 자회사 편입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중복 상장 규제 리스크를 피하는 동시에 외부 자금에 의존하지 않고 내부 효율화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이는 외부로부터 투자금을 끌어오기보다 비용 구조를 다듬고, 핵심 개발 조직을 통합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넷마블 관계자는 “중복상장의 부정적 인식과 규제 환경 변화를 고려할 때 상장 철회가 주주 이익에 보다 부합한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직접적인 선택을 했다.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IPO가 정부의 규제로 불투명해지자, 자사 지분을 라인야후에 매각했다. 이번 거래로 약 3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하면서 재무 여력을 강화했다. 동시에 전 직원 고용 승계를 명문화하며 조직 안정성까지 확보하는 ‘체질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상장을 통한 가치 부각 대신, 전략적 투자 유치를 통한 실탄 확보로 방향을 전환한 셈이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이번 전략적 투자 유치와 지분구조 재편은 카카오게임즈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단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카카오와 LY주식회사를 비롯한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거래로 카카오게임즈의 사업 방향성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고, 라인야후 편입을 통해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공략이 보다 적극적으로 전개될 것”이라며 “자금 유입에 따른 재무 안정성을 기반으로 개발 인력 확보와 신작 마케팅 등 적극적인 사업 운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메이드도 전통적인 IPO 대신 블록체인 기반 자금 조달이라는 우회로를 확대하고 있다. 위메이드커넥트는 코스닥 상장사 위메이드맥스의 모바일 게임 자회사다. 위메이드는 최근 태국과 필리핀 가상자산 거래소에 연이어 위믹스 상장에 성공했다. 손자회사 위메이트커넥트 상장 대신 글로벌 블록체인 경제를 활용해 프로젝트 단위로 자금을 확보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규제 불확실성과 시장 변동성이라는 리스크도 동시에 안고 있다는 평가다.
위메이드맥스 관계자는 “위메이드커넥트는 증권 시장 상장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비즈니스 성과와 게임 경쟁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국내 게임사들은 자회사 IPO를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고 자금을 확보하는 구조를 반복해왔다. 하지만 중복 상장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 같은 ‘전략’이 사실상 차단됐다. 지난 2024년 7월 시프트업 상장 이후 신규 게임사 상장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실제 지난 한해동안 IPO에 성공한 게임업체가 단 한 곳도 없었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위메이드커넥트 뿐만 아니라 라인게임즈, 블루포션게임즈 등 유망 기업들도 현재 상장 계획이 없다. 라인게임즈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상장을 단기적인 목표로 두고 있지는 않다”며 “장기적인 목표로서 IPO 추진 가능성은 있지만, 시장 상황과 사업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추가 재원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각 사는 내부 효율화, 지분 매각, 대체 금융, 글로벌 투자 등 서로 다른 해법을 찾고 있는 것이다. 넷마블 사례처럼 상장 대신 완전 자회사 편입을 선택하는 흐름이 확산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내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단순히 상장으로 성장하는 시대가 아니라, 각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벌고 확장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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