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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중동불안·고유가에 10조∼20조 추경 고개

KB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법인세와 증권거래세를 중심으로 최소 10조원 수준의 초과 세수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정부는 추경 규모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각 부처의 사업...

중동불안·고유가에 10조∼20조 추경 고개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인 지난 13일 한 주유쇼 입구에 표시된 유가정보. 사진/연합뉴스

중동 전쟁과 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유가 상승 충격을 줄이고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등 민생을 지원하기 위한 추경 필요성이 커지면서 정치권과 민간에서는 10조원에서 20조원 규모의 추경 가능성이 거론된다.

15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첫 추경을 통해 중동 정세 불안과 고유가 충격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신속한 편성을 주문한 이후 기획예산처와 관계 부처는 즉시 추경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추경 검토의 직접적인 계기는 중동 전쟁과 유가 급등이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유가가 뛰고 원·달러 환율까지 급등하면서, 정부는 이를 국가재정법상 ‘대내외 여건의 중대한 변화’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우선 석유 최고가격제를 뒷받침할 재정 소요를 추경에 반영할지 검토하고 있다. 최고가격제는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할 수 있는 최고 가격을 정하고, 정부가 재정으로 손실 일부를 보전하는 구조다. 다만 유가 흐름에 따라 손실 보전 규모가 예상보다 커질 수 있어 적정 재원 마련이 관건으로 꼽힌다.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도 주요 검토 대상이다. 정부는 자영업자와 농민 등 취약계층에 에너지바우처를 지급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유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유통·물류업계 지원책과 국제 정세 변화에 민감한 수출기업 지원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다. 경기 둔화 시 타격이 큰 소상공인과 비수도권을 겨냥한 직접 지원책도 추경 테이블에 올라와 있다.

지원 방식으로는 지역화폐 활용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대통령은 앞서 직접 지원이 필요하다며, 현금보다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하면 지역 상권 매출로 이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추경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정치권과 민간에서는 10조∼20조원 수준의 ‘중간 규모’ 추경 전망이 나온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안도걸 의원은 15조∼20조원 정도가 적정하다고 봤고, KB증권도 최근 보고서에서 10조∼20조원 규모를 예상했다.

이 같은 관측의 배경에는 초과 세수 기대가 있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 등에 따라 세수가 예상보다 더 걷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추가 국채 발행 없이 초과 세수를 활용해 추경을 편성한다는 방침이다. KB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법인세와 증권거래세를 중심으로 최소 10조원 수준의 초과 세수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정부는 추경 규모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각 부처의 사업 계획이 취합돼야 전체 소요를 가늠할 수 있는 만큼, 현재로선 확정된 수치나 목표치가 없다는 것이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도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10조원, 20조원 등 구체적 숫자는 앞서 나간 것이라며 재정 당국이 우선 소요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안팎에서는 속도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당국은 주말에도 실무 회의를 이어가며 추경 편성을 서두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3월 말 법인세 신고·납부 실적이 모두 확정되기 전이라도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수 추계의 정확성을 끝까지 따지기보다 급변하는 대외 여건에 선제 대응하는 데 무게를 두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임기근 기획예산처 장관 직무대행 차관은 추경안 제출 시점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휴일을 반납하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내겠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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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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