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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전년 대비 70% 넘게 폭등하는 충격 속에서도 반도체가 막대한 수입 비용을 상쇄하며 앞으로도 무역수지 흑자를 이끌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고유가로 인한 원재료 수입 물가 급등에도 물량은 유지돼 무역수지를 악화시키고 있 비필수적인 수입 수요에 대한 감소를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26일 한국금융연구원(KIF)이 발표한 ‘국제유가 상승의 수출입 물가 및 무역수지 영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두바이유와 브렌트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74%, 39% 폭등했다.
이에 연동돼 우리나라의 수입 물가 역시 16.0% 올랐다. 통상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지만 같은 기간 수입 물량은 오히려 12.3% 증가했다. 가격 상승에 물량 증가까지 겹치면서 3월 통관수입 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약 70억 달러나 급증했다.
이는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과거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원재료 수입 물가가 급등했을 때도 수입 물량은 평년 수준을 유지했고, 중간재 및 소비재 수입 물량은 오히려 가파르게 상승했다.
당시 전쟁으로 2022년 상반기 동안 국제유가가 58% 급등하자 수입 물가(13.0%)가 수출 물가(7.4%)보다 큰 폭으로 뛰면서 15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됐다.
그러나 2022년과 같이 수입 비용 폭증에도 장기 무역적자의 늪에 빠지지 않은 이유는 ‘반도체’였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 중인 반도체 가격에 힘입어 3월 IT 부문 수출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무려 59.9% 폭등했다. 3월 수출 물량도 23.0% 늘어나며 통관수출 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280억 달러 증가했다.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210억 달러 증가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반도체 부문의 이례적인 호황에 기댄 ‘반도체 원맨쇼’일 뿐, 경제 근본의 취약성이 해결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위기 요인은 여전하다. 보고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82달러 수준으로 오르고 원유(10억 배럴) 및 천연가스(4600만 톤) 연간 수입량이 기존 수준을 유지할 경우 이 두 품목의 수입만으로도 올해 무역수지가 200억 달러(원유 150억 달러, 천연가스 50억 달러) 악화할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대외건전성 관리를 위해 비필수적 수입 수요의 탄력적 감소를 유도하는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김형중 기자 kimh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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