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가전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중동발 에너지 위기와 한국전력의 천문학적 부채 문제가 맞물리면서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에너지 절약을 거듭 당부하고 나선 가운데 가전업계는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이 고효율 가전으로 눈을 돌릴지 주목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6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2차 비상경제점검회의 모두발언에서 전기 절약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전기는 한국전력이 독점 공급하고 있다. 정부가 100% 책임지고 있는 구조로, 전기요금은 웬만하면 지금 변경하지 않으려 한다"며 "그런데 전기요금을 유지하면 (한전의) 손실과 적자 폭이 엄청나게 늘어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고 묶어두니 전기 사용이 오히려 늘면서 유류 대신 전기를 쓰는 상황 등이 발생한다. 그러면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부 재정 손실도 문제가 되고 과도한 에너지 낭비 문제도 생길 수 있다"며 "한전 부채도 200조원가량이 되는 등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 국민이 전기 절약에 각별히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같은 발언은 전기요금이 현실 비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에서 에너지 낭비와 한전의 재무 부담이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전력은 지난 23일 2분기에 적용할 연료비 조정단가를 ㎾h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등 다른 요금 항목도 조정되지 않으면서 전체 전기요금은 동결됐다. 한전은 지난 2024년 10월 4분기 산업용 전기요금만 인상한 뒤 가계 부담 등을 고려해 전기요금을 동결하고 있다.
문제는 한전의 재무 부담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한전의 총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약 205조원에 달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전의 재무 부담이 지속해서 악화할 경우 향후 전기요금이 한꺼번에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 안팎에서도 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에너지 소비 효율 1등급 가전제품 판매가 정부의 '으뜸 효율 가전제품 환급사업(으뜸 가전 사업)'에 동참한 지난 2개월간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동 사태로 인한 에너지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가전업계는 전기요금 부담 증가에 대비하려는 소비자들이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제품으로 눈을 돌릴지 주목하고 있다.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은 제품의 에너지 사용량이나 효율을 기준으로 1~5등급으로 구분해 표시하는 제도다. 숫자가 1에 가까울수록 에너지 절약 효과가 높은 제품을 의미한다. 1등급 제품은 5등급 제품보다 약 30~40%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고효율 가전 수요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으뜸 효율 가전제품 환급 사업' 시행 이후 지난 2개월간 회사의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가전제품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증가했다.
특히 에어컨과 세탁기 등 주요 품목 판매가 20% 이상 늘고, 냉장고 판매도 15% 이상 증가하는 등 전기료 절감 효과를 고려한 소비가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에너지 절약 기술을 적용해 전기료 부담을 낮춘 고효율 가전제품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교원웰스의 '비데 케어+' △코웨이 스탠드형 얼음 정수기 '아이스 스탠드 3.0' △청호나이스 공기청정기 '서밋 타워' 등 각 사의 주력 신제품 모두가 1등급 인증을 획득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쿠쿠의 경우 지난 1월부로 비데 전 라인업 모델에 대해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획득을 완료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에너지 수급 불안 이슈가 맞물리며 관련 제품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제품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해 왔다"며 "중동 전쟁 등 에너지 위기 이슈가 이어질 경우 관련 제품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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