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소프트웨어 취약점 노출·해킹 첩보 증가 영향
금감원, 고위험사 선별해 경영진 면담·현장점검 강화
중동 전쟁 이후 글로벌 소프트웨어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늘어나면서 금융당국의 금융권 대상 위협정보 전파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금융보안통합관제시스템 ‘퍼스트(FIRST)’를 통해 전 금융사에 전달한 보안 위협 정보는 지난 3월 한 달 동안 전월보다 2.5배 증가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보안상 이유를 들어 구체적인 전파 건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금감원은 올해 초 디지털 보안 사고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해 관련 조직을 디지털리스크 분석팀과 감독팀으로 확대 개편했다. 이어 중동 전쟁 발발 직전인 2월 말부터 FIRST를 본격 가동하며 소프트웨어 취약점, 사이버 공격 동향, 전자금융 부정결제 등 주요 위험 요인을 전 금융사에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당국 안팎에서는 최근 위협정보 전파 증가 배경으로 이란 등 국가 배후 해킹세력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등을 겨냥한 공격 과정에서 글로벌 소프트웨어의 취약점이 노출됐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라클 등 공통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국내 금융권도 간접 영향권에 들어왔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최근 텔레그램 등을 통한 국내 금융사 대상 해킹 관련 첩보 신고도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사례도 있었다. 지난달 중순 국내 한 카드사를 노린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정황이 포착되자 금감원은 FIRST를 통해 500여개 금융사에 실시간 경보를 전파했고, 각 금융사는 이를 토대로 선제 대응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이번 흐름을 단순한 일회성 보안 이슈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임종인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이란은 사이버 공격 능력이 강한 국가”라며 “글로벌 SW 취약점이 드러날 경우 국내 금융권도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악성코드 생성 자동화로 공격 수법이 더 정교해졌다”고 설명했다.
국내 민간 부문의 사이버 위협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금융·유통 등을 포함한 민간 분야 침해사고 신고 건수는 2023년 1277건에서 2024년 1887건, 2025년 2383건으로 증가했다. 2년 만에 86.6% 늘어난 수치다.
금감원은 앞으로 시장 영향도와 사고 빈도 등을 종합 평가해 디지털 리스크 고위험사를 선정하고, 보안 분석 주기도 더 짧게 가져갈 방침이다. 고위험사로 분류된 회사에는 경영진 면담과 현장점검 등 사전 예방 체계를 가동하고, 필요하면 엄중 제재도 병행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동 사태와 FIRST 도입이 맞물리면서 위협정보의 적시 전파가 이뤄지고 있다”며 “디지털 리스크가 금융 시스템 전반의 사고로 번지지 않도록 사례 공유와 상시 감시를 통해 사전 예방 체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