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월부터 황산 수출 통제
중국 석유류와 유화 제품 '수출 쿼터'
희토류 뿐 아니라 관련 기술도 수출 막아
2021년 12월 한국에서 요소수 대란이 발생하자 원료인 요소 4천톤을 실은 선박이 중국 장쑤성 항구에서 출항을 준비하고 있다. 주중한국대사관 제공. 연합뉴스
코로나 시기였던 2021년 한국에서 경유차에 필수적인 요소수 품귀 사태가 벌어졌다. 한때 화물차가 멈춰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요소수와 원료인 요소는 제조기술이 어려운 게 아니라 가격경쟁력 때문에 중국에 생산기지 역할이 넘어간 대표적인 품목이다.
중국이 5월부터 황산 수출을 중단한다는 발표를 계기로 전략광물과 주요 부품에 대한 수출 통제 상황을 짚어본다.
중국은 희토류 같은 자원강국일 뿐 아니라 가공기술을 발전시켜 주요한 품목에서 세계 다른 나라가 대체할 수 없는 수직화된 공급망과 가격경쟁력을 갖췄다.
평상시엔 아무 문제 없다. 중국과 무역분쟁이 벌어지거나 이번 이란 전쟁 같은 상황이 생기면 어떤 것은 수출을 금지하고, 다른 품목은 수출을 허가하고, 일부 품목은 쿼터제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수출을 제한한다.
박근혜 대통령 때 주한미군 사드 배치로 시작된 '한한령'이 지금까지 작동하는 것은 모두가 알지만 문서화된 실체가 없는 것처럼, 수출통제조치도 그림자처럼 흐릿한 경우가 많다.
중극은 2025년부터 7대 희토류는 수출을 통제한다. 사마륨, 가돌리늄, 터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 등 7종이다. 희토류 제련 기술과 희토류를 이용한 영구자석 제조기술 수출도 대상이다. 미국 등 다른 나라가 독자적인 공급망을 만드는 것을 막겠다는 조치다.
사마륨은 고온에 견디는 영구자석에 사용된다. 비행기 엔전, 무기 체계에 들어간다.
가돌리늄은 MRI 조영제이자 원자로 제어봉을 만드는데 쓴다.
터븀은 녹색 발광하는 형광체로 LED 같은 디스플레이와 전기차 모터에 사용된다.
디스프로슘은 전기차 모터용 자석을 보강하는 물질이고 풍력 터빈에도 쓴다.
루테튬은 의료기기 중 PET 스캐너와 정밀측정 장비를 만들 때 필요하다.
스칸듐은 알루미늄 합금을 강화해 항공기 구조재료나 고급 스포츠 장비에 쓴다.
이트륨은 반도체 장비와 디스플레이, 레이저 장비 등에 사용한다.
미국과 무역분쟁이 시작되자 중국은 '희토류 해외 통제 조치'를 발표하곤 시행시기는 올해 11월로 뒤로 미뤘다. 중국인 원산지인 희토류 성분이 해외에서 만든 제품 가격의 0.1%를 넘을 경우 이를 제 3국에 수출하려면 중국의 허가를 받으라는 엄청난 조항이다.
중국이 세운 규정을 위반하면 블랙리스트에 올라 원료 수출을 중단할 수 있으니 미국이 하기나름이라고 포석을 깐 것이다.
태양전지, 정찰위성, 야간 투시경에 사용되는 게르마늄, 반도체 통신 광케이블 전투기레이더에 사용하는 갈륨 계통 물질.
이차전지의 핵심 원료인 흑연도 고순도, 고강도, 고밀도 제품은 수출 통제 대상이다.한국 배터리 기업이 중국에서 많이 수입하는 게 흑연 가공재이다.
지난 1년간 나프타 가격 변동. 트레이딩이코노믹스 갈무리
나프타 국제가격은 지난해부터 올해 2월까지 500~600달러에 거래되던 것이 900달러가 넘었다.
우리는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나프타를 절반은 만들고, 절반은 중동에서 수입한다.
나프타 원재료가 원유인만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지면 정유와 석유화학에 시간이 갈수록 병목이 생긴다.
중국은 이란 전쟁으로 세계 공급망이 흔들리자 항공유 같은 석유제품부터 석유화학주요 물자에 대해 '수출 쿼터제'를 적용하고 있다.
희토류와 전략광물처럼 수출 금지는 아니다.
다만 업체가 수출하려면 중국 정부로부터 '수출 쿼터'를 받아야 하는데 쿼터를 줄이거나 승인을 늦추면 상대방 입장에선 수출제한, 수출통제, 수출금지로 보여지는 것이다.
미국과 무역 분쟁 상황에 전쟁까지 겹치자 중국의 이중용도(민간과 군사용) 수출통제도 점점 중요성이 커졌다.
탄약부터 미사일까지 무기와 정밀화학 소재에 쓰는 안티모니도 통제 대상. 드론도 중량 7kg 이상이고 체공 시간 30분 이상인 고출력 엔진 등은 통제한다.
미국은 이란 전쟁에,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엄청난 무기와 군수품을 소진하고 있다. 전투기부터 미사일, 정밀포탄까지 후속 생산을 위해선 중국산 희토류 등 전략광물이 필수적이다.
무역협회 자료. 2025년. 연합뉴스
각국의 수출입 규제를 모니터하는 무역협회는 지난해 주요 전략물자가 세계적으로 극히 편중돼 있어 공급망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중국의 비중을 알 수 있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자체 수요가 방대한 중국 입장에선 내수용 비축이 필요할 뿐 수출할 이유도 별로 없다. 전쟁으로 어부지리를 얻을 수도 있다.
항공유 수출을 통제하니 베트남은 운항 축소로 비상이 걸렸지만, 중국 항공사들은 러시아를 거쳐 유럽을 가까운 거리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중동이 장악했던 항공 허브 역할을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글로벌 자유무역이 사라지고, 공급망이 경제안보라는 면에서 주목받는 시절이다. 꼭 필요한 품목은 원가가 높아지더라도 언제 끊길지 모르니 재고를 쌓아둬야 한다. 이번 전쟁이 끝나도 공급망 균열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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