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이슈와 쟁점을 한발 더 들어가 살펴본 뒤 [줌인]으로 전달합니다.
삼성전자가 18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주, 기관투자자,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제5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사진=삼성전자
[데일리브리프 황재희 기자] 상장기업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블랙 리스트'가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다름아닌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포럼)이 지난주 발표한 '일반주주 권익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상장기업' 명단입니다. (기사 하단 관련기사 가운데 "혹시 이 종목 들고 있나요?" 주주 권익침해 우려되는 곳①과 ② 참고)
포럼은 330개 주요 상장사의 정기주총 안건을 꼼꼼히 살펴본 뒤 일반 주주의 권익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정관 개정을 추진하는 기업의 리스트를 그 이유와 함께 공개했는데요.
이 리스트 가운데 '정당한 사유없이 이사 수를 축소하고 이사 임기 제한을 정관 변경에 포함시킨' 기업들 중에는 삼성전자, GS 등 재계 10위권 대기업도 다수 포함된 것입니다.
특히 SK, 롯데그룹 계열사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의 예외조항을 만들어 주주권 강화 흐름과 배치되는 정관을 신설한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삼성그룹 중 삼성전자와 삼성SDS는 이사 임기와 관련해 기존 '3년으로 한다'에서 '이사의 임기는 3년을 초과하지 못한다'로 바꿨습니다.
이번 변경안은 이사 임기를 3년으로 명확히 정하던 것에서 1년, 2년, 3년 등으로 이사 임기를 분산할 수 있도록 '시차임기제' 근거를 마련했다는 평가인데요. 이 경우 소수주주 측의 이사임기를 1년으로 짧게 단축해 주주제안 이사의 활동 기간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SK와 롯데그룹 계열사는 자사주 처분 근거를 신설했습니다. 3차 상법 개정안 내용인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앞두고 예외조항을 만들어 놓은 셈인데요.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이사회 결의 만으로 제3자에 자사주 처분 가능'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도 '전략적 제휴 명분으로 자사주를 우호세력에 처분'할 수 있는 근거를 정관 변경안에 마련했습니다.
SK하이닉스도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자사주를 보유하거나 처분할 수 있다'라는 정관을 신설했는데요. 경영상 목적이라는 자의적인 해석이 우호세력에 자사주 매각을 가능하게 하는 근거일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롯데그룹의 경우 롯데지주가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주총 승인을 얻은 자사주에 한해 보유 및 처분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했습니다. 롯데쇼핑과 롯데칠성음료 역시 자사주를 경영상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정관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한화그룹은 한화시스템이 자사주 192만6128주(약 1.02%)를 임직원에 대한 성과보상 목적으로 처분할 수 있다는 계획을 정정공시를 통해 추가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GS는 이사의 임기를 기존 '3년으로 한다'에서 이사 임기는 '취임 후 3년내의 최종 결산기에 관한 정기주주총회 종결시까지로 한다'로 바꿨습니다. 또 이사 수의 경우 기존 3인 이상 9인 이내에서 3인 이상 7인 이내로 축소했는데요.
정관으로 이사수를 축소하는 안은 일반주주의 주주제안과 집중투표제 가능성을 약화시킬 수 있는 대표 사례로 지적됩니다. 집중투표제는 선임하는 이사 수 만큼 의결권을 부여하기에 이사 수가 많을 수록 소액주주의 의결권도 확대된다는 평가인데요.
앞서 효성중공업은 지난 19일 정기주총에서 이사진 정원을 기존 3~16명에서 3~9명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발표했으나 국민연금의 반대로 부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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