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주주총회에서 판사 출신의 민법·신탁법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다룬다. 그룹 전사적인 포트폴리오 재조정과 구조조정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리스크를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는 이달 26일 서울 종로구의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제35기 정기주총을 연다. 제3호 의안으로 이계정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다룬다. 임기는 3년이다.
이 교수는 1972년생으로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해 서울대 대학원에서 법학 석사와 박사를 받았다. 2002년 서울중앙지방법원 예비판사로 임용됐고 이후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남부지방법원과 제주지방법원,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서 판사로 활동했다. 이후로는 사법연수원 교수를 거쳐 2014년부터 서울대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SK㈜는 법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이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12년간 판사로 재직한 정통 법조인이다. SK그룹은 리밸런싱을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비롯해 계열사 간 합병과 분할, 지분 매각 등을 진행하고 있다. 강도 높은 구조 재편 속에 주주가 제기할 수 있는 불공정, 주주가치 훼손 등 이해 상충이나 법적 절차의 정당성을 검토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한 상황이다.
SK㈜는 민법과 신탁법 전문가이자 판사로 활동하며 실무 감각을 쌓은 이 교수가 현안을 풀어낼 것으로 봤다. SK㈜ 이사회는 이 교수를 사외이사로 추천하는 이유에 대해 "현재 이사회 구성을 고려했을 때 법률·공공정책 분야의 전문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이 교수는 판사와 법학 교수로 재직하며 풍부한 법률적 지식을 습득한 법률 전문가로 준법통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최 회장의 이혼 소송 파기환송심으로 총수의 개인적 송사와 관련한 법적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이사회의 법률적 판단 능력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진단된다. 지주사 이사회 구성원에 총수의 거취나 지분 변화에 따른 영향을 분석할 전문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가장 강조하는 곳 중 하나로 최태원 회장의 주도 아래 이사회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지주사 SK㈜를 비롯해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계열사도 이사회 중심 경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교수는 사외이사로 선임되면 감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회계와 업무 집행을 감시하게 된다. 학계의 권위자인 이 교수가 위원장이 되면 기업의 의사결정이 법리적 판단에 따라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상법 개정으로 선진적 거버넌스에 대한 기준이 높아진 가운데 주주가 이사에게 법적 책임을 물 수 있는 주주충실의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이 교수는 직무수행 계획에서 "12년의 판사 경력과 12년의 법학 교수 경험을 통해 법률 전반에 대한 충분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며 "경영에 대한 자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감사위원으로서 주주 전체의 이익에 부합하는 의사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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