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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주민 주도 '경남형 농어촌 기본소득 조례' 만든다

경남에서 주민 발의로 ‘농어촌 기본소득 조례’를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했다. 지역소멸과 기후 재난에 놓인 농어촌을 살리고자 ‘경남형 농어촌 기본소득’ 도입의 법·제도적 근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주민 주도 '경남형 농어촌 기본소득 조례' 만든다

경남도·일부 시군 미온적, 농민·사회단체 나서

10만 명 이상 서명 받아 조례 제정 추동하기로

“경남에 선제적·전면적 기본소득 정착 이끌 것”

이병하(가운데) 경남진보연합 대표가 28일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경상남도 농어촌 기본소득 조례 제정 주민 발의 선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두천 기자

경남에서 주민 발의로 ‘농어촌 기본소득 조례’를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했다. 지역소멸과 기후 재난에 놓인 농어촌을 살리고자 ‘경남형 농어촌 기본소득’ 도입의 법·제도적 근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경남 농어촌 기본소득 조례제정운동본부가 28일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조례 제정을 위한 주민 발의 추진을 선언했다. 운동본부는 도내 13개 농민·사회단체로 구성됐다.

경남운동본부는 청년 인구 감소와 고령화, 기후위기로 농어촌이 존립 위기에 놓였지만 경남도와 시군, 정치권이 농어민 생존권과 농어촌 공동체 유지를 위한 소득 보장에 미온적이라고 지적했다.

도내 농민단체들은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18개 시군에서 농어촌 기본소득 전면 시행을 공약으로 채택할 것을 후보들에게 요구했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예산 부담을 이유로 전면 시행에 난색을 보였고, 상당수 당선 단체장도 관련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

경남운동본부는 도민 서명운동을 통해 주민 발안 방식으로 조례안을 제출해 경남형 농어촌 기본소득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상남도 농어촌 기본소득 조례 제정 주민 발의 선포 기자회견이 28일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열리고 있다. 참가자가 ‘농어촌을 살리는 기본소득’이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있다. /김두천 기자

현재 경남에서 농어촌 기본소득 관련 조례를 제정한 곳은 남해·합천·산청·거창군 등 4곳이다. 도내에서 유일하게 정부 시범사업을 하는 남해군은 지난해 12월 지원 조례를 제정했고, 산청군도 같은 해 11월 관련 조례를 마련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류경완 남해군수는 기본소득 30만 원을, 유명현 산청군수는 기본소득 도입을 공약했다.

거창군과 합천군은 각각 9월과 12월 농어촌기본소득 운동본부 지원 조례를 제정해 정책 개발과 연구·교육사업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경남운동본부는 이 같은 흐름을 도내 전역으로 확산해 광역단위 조례 제정으로 이어갈 방침이다. 현재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경기와 전남·전북이 기본소득 조례를 제정했다.

주민 주도로 조례 제정을 추진한 사례도 있다. 강원 홍천군 농촌주민수당 운동본부는 주민 9095명 서명을 받아 ‘농촌주민수당 지원 조례안’을 청구했고, 군의회가 5월 이를 받아들였다. 다만 이달 20일 열린 조례심사특별위원회 심사에서 ‘청구 취지는 공감하지만 10대 군의회 출범 직후 곧바로 심사·의결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에 따라 ‘심사 보류’된 상태다. 홍천군은 정부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지 선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경남운동본부는 주민 서명 목표를 10만 명으로 잡았다. 주민발안 청구 요건인 1만 4000명을 크게 웃도는 규모로, 조례 제정 필요성에 대한 도민 공감대를 확인하고 도와 도의회의 적극적인 논의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운동본부는 “현재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으로 농어촌 주민들 소득 안정과 지역 경제 활성화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 마중물을 발판삼아 이제 경남도가 선제적으로 나서서 보다 과감하고 전면적인 농어촌 기본소득 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 시범사업 한계를 넘어 경남 농어촌 특성에 맞는 맞춤형 조례를 제정해 소멸 위기 지역을 살리고 한국 농정 전환의 선도적 이정표를 세우자는 제안이다.

본부는 도민들에게 “농어촌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갈 대장정에 압도적인 지지와 연대로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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