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산업 나침반에서는 주요 대기업의 정기 주주총회가 마무리 되어 한 번 되짚어보고 가장 큰 이슈인 현실화된 '나프타'(납사) 수급 차질 우려를 정리해본다. [그래픽=구글 제미나이(Google Gemini) 생성 이미지]
[중앙이코노미뉴스 엄현식] 이번주 산업 나침반에서는 주요 대기업의 정기 주주총회가 마무리 되어 한 번 되짚어보고 가장 큰 이슈인 현실화된 '나프타'(납사) 수급 차질 우려를 정리해본다.
삼성과 현대, SK, LG 등 주요 대기업의 정기 주주총회가 마무리된 가운데 올해 재계 주총을 관통한 핵심 키워드는 '인공지능(AI)'이었다.
주주총회 휩쓴 'AI'...미래 먹거리 정면 승부 펼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LG전자 등 주요 그룹 핵심 계열사들은 이번 주총에서 AI 중심의 사업 재편과 기술 경쟁력 강화를 핵심 의제로 내세웠다. 이는 고환율, 지정학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AI를 성장 동력과 위기 돌파 수단으로 동시에 활용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AI 전환기를 선도하겠다"고 선언하며 반도체와 세트 사업 전반에 AI 적용 확대를 공식화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반도체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으며 기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기존 자동차 제조업을 넘어 AI 기반 기술기업으로의 전환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자율주행,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등 미래 모빌리티 영역에 AI를 접목해 사업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SK그룹은 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재무 체력 확보와 인프라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SK하이닉스는 HBM3E·HBM4 등 차세대 AI 메모리 양산 계획을 강조하며 시장 주도권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LG그룹 역시 AI를 중심으로 한 사업 재편을 공식화했다. 구광모 회장은 "AI 기반 혁신으로 새로운 성공 방정식을 만들어야 한다"며 독자 AI 모델 고도화와 전사적 AX(AI 전환) 가속을 강조했다. LG전자는 로봇, AI 데이터센터 냉각, 스마트팩토리, AI홈 등 미래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번 주총에서 드러난 공통점은 AI가 더 이상 특정 사업 부문에 국한된 기술이 아니라 기업 전체의 운영 방식과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기업들은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뿐 아니라 생산, 물류, 서비스 등 전 영역에 AI를 접목하며 구조적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시장 분위기도 달라졌다. 과거 주총에서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이 핵심 이슈였다면, 이번에는 "AI로 어떤 성장을 만들 것인가"가 주요 질문으로 떠올랐다. 주주들의 관심 역시 단기 수익보다 중장기 경쟁력 확보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수 석유화학 단지 전경. [사진=연합]
산업계 강타한 '나프타' 수급 차질 우려...정부 수출 제한 조치까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계속되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 국면을 접어들었다.
국제유가 급등뿐만 아니라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우는 나프타 수급 차질이 현실화되면서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나프타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기초 유분으로 에틸렌·프로필렌 등 석유화학 제품의 출발점 역할을 한다. 플라스틱과 합성섬유, 고무, 포장재뿐 아니라 반도체·자동차 등 주요 산업 전반에 쓰이는 핵심 원료다.
한국은 전체 나프타 수요의 약 4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중동산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한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공급 차질이 불가피한 구조다.
이미 업계에서도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롯데케미칼은 여수공장 전체 생산시설의 가동을 중단한다고 27일 공시했다. 생산 재개 예정일은 오는 5월 29일이다.
LG화학도 지난 23일 여수산단 내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가동을 멈췄다. LG화학은 나프타 공급이 안정될 때까지 2공장을 멈추고 1공장만 가동할 예정이다.
석유화학 업계의 잇따른 가동 중단은 나프타 수급 차질과 재고 부족이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원료 공급난에 대비한 선제 대응으로 풀이된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지난 27일 자정을 기해 '나프타 수출제한 및 수급 안정을 위한 규정'을 관보에 고시하고, 즉시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일단 5개월 동안 시행된다.
이날 전격 시행된 나프타 수출제한 조치에 따라 국내에서 생산된 모든 나프타는 즉시 수출이 제한된다. 이미 수출 계약이 이뤄진 물량에 대해서도 수출이 금지된다. 예외적으로 산업부 장관의 승인을 얻은 경우에만 수출이 가능하다.
산업부는 현재 국내에서 생산된 나프타의 약 11%가 수출되고 있으며 수출제한 조치에 따라 해당 물량은 전량 국내 수요처로 전환해 공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수급 불안 대응과 함께 업계 지원책도 병행할 방침이다. 석유화학 기업을 대상으로 저리 융자와 신용장(LC) 한도 확대를 추진하고 '중동전쟁 공급망 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수급 상황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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