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 부자 54% 70대도 절반 가까이 경험
세금·시장 전망 중심 의사결정 도구로 활용
AI 확인 후 PB 검증 하이브리드 자산관리 확산
대한민국 부자들의 자산관리 현장에서 인공지능(AI)이 단순한 기술적 호기심을 넘어 실무 도구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생성형 AI는 콘텐츠 생산 도구가 아니라 정보를 해석하고 판단하는 ‘의사결정 보조 수단’으로 활용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6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에 따르면 금융투자 과정에서 챗GPT, 제미나이 등 AI 앱을 활용한 경험이 있는 부자(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보유자 기준)는 5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던 70대 부자 중에서도 44%가 AI 사용 경험이 있다고 답해 전 세대에 걸친 변화가 확인됐다.
자료=2026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하나금융경영연구소)
AI 검색 도구 넘어 판단 도구로
부자들이 자산관리 과정에서 AI를 활용하는 방식은 일반 대중과 차이를 보인다. 단순한 검색을 넘어 판단을 위한 전처리 도구로 활용하는 경향이 강하다.
세금 및 절세 관련 질의가 2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금융시장 전망(21%), 금융 용어 및 정보 탐색(18%)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책 변화나 시장 흐름을 구조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목적이 반영된 결과다.
부자들은 AI를 통해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내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방대한 정보를 빠르게 정리하고 비교·해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부자의 31%는 AI 활용이 자산 운용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AI로 먼저 묻고 PB로 검증
AI 확산은 전통적인 프라이빗뱅커(PB)의 역할에도 변화를 만들고 있다. 부자들은 절세 전략이나 투자 방향을 AI로 먼저 점검한 뒤 PB를 통해 최종 확인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AI → 인간 검증’ 구조가 자산관리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현장의 PB들도 고객이 정보를 몰라서가 아니라 이미 확보한 정보를 검증하기 위해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설명한다.
다만 최종 신뢰는 여전히 인간에 있다. AI 추천을 전적으로 신뢰한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는 정보 처리 속도는 AI에 맡기되 판단과 책임은 사람에게 두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보 아닌 해석 경쟁
이 같은 변화는 자산관리의 기준 자체를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정보 접근성이 부의 중요한 변수였다면 이제는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고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한 기준으로 이동하고 있다.
보고서에서도 정보 접근성 확대가 부자 증가의 배경으로 언급되지만 동시에 해석 능력이 새로운 격차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AI는 이 해석 과정의 속도를 끌어올리는 핵심 도구다. 부자들은 이를 통해 투자 전 이해 과정을 빠르게 반복하며 기회를 선별하고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자료=2026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하나금융경영연구소)
AI와 인간 결합한 자산관리
결국 부자들이 선호하는 방식은 AI와 인간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직원 중심으로 관리받되 필요 시 AI를 활용하겠다는 응답이 약 4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전문가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AI를 포함한 복합적 의사결정 체계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부자들은 정보 처리 효율은 AI에서, 최종 판단과 신뢰는 인간에게 기대하는 이원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결국 AI 시대의 자산관리 경쟁력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이를 얼마나 깊이 활용해 더 빠르고 정확한 판단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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