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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죄송합니다" 대신 "HBM4E"… 삼성전자 주총, '천조 기업'의 귀환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장이 1년 만에 완전히 다른 표정을 보였다. 지난해가 실적 부진과 HBM...

"죄송합니다" 대신 "HBM4E"… 삼성전자 주총, '천조 기업'의 귀환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삼성전자

[MS투데이]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장이 1년 만에 완전히 다른 표정을 보였다. 지난해가 실적 부진과 HBM 납품 지연, 5만원대 주가를 둘러싼 성토의 자리였다면, 올해는 20만원선을 회복한 주가와 AI 반도체 기대를 확인하는 무대로 바뀌었다. 주총장 곳곳에서는 최근 반도체 업황 회복과 기술 경쟁력 반등에 대한 기대가 공유됐고, 현장 분위기도 눈에 띄게 부드러워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18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는 단순한 의안 처리보다 ‘회복의 증거’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장에는 AI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제품 전시 부스가 함께 마련됐고, 특히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리고 있는 엔비디아 GTC 2026에서 처음 공개된 HBM4E가 주주들의 시선을 끌었다. 삼성전자가 HBM4와 HBM4E를 나란히 전시하며 메모리·로직·파운드리·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종합반도체 기업(IDM)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도 올해 주총 분위기를 바꾼 요인으로 꼽힌다.

경영진 메시지도 달라졌다. 주총 의장을 맡은 전영현 부회장은 주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작년 한 해 회사는 333조6000억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고,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해 한국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1000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어 AI 수요 대응을 위한 시설투자와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반성’과 ‘사과’에 무게가 실렸던 기조에서 올해는 실적 회복과 기술 자신감을 전면에 내세우는 방향으로 전환됐다는 의미로 읽힌다.

◆ HBM4E 자신감, 주총장 분위기 바꿨다

이번 주총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AI와 HBM이었다. 삼성전자는 GTC 2026에서 연내 양산 목표인 HBM4E의 실물 칩과 코어 다이 웨이퍼를 최초 공개했다. 행사장에서는 엔비디아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HBM4를 둘러싼 턴키 역량, 차세대 AI 메모리 경쟁력 회복 여부가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주총 현장에서도 HBM4 전시 공간 앞에 주주들이 몰리며 “올해 더 대박날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는 현장 보도가 이어졌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해 AI 수요가 반도체 업황을 계속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전영현 부회장은 이날 AI 물결이 2026년 강한 칩 수요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메모리 가격 상승이 PC와 모바일 출하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호황 기대와 동시에 수급과 가격 변동성이 병존한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 배당 확대 기대 속 “지속성 증명” 과제

주주들의 관심은 실적만이 아니었다. 이날 주총에서는 보상 체계와 인재 유출, 주주환원 정책을 둘러싼 질문도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정규 배당과 추가 배당을 포함해 연간 9조8000억원 규모를 지급할 예정이며, 2027년 초까지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경우 배당 확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는 주가 반등의 온기를 주주가치 제고로 연결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업황 반등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에 대한 신중론도 주총장 안팎에서 제기됐다. 전영현 부회장은 이에 대해 중장기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고객사와 3~5년 장기 공급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운드리 사업과 관련해서도 송재혁 DS부문 CTO는 테슬라와의 계약이 단기 성과보다 미래지향적 성격이 강하다며 1~2년 더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회복의 분위기는 분명하지만, 시장이 삼성전자에 요구하는 것은 이제 ‘반등’ 자체가 아니라 그 반등의 지속성과 사업별 실질 성과라는 뜻이다.

한편 삼성전자를 둘러싼 AI 메모리 경쟁은 주총장 밖에서도 뜨거워지고 있다. 로이터는 AMD 최고경영자 리사 수가 18일 방한해 삼성전자와 HBM 공급 확대 및 협력 강화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AMD의 최신 AI 가속기에 HBM3E를 공급해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 주총에서 확인된 자신감이 단순 이벤트성 연출이 아니라 실제 공급망 재편과 고객 기반 확대 가능성 위에 서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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