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새 닭 가격 31% 뛰어올라
BBQ·교촌·bhc, 물량 확보 총력전
하림 종계농장. 사진=하림 제공
[데일리한국 남궁휘 기자]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육계 수급 불안이 커지면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아직 직접적인 공급 차질 단계는 아니지만, 닭고기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원가 부담에 따른 선제 대응이 불가피해진 모습이다.
30일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9~10호 닭고기 공장도 가격은 ㎏당 5308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월 평균 가격(4047원) 대비 3개월 만에 31.2%나 급등한 수치다.
현장의 체감 물가는 더 심각하다. 하림, 올품, 마니커 등 주요 공급사들은 최근 대형마트와 대리점 공급가를 5~10%가량 인상하면서 소매가격은 ㎏당 6500원을 넘어섰다. 이는 2023년 6월 이후 약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10%대 가격 인상은 3년 만에 처음일 정도로 상승 속도가 이례적으로 빠르다”고 전했다.
이 같은 가격 급등은 공급 축소에서 기인한다. 이번 동절기 AI 확산으로 살처분된 육용 종계(씨닭)는 44만 마리에 이른다. 병아리 생산의 바탕이 되는 종계 피해는 시차를 두고 육계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고환율로 인한 사료비 상승 등 생산 비용 부담까지 겹친 상황이다.
주요 업체들은 아직 본격적인 공급 차질은 없다고 하면서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BBQ는 최근 가맹점주들과의 간담회를 열고 AI에 따른 육계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 가능성을 공유했다. 또한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포장재 및 물류비 상황을 설명하며 본사가 비용 부담을 최대한 감내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BBQ 관계자는 “신선육은 장사에 필수인 만큼 결품이 발생하면 매장 운영 자체가 어려워진다”며 “현재까지 발주 대비 공급 차질은 없지만, 신선육 안정성이 최우선인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bhc 매장 전경. 사진=다이닝브랜즈그룹 제공
부분육(날개·다리 등) 사용 비중이 높은 교촌치킨은 상대적으로 더 긴장하는 분위기다.
후라이드 치킨에 사용하는 일반 생닭은 9~10호 육계를 사용하지만, 부분육은 12~15호 수준의 대형 닭이 필요하다. 9~10호보다 사육 기간이 길어 AI 발병 시 양계 농가들이 대형 닭 사육을 기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촌 관계자는 “AI가 더 확산될 경우 부분육 공급 감소 폭이 일반 육계보다 클 수 있어 예방적 차원의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hc는 물량 확보를 위해 닭 매입가를 높여 잡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에도 매입가 조정을 통해 수급 위기를 넘긴 경험이 있다”며 “아직 실행 단계는 아니지만 유사한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불안 심리에 따른 '가수요' 발생도 경계하고 있다. 과거 공급 차질 우려가 나오면 가맹점들이 물량을 선점하기 위해 과잉 발주를 넣으면서 오히려 수급 불균형이 심화됐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한 치킨업계 관계자는 "수급 불안 소식에 하루 50마리 발주하던 점주가 100마리 분량을 주문하는 경우도 있다"며 “일부 점포의 과잉 발주가 반복되면 전체 공급망이 흔들릴 수 있는 만큼 본사 차원에서 물량을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수급 안정을 위해 부화용 유정란 800만개를 긴급 수입하는 등 여름철 성수기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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