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책임론을 둘러싼 국민의힘 지도부 내 균열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이 쏘아 올린 ‘지도부 총사퇴론’에 양향자 최고위원까지 가세하며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의 감정 섞인 설전이 최고조에 달했다. 여기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향한 대규모 선거 소청 논의까지 맞물리면서 당의 진통이 깊어지고 있다.
양 최고위원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는 결국 책임이고 리더는 책임지는 사람”이라며 ‘장동혁 체제’ 지도부의 총사퇴를 공식 제안했다. 특히 양 최고위원은 현 지도부를 향해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 지도부는 ‘좀비 지도부’로 불린다”라며 “보수 정당의 내일을 이끌 분명한 철학과 비전이 보이지 않는 만큼 후임 지도부를 위해 최대한 빨리 길을 비켜줘야 한다”고 날 선 비판을 퍼부었다.
당권파는 즉각 거친 언사로 역공을 펼쳤다. 장 대표가 임명한 조광한 지명직 최고위원은 “당의 일부 철없는 그룹들이 외계어로 열심히 떠들고 있다”며 “2018년 지방선거와 비교할 때 광역단체장 4곳, 기초단체장 95곳 등에서 승리하며 2배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는데 무슨 명분으로 사퇴하라는 것이냐”고 맹비난했다.
굳은 표정으로 일관하던 장 대표 역시 추가 발언을 통해 불쾌감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장 대표는 “지도부를 좀비라고 표현하는 것은 지지를 보내주신 국민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이어 본인의 거취 압박에 대해 “당 지지율이 내려갈 때는 장동혁 책임이고 올라갈 때는 관계없다고 한다”며 “부족하지만 지금은 올림픽공원에 모여 우리를 향해 무엇이라도 하라고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집중하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 규명과 특검 추진에 힘을 모을 때”라고 정면 돌파 의지를 피력했다.
비공개 회의와 장외에서도 난타전은 계속됐다. 정희용 사무총장과 신동욱 최고위원 등은 양 최고위원을 향해 “당원과 당직자를 모욕했다”며 유감을 표명했고 김민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양향자, 우재준 최고위원은 조속히 사퇴하라”고 맞불을 놨다.
반면 소장파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의 이성권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동혁 체제와 노선으로는 다음 선거가 어렵다는 게 당내 중론”이라며 장 대표의 퇴진을 압박할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안상훈 의원도 “강성 당원에 기대 자기 정치를 하는 장 대표의 노선은 심판을 받았다”며 결자해지를 촉구했다.
내부 전면전 속에서도 지도부는 외부 투쟁을 위한 법적 절차에 착수했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전체 선거에 대한 전면 재선거 소청 제기 문제를 논의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일 후 14일 이내인 오는 17일까지 소청을 제기해야 향후 선거무효 소송으로 이어갈 수 있는 만큼 기한 임박에 따른 ‘원포인트’ 성격의 긴급 회동이다.
현재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사퇴해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되지만 당권파인 김민수·신동욱 최고위원 등이 사퇴에 강력 반대하고 있어 물리적인 지도부 해체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오는 17~18일로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장 대표 사퇴를 둘러싼 계파 간 격돌이 예고돼 있어 국민의힘의 리더십 위기와 내전 상태는 당분간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오기자 kimjo@idaegu.co.kr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