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법관 후보자 제청 문제로 청와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법치주의를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정치권력 등의 부당한 간섭에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했는데,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윤종화 기자입니다.
【기자】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해 온 조희대 대법관.
[(대법관 재제청 관련 입장 있으십니까)….(이번 주 안에 발표할 예정입니까)….]
오늘 '대한민국 법원의 날' 기념식에서 굳게 다문 입을 비로소 열었습니다.
기념사를 통해 "법원은 다른 국가기관이나 정치권력 등 부당한 간섭에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통해서만 법치주의를 실현할 수 있다며,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재판을 해야한다는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조희대 / 대법원장: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재판할 때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온전히 보장하고 법치주의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산업화와 군사정권, 민주화에 이르기까지 사법부의 독립이 끊임없이 시험받아왔다는 현대사의 굴곡도 상기했습니다.
[조희대 / 대법원장: 헌법적 사명을 흔들림 없이 수행하는 것이야말로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에 주어진 변함없는 책무입니다.]
여느 해 기념사였다면 법치주의 원칙론으로 받아들여졌겠지만, 대법관 후보자 제청을 놓고 청와대와 갈등을 빚고 있는터라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18일 청와대와 합의를 마친 뒤 제청하는 관례를 깨고 합의를 보지 못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서면으로 제청했습니다.
이러자 청와대는 열흘 뒤 "절차적 완결성을 갖추지 못한 제청"이라며 재제청을 요구했고, 대법원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입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원칙론을 강조할 경우 청와대와의 갈등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입니다.
OBS뉴스 윤종화입니다.
<영상취재: 김세기 / 영상편집: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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