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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조례는 단순 행정규제 아냐” 지방자치 실현방안 놓고 열띤 토론

국회에서 열린 ‘지방재정 건전성 확보 및 자치입법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윤미정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지방재산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국회에서 열린 ‘지방재정 건전성 확보 및 자치입법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윤미정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지방재산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6.9.29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조례(자치입법)라고 하면 단순 행정규제 수단으로 대개 인식한다. 그런데 이 조례가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지방재정’ 활성화의 키가 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전문가들은 조례야말로 지역의 재정여건과 특수성을 가장 가까이서 반영하는 규범이라고 강조한다.

29일 박재영 한국조례학회장은 “아무리 과감한 재정확충 방안이라도 조례라는 규범적 그릇에 담기지 못하면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아무리 정교한 자치입법이라도 재정적 기반이 없다면 구체적인 정책으로 나아가기 어렵다”면서 지방자치의 혁신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국조례학회 국회 정책세미나

자주재원·자치입법활성화 의제

“지방에 새로운 행정수요 증가…

능동적 대응 여건 마련해줘야”

한국조례학회는 이날 국회에서 ‘지방재정 건전성 확보 및 자치입법 활성화 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자치입법을 주요 어젠다로 다루는 학술단체답게, 이번 세미나에서 학회는 그간 축적한 이론을 바탕으로 행정일선에 적용할 다양한 실행전략을 내놓았다.

발제는 이인재(학회 상임이사) 전 파주시장(지방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한 자치입법 활성화)과 이한규(한경국립대 외래교수) 전 경기도 행정부지사(지방정부의 공유재산을 활용한 지방재정동원 다각화), 문진수 사회적금융연구원장(지방재정 확충 및 자율성 확보를 위한 고향사랑기부제)이 맡았다.

본 토론에선 박재영 학회장을 좌장으로 행정안전부 이준식 선거의회자치법규과장과 박춘기 균형발전진흥과 팀장, 유상조 신한대 행정정책학과 교수, 한국지방재정공제회 김종범 지방재정본부장과 윤미정 지방재산부장, 김보영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 최신혜 컴플라이온컨설팅 소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박재영 한국조례학회장, 이인재 전 파주시장, 이한규 전 경기도 행정부지사. 2026.9.30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참가자들은 고령화와 지역소멸, 급증하는 복지수요 등 지방정부가 직접 현장에서 조율해야 할 과제가 늘고 있다는 데 공감을 표했다.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지방정부가 이같은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재정(자주재원 확보)과 제도(자치입법권 확대)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이날 세미나를 관통한 주제였다.

과거 내무부(행정안전부 전신)와 경기도 등에서 공직에 몸담았던 이인재 전 시장은 ‘외형적 분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지방자치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지방소멸 위기에 따른 재정불균형 실태를 짚었다.

이와 함께 헌법상 조세법률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법정 외 세외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조례모델을 설계해야 한다는 의견 등을 냈다.

수원·성남·부천에서 부시장을 역임한 경험이 있는 이한규 전 부지사는 의정부시 사례를 중심으로 공유재산 활용의 구조적 한계를 설명하면서, 민간의 자본과 경영을 활용해 수입을 거두는 일본 사례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 전 부지사는 또 ‘대부료 징수체계 현실화’ 같은 단기대책부터 ‘노후공공청사 복합개발’ 등 중장기대책까지 재정동원 다각화 방안을 제언하기도 했다.

자치입법을 주요 어젠다로 다뤄온 한국조례학회가 국회에서 ‘지방재정 건전성 확보 및 자치입법 활성화 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2026.9.29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문진수 연구원장은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한 세제혜택 확대를 제안했다. 기부액의 98%가 ‘전액세액공제’ 한도인 10만원에 묶여 있는 상황에서 공제기준 상향이 곧 기부액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공제 확대에 따른 국고손실 우려에 대해선 “정부가 세금을 거둬 지방에 나눠주는 방식과 세금을 깎아줘 지역으로 돈이 흘러가게 하는 방식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며 “돈이 정부계좌로 유입됐다 빠져나가느냐 직접 이동하느냐의 차이 뿐, 납세자에 자율권을 부여하고 다양성이 담보되는 후자가 민주적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두 시간여의 토론을 마치고 박재영 학회장은 “오늘 도출된 내용들이 담론에만 머물지 않고 실질적인 정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연구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우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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