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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젠슨 황 앉은 곳 어디예요?”…성지 된 홍대 고깃집 [르포]

이달 6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인근 고깃집 ‘형님 저요’ 앞. 자녀의 손을 잡고 온 한 부부가 카메라 화면에 간판이 들어오도록 몇 차례 자세를 고쳐 잡았다.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은 상호를 가리키며 걸음을 멈추기도 했다.

이달 6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인근 고깃집 ‘형님 저요’를 찾은 방문객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 이 장소는 전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의 만찬 장면이 화제가 되면서 주목받았다. 사진=황동건 기자

이달 6일 서울 마포구 BBQ 홍대입구점이 손님으로 붐비고 있다. 해당 가게는 전날 황 CEO가 예정에 없이 들러 관심을 끌었다. 사진=황동건 기자

“이 가게야. 젠슨 황이 온 데가 여기래.”

이달 6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인근 고깃집 ‘형님 저요’ 앞. 자녀의 손을 잡고 온 한 부부가 카메라 화면에 간판이 들어오도록 몇 차례 자세를 고쳐 잡았다.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은 상호를 가리키며 걸음을 멈추기도 했다.

저녁 식사 시간이 다소 지난 오후 8시에도 불 켜진 간판 아래로 20명가량이 줄지어 서 있었다. 직장인 박 모(42) 씨는 “TV에서나 보던 사람들이 호텔도 아니고 거리 식당을 찾았다는 점이 흥미롭다”며 “초등학생 아이에게 ‘여기서 밥 먹으면 공부도 잘되고 돈도 많이 벌 수 있다’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이 같은 풍경은 이달 5일 연출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의 만찬 장면 덕분이다. 회동 다음 날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황 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등 일행이 앉았던 자리와 주문 메뉴를 물었다. 직원들은 늘어난 손님에 초벌한 고기를 연신 안쪽으로 나르느라 분주했다. 이 가게의 한 직원은 “젠슨 황이 다녀간 뒤 첫날인데 벌써 평소보다 손님이 많았다”며 “오늘은 20명 이상이 계속 밖에서 기다렸다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황 CEO가 예정에 없이 2차로 들른 인근 치킨집도 관심을 끌었다. 같은 시각 BBQ 홍대입구점 역시 방문객으로 붐볐다. 평소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곳이지만 이날은 한국인도 적지 않았다. 대학생 최 모(24) 씨는 “홍대에 온 김에 ‘젠슨 황 코스’를 따라가보고 싶었다”며 “고깃집만 가면 아쉬울 것 같아 치킨집까지 왔다”고 했다.

시민들의 이 같은 반응은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의 동선을 따라가는 팬덤 문화와도 닮아 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대학생 김 모(23) 씨는 “어느 자리에 앉았는지 보고 싶고, 같은 메뉴를 먹으면 괜히 부자 기운이라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주주라는 직장인 장 모(36) 씨는 “주가 창으로만 보던 사람이 홍대에 왔다고 하니 같은 장소에 와본 것만으로도 감회가 남다르다”며 “주식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젠슨 황은 연예인 같은 인물”이라고 전했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 황 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회장의 회동 이후 이른바 ‘성지순례’ 장소가 됐던 서울 삼성동 깐부치킨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상인들 사이에서는 이런 발길이 인근 상권으로 번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홍대 거리에서 일식 주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회동 장소를 보러 온 사람들이 근처 다른 가게까지 들르면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며칠 반짝하고 끝날 수 있어 아직은 분위기를 봐야 한다”고 했다.

한편 황 CEO는 이번 방한에서 재계 회동과 대중 일정을 함께 소화하고 있다. 그는 이달 5일 입국 직후 서울 마포구 T1 베이스캠프에서 ‘페이커’ 이상혁을 비롯한 e스포츠 선수단을 만났다. 당일 홍대 인근 식당에서 식사한 후에는 예정에 없이 치킨집에 들렀다. 주말 사이 방송 녹화와 프로야구 시구 일정을 소화했으며 8일에는 서울대에서 학생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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