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마벨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전 세계 수백만개의 통신 기지국을 엔비디아 생태계로 편입시키는 'AI-RAN(무선 접속망)' 표준화에 본격 착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단순 기술 협력을 넘어, AI-RAN을 미래의 주력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황 CEO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 등장, 마벨에 20억달러(약 3조원)를 투자한 배경과 'NV링크 퓨전(NVLink Fusion)'을 통한 협력안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인터뷰 말미에 등장한 '통신 기지국으로의 사업 확장' 계획이다. 이는 AI-RAN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우리는 AI 인프라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서 전 세계 통신 AI 기지국 네트워크로 확장하기 위해 파트너십도 확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통신 네트워크는 본질적으로 멍청한 파이프(Dumb Pipe), 멍청한 무선 네트워크(Dumb Wireless Pipe)"라며 "
앞으로는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그랬던 것처럼 AI 기지국을 AI 인프라의 일부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전 세계에 흩어진 통신 기지국을 엔비디아 전용 가속기가 탑재된 'AI 엣지 서버'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단순히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지국을 AI 데이터를 처리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형 서버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기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거치는 방식보다 물리적 거리가 짧은 각 지역 기지국을 통하면 지연이 거의 없는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엔비디아는 몇년 전부터 AI-RAN 계획을 추진해 왔다. 통신망 근처에 서버를 두는 MEC(Multi-access Edge Computing)라는 기존 개념을 넘어, 여기에 GPU와 CUDA 소프트웨어 스택을 추가해 '소프트웨어로 정의된 기지국'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 스페인에서 열린 'MWC'에서는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소프트뱅크 등 통신장비 업체들과 6G를 AI-네이티브 및 소프트웨어 정의 플랫폼으로 구축하겠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6G는 설계 단계부터 AI를 내장,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진화하는 네트워크로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벨과의 협력은 이를 가시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는 AI 모델을 기지국 내부에서 바로 실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통신 및 기지국은 마벨과 수년에 걸쳐 구축한 사업의 핵심 부분"이라며 "이제는 NV링크를 여기에 연결해 엔비디아 생태계를 기지국까지 확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마벨과의 협업은 그동안 테스트 단계에 머물렀던 AI-RAN을 본격화할 계기로 꼽힌다. 통신 기지국 장비는 크기와 전력 소모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마벨의 커스텀 실리콘(ASIC) 기술과 엔비디아의 GPU 및 NV링크가 긴밀하게 연결돼야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 기존 기지국은 에릭슨이나 노키아 등 특정 제조사의 장비로 구성됐다. 여기에 범용 서버를 구축하려면 '오픈 랜(O-RAN)' 표준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수만개의 기지국으로 흩어진 AI 모델을 중앙에서 관리하고 업데이트하는 소프트웨어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MWC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한 것도 이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AI-RAN 얼라이언스는 창립 1년여 만에 132개 회원사로 늘어났으며, 퀄컴과 SK텔레콤, 보다폰 등이 이사회에 신규로 합류했다.
이처럼 황 CEO는 기존의 데이터센터를 넘어 통신 기지국을 미래의 먹거리로 제시한 것이다. 이를 "클라우드 컴퓨팅이 세상을 바꾼 것과 같은 수준의 변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에 함께 등장한 맷 머피 마벨 CEO도 마벨의 기지국 시장의 지배력과 엔비디아의 생태계가 결합하는 것이 이번 거래의 핵심시너지라고 밝혔다.
한편, 황 CEO는 이날 "2년 전 '챗GPT'가 소비자 AI의 시대를 열었다면, 이제는 에이전트로 인해 기업용 AI의 순간이 찾아왔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래의 모든 기업용 소프트웨어는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토큰을 통해 가치가 강화될 것이며, 이는 수조달러 규모의 시장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기존 소프트웨어 시장이 90%에 달하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면, 미래의 AI 소프트웨어 시장은 이익률은 다소 낮아지더라도 전체 시장 규모는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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