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제조 앞서고 금융은 선별적 진입···14억 인도 시장 핵심은 '현지화·...

한국 측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을 비롯해 약 250명의 경제사절단이 참석한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국내 주요 시중은행장 중 유일하게 경제사절단...

제조 앞서고 금융은 선별적 진입···14억 인도 시장 핵심은 '현지화·...

4대그룹 총수 총출동 양국 협력 재가동

정진완 우리은행장 시중은행 유일 참석

제조업 투자 확대 교역 500억 달러 목표

신용 커버리지 격차, 금융 확장 제약 요인

2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대통령궁에서 열린 드로우파디 무르무 인도 대통령 주최 국빈 만찬장의 모습 /뉴델리=연합뉴스 (공동취재)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2026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을 계기로 양국 경제 협력에 대한 기대가 다시 부각됐다. 포스코의 대규모 제철소 합작 투자 추진 등 제조업 분야에서 구체적인 협력 논의가 이어졌고 양국은 2030년까지 교역 규모를 500억 달러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금융 부문에서도 이에 맞춰 시장 접근 방식에 대한 전략적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지 규제 환경과 신용 인프라 특성을 감안할 때 진입 경로와 사업 범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향후 성과를 좌우할 변수로 거론된다.

20일(현지시간) 한국 산업통상부와 인도 상공산업부가 공동 주최하는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이 열렸다. 이번 행사는 한국 정상의 인도 국빈방문을 계기로 약 8년 만에 다시 마련된 자리다. 한국 측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을 비롯해 약 250명의 경제사절단이 참석한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국내 주요 시중은행장 중 유일하게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이번 포럼에 참석했다. 그는 인도 주요 기업 관계자들과 접촉하며 현지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특히 이미 운영 중인 인도 내 영업 거점을 기반으로 향후 사업 확대 가능성과 협력 접점을 살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리은행은 첸나이, 뭄바이, 구르가온, 푸네, 아메다바드 등 주요 지역에서 영업 네트워크를 운영 중이며 이번 방문에서 확보한 현장 의견을 향후 전략에 반영할 계획이다.

현장 일정의 일환으로 구르가온 소재 ‘악시야 프라티스탄(Akshya Pratisthan)’ 학교를 찾아 소외계층 아동을 위한 지원금도 전달했다. 인도에서 사업 기반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지역사회와의 신뢰 형성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현지 사회공헌 활동도 병행하는 모습이다.

14억 인도 시장, 성장 매력과 규제 장벽 공존

인도는 한국 금융사 입장에서 기회와 부담이 동시에 존재하는 시장이다. 14억 인구와 확대되는 중산층, 7%에 달하는 성장률에 더해 기업 투자 확대와 개인 금융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신규 영업 기회가 형성되는 시장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외국 금융사에 대한 규제 환경이 보수적인 데다 일부 영역에서는 정보 비대칭이 여전히 존재해 초기 진입 단계에서 사업 범위와 확장 속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인가 방식과 영업 범위에 대한 제한이 병존하는 구조 속에서 진입 경로를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전략의 출발점으로 거론된다.

이 같은 환경에서 한국 금융은 기존 진출 기업을 중심으로 한 제한적 진입을 우선 검토하는 모습이다. 이미 진출한 국내 대기업과 협력사를 중심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초기 시장에 진입하는 방식이다. 현지 리테일 시장을 정면으로 공략하기보다 한국 기업의 설비 투자와 운영 자금을 지원하며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는 방식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후 현지 이해도를 높인 뒤 고객 기반을 점진적으로 확장하는 단계적 접근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인도는 통합결제인터페이스(UPI)를 중심으로 디지털 결제가 빠르게 확산된 국가다. QR 기반 결제가 일상화되면서 금융 서비스 접근 방식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한국 금융사들은 은행 라이선스 취득과 지점 확대에 집중하기보다 현지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이나 플랫폼 기반 서비스 진출을 검토하는 모습이다. 이는 물리적 진출에 따른 비용과 규제 부담을 낮추면서 시장 접점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속도보다 리스크 관리, 성패 가를 ‘현지화’

다만 보수적인 시각에서는 여전히 리스크 요인이 적지 않다. 인도 중앙은행은 외국 금융사에 대해 지점 설립과 자회사 전환 등 진입 방식별로 별도 요건을 적용하고 있다. 인가 이후에도 지점 확대와 영업 범위에 일정한 제한이 따르는 만큼, 초기 시장 확장 속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신용 인프라 역시 변수다. 인도는 4개 신용정보회사 체계를 중심으로 개인과 기업의 신용 데이터를 빠르게 축적해 왔고 최근에는 계좌정보통합 제도 도입과 데이터 보고 주기 단축 등으로 정보 정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제도적 진전에도 불구하고 중소사업자와 신규 차주를 중심으로 신용 이력 축적이 제한적인 계층이 여전히 두텁다. 이로 인해 금융기관은 검증 가능한 기존 차주에 대한 대출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즉 인도 신용 인프라는 ‘데이터 부족’보다는 ‘커버리지의 불균형’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한다. 신용 이력이 축적된 차주와 그렇지 않은 차주 간 정보 격차로 신규 차주에 대한 심사 비용과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되는 구조다.

외국 금융사 입장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단순한 정보 문제를 넘어 영업 전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출 확대 과정에서도 범용적인 리테일 확장보다는 신용 검증이 가능한 고객군을 중심으로 한 선별적 접근이 불가피해지는 배경이다.

이와 대비되는 영역으로는 보험과 재보험 시장이 거론된다. 인도는 보험 침투율이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경제 성장과 함께 관련 수요가 확대되는 단계에 있다. 직접 여신을 확대하기보다 리스크를 분산하고 수수료 기반 수익을 확보하는 방식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접근으로 평가된다. 코리안리가 인도 시장에서 사업 기반을 확장해온 흐름도 이러한 맥락과 맞닿아 있다.

결국 한국 금융의 인도 진출은 단기 성과를 겨루는 속도 경쟁보다는 시장의 특수성을 반영한 장기 접근에 가까운 성격을 띤다. 인도 시장은 높은 성장 잠재력과 함께 규제와 정보 비대칭이라는 제약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진출한 국내 기업과 협력사를 중심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과, 디지털 협업을 병행하는 전략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과거 일부 글로벌 금융사들이 규제와 현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업을 축소했던 사례를 감안할 때 향후 성과는 확장 속도보다 리스크 관리와 현지화 수준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있다. 제조업이 열어놓은 협력 기반 위에서 한국 금융이 이러한 조건을 어떻게 소화해 나갈지 주목된다.

☞UPI=통합결제인터페이스. 은행 계좌를 기반으로 모바일 앱을 통해 즉시 송금·결제가 가능하도록 만든 인도의 실시간 결제 시스템으로 QR코드 등을 활용해 개인 간 송금과 상거래 결제를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

☞신용 인프라=개인이나 기업의 신용도를 평가하기 위해 필요한 신용정보 수집·관리·분석 체계와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기관 전반을 의미하며 대출 심사와 금융거래의 기준이 되는 기반 시스템

☞재보험=보험회사가 인수한 위험의 일부 또는 전부를 다시 다른 보험회사에 이전해 위험을 분산하는 보험 형태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