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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in] 문화예술계 들끓는다… 이재명 정부 '보은 인사' 논란 확산

삼성이 6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텍사스 등 미국 중남미 5개 지역을 관할하는 휴스턴 총영사에 외교 경력이 없는 인물을 낙점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특히 과거 이재명 대통령 변호를 맡았던 이승엽...

[정치in] 문화예술계 들끓는다… 이재명 정부 '보은 인사' 논란 확산

이재명 정부 문화예술 인사정책 놓고 현장 비판 여론 증폭

황교익·서승만 등 잇단 인선에 “낙하산·보은 인사” 직격

문화연대, 청와대 앞 기자회견 예고하며 전면 대응 나서

“공공성·전문성 훼손” “보은 인사 중단” 요구 목소리 커져

임명장 받는 황교익 신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원장.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의 잇따른 산하 기관장 인사를 둘러싸고 문화예술계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시민단체 문화연대와 현장 예술인, 문화정책·예술경영 연구자들은 최근 인선을 두고 “보은 인사”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20일 문화예술계에 따르면 문화연대는 지난 19일 성명을 내고 문체부의 일방적인 행정과 전문성이 결여된 낙하산 인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문화연대는 오는 21일 오전 1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이재명 정부 문화예술 인사정책 규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는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임명이 있다. 문체부는 지난 18일 황 원장 임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국가 문화·관광 정책의 토대를 설계하는 국책연구기관이라는 점에서 문화예술계 안팎에서는 정책 전문성과 학문적 중립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인사가 수장에 앉게 됐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전직 연구자를 비롯해 문화정책 및 예술경영 분야 주요 학회와 연구자들도 지난 19일 공동 성명을 발표하며 황 원장 임명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이번 인사에 대해 “문화정책의 전문성과 민주적 소통 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한 결정”이라며 “정책적 소통 경험과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인물을 임명한 것은 정책 연구의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문체부의 최근 문화예술계 공공기관장 인사를 “‘논공행상식 인사’의 결정판”이라고 규정하면서 “‘정무적’ 판단과 ‘전문적’ 역량을 구분하지 못한 채 단행된 이번 결정은 문화정책 연구 역량을 저해하고 문화 생태계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자해 행위”라고 지적했다.

연구자들은 현재의 공모 절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공모제가 사실상 내정자를 안착시키기 위한 형식적 절차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황교익 원장 선임의 구체적 근거와 심사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최휘영(왼쪽)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0일 서승만 신임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를 임명하고, 임명장을 수여했다. (제공: 문체부)

황 원장 임명 외에도 서승만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 임명, 박혜진 국립오페라단 단장 임명도 논란이 됐다. 박 단장에 대해서는 서울시오페라단장 재임 시절 발생한 성악가 고(故) 안영재 씨 사고와 관련한 도덕적 책임 문제가 다시 거론됐고 서 대표에 대해서는 공공극장 운영에 필요한 공연예술 전문성과 현장성과의 접점이 충분한지 의문이 제기됐다.

예술인들은 “투명하고 객관적인 절차와 공정성을 훼손하며 이루어지는 행정의 일방적인 기관장 임명은 결국 문화예술계 리더십의 공동화를 초래한다”며 “정부의 인사 참사는 문화예술계의 현재를 망가뜨릴 뿐 아니라 미래마저 잠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화연대는 21일 기자회견에서 ▲공공 문화예술기관 인사의 공공성과 전문성 훼손 문제 지적 ▲불투명하고 일방적인 인사 관행 중단 촉구 ▲문화예술분야 인사정책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직접 사과와 인사혁신처의 문화분야 파행인사 즉각 조사 요구 ▲문화예술 분야 인사 기준과 원칙 전면 재정립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번 인사를 둘러싼 비판은 단순히 특정 인사의 자질 문제를 넘어 정부의 문화 인식 전반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문화예술계는 이재명 대통령이 김구 선생을 인용하며 ‘문화의 높은 힘’을 강조해 왔음에도 실제 행정은 문화를 경제적 가치와 산업 논리에 종속된 영역으로만 바라보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최휘영 문체부 장관 체제 이후 진행된 인선을 두고 현장에서는 일관되게 정치적 친소 관계가 작동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돼 왔다. 앞서 서승만 대표이사, 장동직 정동극장 이사장 임명 과정에서도 전문성 논란이 불거졌고 황교익 원장 임명은 그 연장선상에서 가장 큰 반발을 불러온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황 원장은 2021년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됐다가 보은 인사 및 전문성 논란 끝에 자진 사퇴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문화예술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과거 논란을 되풀이한 것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문체부는 황 원장 발탁 배경으로 현장 경험과 혁신성을 내세우고 있다. 황 원장은 농민신문 기자와 향토지적재산본부 연구위원 등을 지냈고 서울공예박람회 총감독과 부산푸드필름페스타 운영위원장 등으로 활동해 왔다. 문체부는 이러한 이력을 바탕으로 문화·관광 현장성과 기획 역량을 갖춘 인사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문화정책 연구자들과 연구기관 안팎에서는 현장 경험만으로 국책연구기관 운영 역량이 담보되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이 나온다. 국가 문화·관광 통계와 정책 분석을 담당하는 기관의 수장에게는 정책 연구를 총괄할 전문성과 공적 책임, 조직 운영 능력이 함께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문화예술계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문화예술 분야 공공기관장 인선 전반의 기준과 절차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공성과 전문성, 민주적 정당성을 갖춘 인사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으면 정부가 내세우는 ‘K-컬처’ 확산 역시 제도적 기반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다.

문화연대는 “이재명 정부의 인사 참사는 문화예술계의 현재를 망가뜨릴 뿐 아니라 미래마저 잠식하고 있다”며 “반복되는 낙하산 인사는 전문성을 갈고닦는 청년 예술인들에게 이 분야에 미래가 있는지 묻게 한다. 직함은 있으나 현장의 신뢰가 없는 리더십은 문화예술계를 돌이킬 수 없이 황폐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문체부 뿐 아니라 외교부가 지난 3월 임명한 이경은 주휴스턴 총영사도 ‘보은인사’ 논란에 불을 붙였다. 임명 직후에는 조용했지만 최근 논란이 이어지며 의혹도 제기됐다. 삼성이 6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텍사스 등 미국 중남미 5개 지역을 관할하는 휴스턴 총영사에 외교 경력이 없는 인물을 낙점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특히 과거 이재명 대통령 변호를 맡았던 이승엽 변호사의 누나라는 점이 확인되면서 이 총영사 임명에 정실주의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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