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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의선식 실리주의' 발동…현대차, 中 시장 24년 관행 끊고 '배수진'

중국 시장 진출 후 24년 동안 유지해 온 물량 밀어내기식 영업망 관행을 끊고, 현지 빅테크와의 기술 동맹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기존 딜러 조직 대신 '아이오닉 스페셜리스트'라 불리는 테크 전담 인력을 전면에...

'정의선식 실리주의' 발동…현대차, 中 시장 24년 관행 끊고 '배수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뉴스웍스=안광석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중국 진출 이후 최대 규모의 유통 혁신에 나선다. 중국 시장 진출 후 24년 동안 유지해 온 물량 밀어내기식 영업망 관행을 끊고, 현지 빅테크와의 기술 동맹을 통해 브랜드 정체성 자체를 바꾼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오는 15일부터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대도시의 판매망을 일시 정지(셧다운)하고, 기존 가격 할인 중심 영업체계를 전면 폐지한다. 대신 IT 전문가로 구성된 신규 조직을 전면에 배치해 스마트카 경험 위주로 브랜드를 새단장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가 이처럼 극단적인 ‘리부트’를 선택한 것은 현지에서 거둬온 뼈아픈 실적 때문이다. 현대차는 한때 중국 시장 점유율 10%를 상회하며 연간 114만대(2016년)를 팔았다. 그러나 가동률 유지를 위한 밀어내기 영업과 출혈 경쟁 반복으로 지난 2025년 현지 점유율이 1%대까지 추락했다.

자동차 가격 추락으로 싸구려 브랜드라는 낙인이 찍히자 하드웨어 중심 영업으로는 더 이상 현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따라서 이번 계획의 핵심은 단순 친절 서비스 강화를 넘어 유통망 전체를 디지털 생태계로 전환하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기존 딜러 조직 대신 ‘아이오닉 스페셜리스트’라 불리는 테크 전담 인력을 전면에 배치하는 점이다.

지난 4월 열린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서 공개된 '아이오닉 V'.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자동차 업계 한 소식통은 “현지 공략을 위해 오는 6월 출시되는 전략형 전기자동차 ‘아이오닉 V’ 연착륙을 위한 필수적인 전처리 과정이기도 하다”며 “과거 저가 수주 방식에서 벗어나 IT 경쟁력을 앞세운 정찰제 판매 시스템을 정착시키겠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강한 의지도 담겼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베이징현대에 투입된 1조5000억원(약 80억위안)은 생산 효율화가 아닌 기술 현지화에 집중 투입되고 있다. 현대차는 그간 고수해온 글로벌 소프트웨어 표준을 과감히 내려놓고 배터리는 CATL, 자율주행은 모멘타, 인포테인먼트는 바이두와 협력키로 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자국 OS와 앱 생태계 탑재 여부는 구매 결정 요인의 7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IT 업계 한 전문가는 “중국 소비자들이 중시하는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 수준을 맞추기 위해 현대차가 현지 빅테크 기업들과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동기화하는 시스템을 이식 중”이라며 “이달 시스템 리부트는 이러한 기술적 결합을 고객 접점에서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는 인프라를 확보하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당장 현대차는 중국 내 점유율 3%를 탈환한다는 목표다. 중국 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아이오닉 V가 샤오미나 테슬라에 익숙한 현지 유저들에게 얼마나 이질감 없는 디지털 환경을 제공하느냐가 관건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4월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 모터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이달 중 확정될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자동차(EREV) 부품 공급망 구축도 장기적인 수익성 개선의 열쇠다. 특히 EREV는 현재 중국 신에너지차(NEV) 시장에서 전년 대비 100% 이상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의 실적 반등을 이끌 핵심 병기라는 의미다.

오는 20일께 상하이 핵심 상권에 개소될 아이오닉 브랜드 체험관 반응이 앞으로 중국 시장 10년 성패를 가를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전망이다. 정 회장도 최근 중국을 ‘기술적으로 배워야 할 치열한 전장’이라고 정의, 체질 개선을 독려했다. 이에 현대차는 이달 발생하는 일시적인 판매 공백은 감내하더라도 저가 브랜드 이미지를 벗고 고부가가치 기술 브랜드로 재정립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단순히 차를 한 대 더 파는 것보다 브랜드의 신뢰도와 전문성을 회복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이달 철저한 준비를 통해 오는 6월부터는 중국 시장에서 단순히 버티는 기업이 아닌 미래 모빌리티를 주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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