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잠실동 리센츠, 잠실 엘스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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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거래량 감소와 강남권 아파트값 하락을 근거로 서울 주택시장이 ‘하향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안정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거래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서울 집값은 여전히 최장기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다, 중저가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활발한 탓이다.
지난 18일 국토교통부는 최근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이 하락하고,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감소한 점을 들어 부동산 시장 과열 분위기가 진정되고 있다는 취지의 자료를 냈다. 대출 규제 강화 등 일련의 정책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주택 가격이 하향 안정화 길목에 들어섰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10·15 대책 등 규제·금융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공급 회복 시까지 안정적인 시장 수요 관리와 수급 불균형에 따른 과열을 방지하는 등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그 결과, 주택공급 선행지표가 개선되고 일부 시장 하향 안정 지표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관측에 나름의 근거가 있다. 실제 강남구와 서초구의 경우 매매가격이 10주 연속 하락하며 서울 전체 매매가격 상승률은 7월 이후 둔화하고 있다. 누적된 서울 집값 부담과 대출 문턱을 높인 금융 규제가 맞물리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 역시 5월 이후 감소 중이다. 5월 8900건이던 거래량은 8월 4600건으로 불과 석달 만에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거래가 줄자 매물은 쌓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 6월8일 기준 5만9248건까지 내려가 6만건을 밑돌다가 8·3 세제 개편안 발표를 기점으로 쌓이기 시작해 21일 현재 7만7291건까지 늘어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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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지표만으로 서울 주택시장이 하향 안정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긴 이르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책 효과로 인해 거래가 동결됐지만 시장 내부의 수요 에너지는 소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고가 주택이 일부 하락하고 있지만 유의미한 정도는 아닌데다 이 흐름이 서울 외곽까지 순차적 영향을 줘서 가격이 안정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오히려 거래량이 감소했던 것이 쌓이다 한번에 폭발해 급격한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 어느 때보다 풍부한 유동성도 문제다. 내년 3월 말께부터 지급될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의 역대 최대 규모 성과급 등 부동산 대기자금이 최대 50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안명숙 부동산 마케팅 솔루션제작소 오지랖 대표는 “원래 강남이 꺾이고 나서 서울 전체 집값이 마이너스 전환되기까지 보통 3∼6개월 정도 걸렸는데, 지금은 과거보다 유동성이 훨씬 풍부한 상황이라 더 오래 걸릴 수 있다”며 “내년에 불어날 유동성까지 생각한다면 시장이 안정세로 간다고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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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는 점은 정부의 현실 인식에 유리한 정황이다. 이자 부담이 커지면 ‘영끌’ 매수세가 가라앉고 매매가격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어서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현재는 금리가 가장 중요한 변수고, 나머지는 상수라고 할 수 있다”며 “2022년 말 미국발 고금리 쇼크 같은 수요 임계점을 초과하는 단기간 금리 급등까진 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연말로 갈수록 금리발 매매가격 상승률 둔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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