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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부 혜택이 만든 '기형적 웨딩시장', 예식장 예약 전쟁 속 청년들은 왜...

예식 공간을 공공이 세련되게 보완하는 실질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지금의 예약 전쟁은 대한민국 결혼 제도가 현장의 목소리를 얼마나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서글픈 자화상이다. 사진=생성형AI (ㅍㅍㅅㅅ / PPSS )

정부 혜택이 만든 '기형적 웨딩시장', 예식장 예약 전쟁 속 청년들은 왜...

코로나 이후 예식장 30% 급감한 ‘공급 쇼크’

정부 혜택 받으려 혼인신고 미루는 ‘통계 착시’까지 맞물려

(ㅍㅍㅅㅅ 진유미 기자) 대한민국은 지금 '비혼 시대'라는 거대한 담론에 갇혀 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혼인 건수는 매년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고, 거리마다 저출산과 인구 절벽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정작 결혼을 결심한 예비부부들이 마주하는 현실은 정반대다. 인기 예식장은 1년 전 '오픈런'을 해도 자리가 없고, 식장 측의 고압적인 '끼워팔기' 배짱 영업에도 줄을 서야 한다.

가장 표면적인 이유는 웨딩 산업의 생태계 붕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경영난을 이기지 못한 중소형 예식장들이 대거 폐업했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전국 예식장 수는 2017년 1,032개에서 2024년 말 기준 710여 개로 30% 이상 급감했다.

문제는 공급이 줄어드는 속도가 혼인 인구가 줄어드는 속도를 압도했다는 점이다.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을 견디지 못한 예식장들이 장례식장이나 요양원, 대형 빌딩으로 업종을 전환하면서, 살아남은 소수의 예식장으로 수요가 쏠리는 '병목 현상'이 극심해졌다. 예비부부 입장에서는 선택지 자체가 강제로 삭제당한 셈이다.

취재 결과, 통계상 혼인 건수가 줄어든 것이 반드시 '결혼식' 자체가 줄어든 것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예비신부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나 오픈채팅방에서는 "결혼식은 올리지만 혼인신고는 미룬다"는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른바 '법적 미혼' 상태를 유지하는 '유령 부부'의 증가는 통계와 현실의 괴리를 만드는 결정적 원인이다.

이들이 서류상 남남을 자처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정부의 신혼부부 지원 정책이 오히려 '결혼 패널티'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맞벌이 부부의 소득이 합산되면 디딤돌·버팀목 대출 등 저금리 정책 자금 대출 문턱이 높아진다. 또한, "혼자일 때보다 둘이 합쳤을 때 혜택이 줄어드는데 누가 바보같이 신고를 서두르겠느냐"는 청년들의 냉소는 국가 통계의 신뢰성을 무너뜨리고 있다.

결국 예식장은 법적 부부가 아닌 '실질적 부부'들로 붐비고 있지만, 정부 데이터는 이를 포착하지 못한 채 헛다리를 짚고 있는 격이다.

결혼을 선택한 소수의 인원이 '프리미엄'으로 몰리는 현상도 예약 전쟁을 부추긴다. "한 번뿐인 예식, 제대로 하겠다"는 보상 심리는 강남권과 수도권 주요 거점 예식장으로의 쏠림을 낳았다. 지방 예식장은 파리를 날리다 문을 닫는데, 서울의 유명 웨딩홀은 1년 치 예약이 단숨에 마감되는 극단적인 양극화가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하객을 배려해 토요일 점심 예식만을 선호하는 세태가 더해지며, 일주일 중 단 2~3시간에 모든 수요가 압축된다. 비혼 인구가 아무리 늘어도 이 '골든타임'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구조적으로 완화될 수 없는 구조다.

현시점의 예식장 예약 대란은 단순한 수급 불균형을 넘어 우리 사회의 제도적 결함을 노출하고 있다. 정부는 저출산을 해결하겠다며 수조 원의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결혼을 선택한 이들은 식장 하나 잡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혜택을 받기 위해 혼인신고를 숨겨야 하는 모순에 빠져 있다.

"결혼을 안 한다"는 통계 뒤에 숨어 현장의 아우성을 외면할 때가 아니다. '결혼하면 손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청약·대출 제도를 전면 수정하고, 민간 인프라가 감당하지 못하는 예식 공간을 공공이 세련되게 보완하는 실질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지금의 예약 전쟁은 대한민국 결혼 제도가 현장의 목소리를 얼마나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서글픈 자화상이다.

사진=생성형AI

(ㅍㅍㅅㅅ / PPSS ) 진유미 기자 press@pps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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