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이클릭아트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국가 전략기술 분야에서 박사급 연구 인력의 연구 단절을 막고 산업현장과의 연결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 사업이 추진된다. 기업 채용 여건 변화로 박사급 인력의 수요·공급에 엇박자가 나면서 공들여 키운 고급 연구 인력이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지난 9일부터 ‘전략기술 박사후연구원 산학 프로젝트 사업’ 신규 컨소시엄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12대 국가 전략기술 분야에서 박사급 연구 인력의 안정적 연구 기반을 마련하고 산업계 진출을 연계하기 위해 신설됐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첨단 모빌리티, 차세대 원자력, 첨단 바이오, 우주항공·해양, 수소, 사이버보안, AI, 차세대 통신, 첨단로봇 제조, 양자 등 12대 국가 전략기술이 대상이다.
정부는 첨단 전략기술 분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박사급 연구 인력 확보·활용을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산업계 채용 환경 변화로 박사급 연구 인력의 수요·공급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문제가 지적되는 상황이다. 전략기술 분야에서 수준 높은 연구 역량을 갖춘 인력이 배출되고 있지만, 이들이 연구할 수 있는 자리를 찾지 못해 장기적으로는 해외 유출 우려도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 대학·출연연·기업 참여… 박사후연구원 공동연구 핵심
=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정부출연연구기관이 기업에서 제안한 필요 기술의 공동연구를 수행하는 산·학·연 협력 모델을 도입하기로 했다. 기업 수요를 바탕으로 한 전략기술 연구과제에 박사급 인력이 핵심 주체로 참여하는 게 이번 사업의 핵심 골자다.
대학·출연연·기업은 사업에 참여하기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한다. 컨소시엄은 박사급 연구 인력을 2명 이상 의무적으로 채용해야 하고 채용된 인력은 기업 수요 기반의 국가 전략기술 연구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연구자가 대학·출연연의 연구 환경에서 역량을 키우면서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문제를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올해 13개 컨소시엄을 선정할 계획이다. 선정된 컨소시엄에는 2년간 최대 5억 8000만 원이 지원된다. 사업 전체 기간은 올해부터 2031년까지 6년이다. 정부는 총 52개 컨소시엄을 육성할 방침이다. 총사업비는 308억 원 규모다.
■ 인건비 포함, 기술이전·사업화도 지원
= 지원금에는 박사급 연구 인력 인건비가 포함된다. 기술이전, 실증, 인증 등 연구개발 성과의 사업화도 지원한다.
사업 신청 기간은 4월 9일부터 5월 14일까지다. 서면·발표 평가를 거쳐 최종 선정한다. 공고 세부 내용과 신청 방법은 과기정통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선정된 컨소시엄들이 참여하는 ‘산·학·연 원팀 협의체’도 운영할 계획이다.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기업과 연구 인력, 대학·출연연 간 네트워크를 확장해 후속 협력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략기술 분야 박사후연구원과 기업을 연결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이준배 과기정통부 미래인재정책국장은 본지에 “박사급 연구 인력의 연구 공백을 줄이고 전략기술 분야 기술·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안정적인 연구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산·학·연 협력을 기반으로 12대 국가 전략기술 분야의 기술력 제고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에 대한 교육계 반응은 긍정적이다.
최석식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은 통화에서 “박사후연구원 지원사업은 연구실 중심의 단기 지원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사업은 기업 수요와 공동연구, 채용, 사업화 등이 중심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전략기술 분야의 대학 연구 성과가 산업현장과 밀접하게 연계돼 박사급 인력이 활발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향후 정책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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