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예산처 ‘2027년 예산안 편성 지침’ 발표
이재명 정부가 내년에도 ‘적극 재정’ 운용 기조를 이어간다. 이를 위해 재량지출의 15%·의무지출의 10%를 구조조정해 국가 성장 패러다임 전환, 지방 주도 성장, 양극화 개선, 국민 안전 구축 등 4대 과제에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기획예산처는 30일 이런 내용의 ‘2027년 예산안 편성 지침’을 발표했다. 기획처는 “성장 동력 확충, 구조 개혁 지원을 위해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과 적재적소·불요불급 원칙에 기반한 전략적 재원 배분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지난 26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 스타트업 파크에서 열린 청년 창업·일자리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기획예산처 제공
재량지출 15%·의무지출 10% 구조조정 예고
정부는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재량지출은 올해 예산 수준보다 15% 줄이고, 의무지출은 내년 예상된 수준보다 10% 줄인다는 방침이다. ‘의무 지출’은 법령에 따라 이미 지출 규모가 결정된 기초연금 등 통제 불가능한 지출 항목을 의미하고, 이런 의무 지출을 전체 재정 지출에서 제외한 나머지를 ‘재량 지출’이라고 한다.
규모로는 역대 최대였던 올해 지출 구조조정 규모(27조원) 수준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예산에 담긴 재량지출 규모(340조원)와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밝힌 내년 의무지출 규모(415조원)를 고려해 단순 계산하면 구조조정 규모는 약 90조원이다. 다만 기획처는 “의무지출 전체를 일괄적으로 줄이는 방식이 아니라 복지 등 필수 지출은 제외하고, 조정 가능한 영역을 중심으로 모수를 설정해 감축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재량·의무지출 구조조정 실적 산정 방식. /기획예산처 제공
특히 의무지출의 경우 과거 정부에서는 지출 구조조정 목표치가 제시된 적 없었다. 지난해의 경우 의무지출을 함께 구조조정하겠다는 방향성 정도를 밝히고, 실제 2조원 정도를 절감한 바 있다. 지방재정교육교부금, 기초연금, 생계급여, 아동에 대한 현금성 지원 등이 구조조정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 밖에 한시·일몰 사업임에도 반복적으로 기한을 연장해 온 사업은 원칙적으로 종료하고, 수도권으로부터의 거리, 지역 발전 수준, 인구 소멸 정도 등을 고려해 지방일수록 재정 지원을 더 적극적으로 한다는 방침이다. 박물관·고궁·왕릉 등 국립시설 입장료와 부담금도 현실화한다.
2027년 예산안에서 추진하는 4대 중점 투자 분야. /기획예산처 제공
성장·지방·양극화·안전 4대 분야에 적극 투자
이렇게 아낀 재정으로 정부가 내년 집중 투자하려는 분야는 크게 네 가지다. 우선 국가 성장 패러다임 전환이다. 제조 AX(인공지능 전환)를 가속화하고, 국민성장펀드 조성·반도체 특별회계 신설로 첨단전략산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탄소중립 투자를 확대하고, K-콘텐츠 제작에도 재정을 보탤 전망이다.
‘5극·3특’ 등 지방주도 성장도 뒷받침한다. 남부권 반도체 벨트, AI 실증도시, RE100 산업단지 등 지방 중심의 첨단 거점을 조성하고, 거점국립대, 철도·도로, 의료 서비스 강화 등을 연계해 지역 인프라를 강화한다. 지역에 공연장·미술관 등 인프라를 확충하고, 전남광주특별시 등 통합 지방정부에 연 최대 5조원 규모의 재정을 지원한다.
이 밖에 양극화 구조 개선을 위해 ▲창업 생태계 활성화 ▲청년층 회복·경험·성장 지원 강화 ▲저출생 대응과 복지 사각지대 해소 ▲사회연대경제 관련 사업에, 국민 안전·평화 구축을 위해 ▲산재보험 제도 개편 ▲K-방산 생태계 구축 ▲공급망 안정화 ▲국익 기여 사업으로의 공적개발원조(ODA) 재편 관련 사업에 예산을 투자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런 사업을 적기에 지원하기 위해 개선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제도를 적용할 방침이다. R&D(연구개발) 예타 폐지,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예타 면제 기준 금액 상향이 이뤄지고, 민간 투자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각 부처는 이번 지침을 바탕으로 5월 말까지 예산요구안을 기획처에 제출해야 한다. 기획예산처는 각 부처와 협의·보완을 통해 정부안을 마련해 9월 2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