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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보 보호는 신뢰의 인프라”…통신3사 CEO·개보위 첫 회동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장과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국민이 신뢰하는 AI·디지털 사회를 위한 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재헌 SK텔레콤 대표, 송 위원장,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 박윤영 KT 대표.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공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11일 개정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으로 대표의 개인정보 보호 책임이 강화된 가운데 통신업계가 직접 CEO와의 만남을 제안하면서 마련된 자리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는 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CEO와 간담회를 열고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위한 민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통신사 대표가 개인정보위 위원장과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회동의 배경에는 최근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함께 지난 11일 시행된 개정 개인정보 보호법이 있다. 개정법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고 CEO의 최종 책임을 명확히 하도록 규정했다. 또한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의 권한과 책임도 확대했다.

특히 이번 간담회는 통신업계의 제안이 계기가 됐다. 이상민 개보위 정책국장은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법 개정을 통해 CEO의 책임성을 더욱 강화하게 된 만큼 기업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정책적 계기가 있었다”라면서 “통신사 측에서 ‘이왕이면 대표와 만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고, 이에 따라 통신3사 대표와의 간담회 자리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비공개 간담회에서도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CEO들의 높은 관심이 확인됐다는 게 개보위 설명이다. 이 국장은 “한 CEO는 머릿속에 절반이 개인정보 보호로 가득하다는 정도까지도 말씀했다”고 전했다.

송경희 개보위원장은 “최근 몇 년 사이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로 국민들이 큰 불안을 겪었다”라며 “개인정보 보호는 담당 부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CEO가 직접 챙기고 전사가 함께 책임지는 경영의 핵심 과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SKT 7000억·KT 2.2조원…통신3사 정보보호 투자 확대

이 자리에서 통신 3사는 ‘국민이 신뢰하는 AI·디지털 사회를 위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개인정보를 기업의 핵심 경영가치로 삼고 CEO 중심의 책임 거버넌스를 구축할 방침이다.

특히 개인정보 보호 관련 투자와 전문인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AI 서비스 개발과 운영 과정에도 개인정보 보호 원칙을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향후 5년간 7000억원 규모의 정보보호 투자를 추진한다. ‘프라이버시 퍼스트’를 전 임직원의 업무 원칙으로 삼고 서비스 기획부터 개발·운영까지 개인정보 보호를 업무 전반에 반영한다. AI 분야에서도 사전예방 원칙을 적용한다. AI 기획부터 개발·출시·운영까지 전 과정에서 개인정보와 AI 관련 위험을 사전에 확인하고 관리한다는 구상이다.

정재헌 SK텔레콤 대표는 “개인정보 보호는 AI 혁신을 가로막는 장벽이 아니라 AI 산업이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신뢰의 인프라”라며 “정부는 기술 발전에 맞는 명확하고 예측 가능한 원칙을 만들고 기업은 이를 기술과 서비스 안에서 실질적으로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T는 정보보호와 보안의 기반이 되는 IT 인프라 현대화 등에 향후 5년간 2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CPO 체계를 구축하고 대표이사와 이사회가 주요 위험과 투자계획을 직접 점검하는 책임 거버넌스를 운영한다.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ISMS-P) 인증 범위도 네트워크와 미디어 인프라까지 넓힌다.

박윤영 KT 대표는 “지난해 발생한 유출 사고로 국민과 정부에 심려를 끼쳐 KT 대표이사로서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라면서 “통신은 국민생활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고 가장 많은 고객정보를 다룬다.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정보보호의 기본부터 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사전예방 체계를 강화한다. CEO와 경영진, CPO가 직접 개인정보 보호 체계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개인정보 보호 투자와 전문 역량을 확대하고 서비스 전 과정에 개인정보 보호를 내재화한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CEO와 모든 경영진, CPO가 지속적으로 검증하고 사전 보호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며 “사고 발생 이후 대응에 머무르지 않고 사전 예방 중심의 보호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전문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정책국장이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통신 3사 CEO와 간담회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김은빈 기자

개보위, 통신3사 개인정보 보호 실태점검 실시 검토

비공개로 진행된 논의에서는 통신사들이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공유됐다. 오래된 시스템과 최신 기술이 함께 운영되는 통신 인프라의 특성상 단기간에 모든 시스템을 개선하기 어렵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보호 전문인력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개보위는 기업의 예방 노력과 사고 발생에 따른 책임을 일률적으로 판단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국장은 “기본적인 보호조치가 지켜지지 않아 발생한 사고와 AI 기술 등을 활용한 예측하기 어려운 공격에 따른 사고는 조사 과정에서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개보위는 향후 통신 3사의 개인정보 보호 강화 조치가 실제 현장에서 어느 정도 이행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그는 “개보위에서 통신사를 대상으로 실태점검을 실시해 그동안 어떤 것들이 얼마나 나아졌는지 이전과 비교해 점검하고 결과를 알리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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