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정년 이후에도 다시 일하는 '재고용' 제도가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기업은 비용을 줄이고, 고령층은 소득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는데요.
다만 청년층 일자리와의 충돌 우려도 제기됩니다.
재고용 제도, 청년 고용에 득일지 실일지 조문경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정년 이후에도 숙련된 인력을 다시 고용하는 '재고용 제도'.
최근 제조업을 중심으로 대기업들이 이 제도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습니다.
LG전자는 내년부터 전문성과 숙련도를 갖춘 직원을 대상으로 정년 이후 최대 1년간 근무를 연장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현대자동차와 포스코,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도 이미 재고용 제도를 운영 중입니다.
기업들이 재고용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입니다.
정년 시점의 임금은 호봉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재고용 시에는 촉탁계약 형태로 임금을 낮출 수 있어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장진나 / 한국공인노무사회 부회장
- "회사들 입장에서는 그 사람을 촉탁직으로 재고용을 하면서 그만큼의 임금을 보전해 주기는 사실상 어려워서 많이 깎아요. 신입 임금 정도로 맞춥니다. 장년층들이 일자리가 그렇게 많지 않다 보니까 계속 고용을 원하거든요. 그러니까 이직을 쉽게 하지 않아요."
퇴직자 입장에서도 재고용은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의 소득 공백을 메울 수 있고, 기존 업무에 익숙해 비교적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청년층 일자리입니다.
기업 입장에서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숙련 인력을 더 선호하게 되면서, 신규 채용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특히 채용 규모가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재고용이 늘어나면 그만큼 청년 채용은 줄어드는 '대체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다만 정년 연장보다는 재고용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종우 /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
- "청년 일자리에 대한 부분은 부담이 되긴 하지만, 큰 흐름에서는 (정년) 연장을 또 하겠다는 것은 무리가 있으니…(정년 연장이) 청년들 일자리를 뺏는다는 시각에서는 (재고용이) 더 나은 거죠."
정년 연장의 경우 기존 임금 체계가 유지되면서 기업 부담이 커지고, 이는 오히려 청년 채용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또 재고용 인력과 청년 인력의 역할이 다르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용진 /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 "청년 (고용은) 새로운 사람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거지만 재고용은 숙련도거든요. 일이 다르기 때문에 (청년 고용도) 괜찮아요. 숙련 노동자들이 일을 잘해서 기업이 커지면 청년 노동이 늘겠죠."
고령화와 청년층의 고용 위축 현상이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세대 간 일자리 균형을 어떻게 설계할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조문경입니다.
[조문경 기자 / sally3923@mk.co.kr]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