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재의 한국 · 한국인 · 한국사회 읽기](1)
『한국 · 한국인 · 한국사회 뉴스로 읽다1』 표지
ABC뉴스=이창재 기자 / 오늘날 대한민국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삼포세대’, ‘N포세대’가 등장했고, ‘헬조선’, ‘수저계급론’ 같은 담론은 청년들의 좌절과 체념을 사회적으로 표현한 상징이 되었다. 청년층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은 저성장, 고령화, 가계 부채 증가 등 구조적 문제와 함께, 수출 의존적 산업 구조, 취약한 내수 시장, 심화되는 소득 불평등이라는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단순한 경제 지표의 하락을 넘어, 사회적 신뢰와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마저 위협하고 있다. 이른바 ‘풍요의 역설’과 ‘민주화의 역설’이라는 말이 우리의 현실을 잘 표현하고 있다. 소득은 3만 7천 달러가 넘는 풍요로운 사회가 됐다는데 양극화는 심해지고 노인 빈곤율은 OECD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팍팍한 삶 탓에 20년 넘게 자살률 1위라는 부끄러운 지표도 있다. 이렇다 보니 저출산 극복을 위해 수백조를 쏟아부었지만, 출산율은 여전히 전 세계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그리고 민주화는 됐다고 하는데, 정부의 투명성은 오히려 하락하고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겉으론 풍요롭고 민주적인 나라지만, 안으로는 불평등과 불신이라는 깊은 고민을 안고 있는 사회가 된 것이다. 따라서 전환기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발전 방향과 새로운 성장 모델을 찾아야 할 때가 도래한 것이다.
1960년대 한국은 자본도 자원도 넉넉치 않았지만, 정부는 ‘수출을 통해 살 길을 찾자’는 계획 아래, 조그만 공장에서 만든 물건들을 세계 시장으로 내보내기 시작했다. 처음엔 옷감, 가발 같은 경공업 제품뿐이었다. 1970년대 들어서는 ‘중화학공업’이라는 큰 그림에 도전해 철강, 선박, 기계, 자동차 등을 제조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산업 기반이 단단해졌다. 훗날 반도체와 IT 제품 등 첨단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1980년대에는 TDX(전자교환기), 반도체, 자동차 독자 엔진 개발 등 기술 자립을 위한 R&D 투자가 본격화되며 첨단 산업화의 기반이 마련되었다. 이후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기술 강국으로 도약하는 토대가 되었다. 1996년에는 경제협력 개발기구(OECD)라는 선진국 클럽에도 가입했다. 하지만 1997년 외환 위기 맞게 됐다. 그럼에도 한국은 꺾이지 않았고 부실기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정책을 재정비하면서 단기간에 경제를 회복한다. 당시 국민들은 ‘금 모으기 운동’을 통해 국제사회에 큰 감명을 줬다.
민주화 과정 역시 산업화만큼이나 극적이다. 1961년 군사쿠데타로 군사정부가 들어서고, 1972년에는 ‘10월 유신’이 공포됐다. 1979년 10·26 사태로 유신 체제가 끝났지만 그해 12·12 군사반란으로 신군부가 들어서고 제5공화국까지 군사정권이 이어졌다. 이는 권위주의에 대한 국민의 저항을 촉발했고, 5·18 민주화 항쟁 등을 계기로 386세대가 형성되며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확산되었다. 1987년 서울대 학생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이후 민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확산되고 민주화 시위가 시민들이 참여하는 6·10항쟁으로 확대되자, 결국 대통령직선제 개헌을 수용하는 6·29 선언을 통해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민주 국가로 거듭났다.
외환위기와 같은 시기에 나타난 한류의 확산은 단순한 문화 콘텐츠의 인기나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 끊임없이 변화에 적응해온 역동적인 구조와 태도에서 비롯되었다. 2000년대 이후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과 스마트폰 보급은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을 가속화시켰다. 글로벌 플랫폼의 등장과 함께 K-팝, K-드라마, K-무비 등 한류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한국 문화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 한국의 민주화와 경제발전은 한류 확산의 토대와 촉매 역할을 했다.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이미 90년대 중반에 “한국은 33년이라는 짧은 기간, 황폐했던 제3세계 국가에서 충분히 개발된 세계 수준의 경제 국가로 자신을 변모시키는 데 성공했다.” 고 말했다. 외신들은 “한국 민주주의 ‘성공 신화’가 비상계엄 사태에 흔들렸다”고 했지만, 탄핵 과정을 통해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이제 K-팝과 드라마, 푸드, 뷰티, 웹툰을 통해서 세계 5대 문화 강국을 넘보고 있다. 과연 단 두 세대만에 이런 엄청난 성과를 낼 수 있는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따라서 이 연재를 통해 지난 60년간 한국, 한국인, 한국사회 성장과 변화를 통해 전환기를 맞은 대한민국의 당면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 1966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10대 국내와 국제 뉴스 1200여 건을 분석하고 주요 기사들을 반영해 정리하고 또 지난 60년간 한국사회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 SBS와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5년간 시행한 ‘사회의 질’ 연구 결과를 활용해 학술적 접근을 했다. 그리고 한국인 삶에 깊숙이 자리 잡은 유교적 가치를 경전(經典) 등을 통해 짚어볼 것이다.
출처: 『한국 · 한국인 · 한국사회 뉴스로 읽다1』 좋은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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