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한투, 거래소 지분 인수로 '디지털 영토' 확장
금융당국 규제·보안 운용 리스크 해결 과제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포인트데일리 방영석 기자]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가상자산시장을 단순한 투자 대상을 넘어 차세대 핵심 수익원으로 점찍고 주요 가상자산거래소 인수에 전격 착수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가상자산거래소 지분 확보에 나서며 제도권 금융과 가상자산의 경계가 급격히 허물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최근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국내 4위권 가상자산거래소인 코빗의 지분 약 92%를 1335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최대주주인 NXC(넥슨 지주사)와 SK스퀘어 측의 지분을 전량 사들인 것이다.
미래에셋그룹은 이번 지분 이수를 통해 단순 투자를 넘어 가상자산 거래 인프라를 직접 운영하고 향후 법인 및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가상자산 수탁과 자산관리(WM) 서비스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한국투자증권 또한 국내 3위 거래소인 코인원의 지분 인수를 심도 있게 검토 중이다. 최근 코인원의 2대 주주인 컴투스홀딩스의 주가가 '한투증권 인수설'에 따라 두자리 가까이 급등하는 등 시장의 기대감도 최고조를 찍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인 단계"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의 행보에 대응해 가상자산시장 선점 경쟁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핀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들은 자산의 토큰화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신규수익원 확보, 토큰증권발행(STO) 시장 선점, 기관 자금 유입 대비 등의 이유로 거래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우선 내년 초 시행 예정인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라 부동산, 미술품 등 실물 자산을 토큰화해 거래하는 STO 시장이 열린다.
증권사 입장에서 가상자산거래소의 블록체인 인프라와 운영 노하우를 흡수해 STO 발행부터 유통까지 이어지는 '디지털 금융 슈퍼앱'을 구축할 수 있는 물꼬가 트인다.
아울러 정부가 올해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법인의 가상자산 실명계좌 발급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기업 고객을 상대로 한 수탁, 운용, 컨설팅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시장이 열리게 된다.
기존 법인 영업망에 가상자산을 얹어 폭발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국회에서 논의중인 2단계 가상자산법이 통과된다면 투자자들이 증권 계좌 하나로 삼성전자 주식과 비트코인, 그리고 조각투자 상품을 동시에 관리하는 시대가 개막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현시점에서 증권업계가 가사자산시장을 품에 안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할 과제도 남아있다.
금투업계는 증권사 가상자상 시장 공략의 향후 과제로 우선 금융당국의 규제 회피를 꼽았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전통 금융사의 가상자산시장 진출에 대해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증권사도 이를 만족할 수준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선결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기존 증권 시스템과 가상자산거래소의 기술적 결합 과정에서 발생할 보안 및 운영 리스크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됐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이제 가상자산은 투기의 대상을 넘어 포트폴리오의 한 축을 담당하는 매크로 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대형 증권사들이 거래소를 직접 소유하거나 긴밀하게 협력하는 모델은 향후 글로벌 IB(투자은행) 수준의 디지털 자산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가상자산이 아직 완전히 제도권 내로 편입되지 못한 만큼 새로운 시장을 관리하기 위한 정부의 가이드라인 제시와 증권사의 촘촘한 시스템 구축이 먼저 해결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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