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2% 내릴 때 테크윙·티에스이·PSKH 등 상승
전쟁 나도 설비투자는 안멈춰…ETF 자금 유입도 거세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며 국내 증시가 극도의 변동성에 휩싸인 가운데서도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종들의 주가는 상승해 눈길을 끈다. 사진/pixabay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며 국내 증시가 극도의 변동성에 휩싸인 가운데서도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종들의 주가는 상승해 눈길을 끈다. D램 가격 급등과 AI(인공지능)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반도체 산업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이 여전히 견조한 만큼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의 이익 성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3월 3일~13일) 들어 코스피는 12.12% 하락했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으로 중동 전역이 전운에 휩싸이면서 국내 증시도 극도의 변동성에 시달렸다. 전체 지수는 차익실현 물량에 주저앉았으나 테크윙(35.83%), 티에스이(22.18%), 피에스케이홀딩스(17.88%), 주성엔지니어링(17.82%) 네오셈(9.98%), 리노공업(6.87%) 등 반도체 소·부·장 업종들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지수·코스닥150지수 편입 종목 중 가장 많이 상승한 업종도 반도체 소·부·장이었다.
반도체 소·부·장 종목들의 강세는 반도체 설비투자(CAPEX) 확대 사이클이 내년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과 전쟁의 영향을 덜 받을 가능성이 큰 만큼 ETF(상장지수펀드) 등을 통한 패시브 자금 유입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동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극심한 메모리 공급 부족 상황에서 반도체 설비투자 확대 사이클은 2027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설비투자 증가는 장비 업종의 실적 우상향 배경이고 다른 한편 새로 구축된 팹(fab)의 점진적 가동 확대는 소재·부품 업종의 추가 실적 성장 요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동 군사적 충돌로 시장 변동성은 확대되는 중이나 섹터 펀더멘탈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며 "AI 추론 수요 폭증에 따른 메모리의 구조적 공급 부족 감안 시 메모리 공급 업체의 설비투자 확대(장비)와 점진적 공급 증가(소재·부품)는 오히려 가속화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반도체 ETF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최근 일주일 'TIGER 반도체TOP10' ETF에는 3206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국내 상장된 ETF 중 3위였다. TIGER 반도체TOP10 ETF 지수의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 ETF에도 371억원이 유입됐다.
TIGER 반도체TOP10 ETF는 SK하이닉스(28.42%)와 삼성전자(24.06%)를 50% 이상 비중으로 담고 있으면서도 한미반도체(18.03%), 리노공업(7.91%), 원익IPS(5.33%), 이오테크닉스(4.67%), DB하이텍(3.61%), HPSP(2.83%) 등 반도체 소·부·장 업종들을 고루 포함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의 변동성은 피하면서도 반도체 산업 성장세의 수혜를 누리고 싶은 투자자들이 ETF 투자로 시장에 대응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ACE AI반도체TOP3+' ETF(1195억원), 'SOL AI반도체소부장' ETF(836억원), 'RISE AI반도체TOP10' ETF(829억원) 등 반도체 관련 ETF에 투자자금이 집중됐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그룹장은 "메모리 반도체 3대장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공장 증설과 추가 투자, 국내 반도체 소부장 기업과의 협력 강화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며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 확대에 집중할수록 범용 D램 공급은 상대적으로 부족해질 수밖에 없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생산 공간과 설비 확대가 필요해 소·부·장 전반으로 수혜가 확산할 가능성이 높은 구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ETF 시장 확대와 함께 반도체 테마에 특화된 ETF로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반도체 소·부·장 종목들은 산업적 모멘텀뿐 아니라 ETF 수급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환경에 놓여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가 조정을 기회로 삼아 반도체 소·부·장 업종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추천했다. 업황이 전쟁 이전과 다르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주가만 역차별이 두드러진다는 이유에서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동일한 업황 속에서 기술적으로도, 점유율로도 우위에 있는 국내 메모리 업체들 주가만 약할 이유는 없다"며 "달러 강세 및 유가에 취약한 한국 경제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국내 업체들의 주가 약세의 요인으로 지목되는데 대외변수에 의한 주가 하락 및 조정은 항상 기회였음을 다시 한 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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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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