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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쟁에도 AI투자 붐 안꺾였다

이달(4월 1일~16일)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2조344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사진/pixabay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60조원에 육박하는 '전인미답'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전쟁에도 AI투자 붐 안꺾였다

이달(4월 1일~16일)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2조344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사진/pixabay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60조원에 육박하는 '전인미답'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TSMC도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두면서 AI(인공지능) 메가 트렌드를 입증했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 폭증하고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23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도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1분기 국내 증시에서 매도 행렬을 이어갔던 외국인 투자자들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다시 사들이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4월 1일~16일)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2조344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피 순매수 규모 1위였다. 삼성전자 우선주(5000억원)까지 포함하면 보름 사이 삼성전자 관련 주식을 3조원 가까이 사들인 셈이다. 순매수 2위 종목은 SK하이닉스로 2조961억원어치를 담았다. 외국인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률은 각각 30.08%, 43.12%를 기록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지난 15일 장 중 117만3000원까지 고점을 높이면서 52주 신고가를 다시 쓰기도 했다.

외국인은 지난 한 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18조2437억원, 8조1492억원어치 순매도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두 주식을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1분기 기준으로는 삼성전자를 37조870억원, SK하이닉스를 17조502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반도체 랠리에 대한 차익 실현 성격에 더해 지난달 초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위험회피심리가 고조된 점이 주효했다.

외국인들의 반도체 투자심리를 돌려세운 결정적 계기는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올해 1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전년 동기보다 755% 급증한 57조22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41조8359억원)를 약 40% 가까이 웃돈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였다.

삼성전자와 글로벌 빅테크의 협업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사라 프라이어 오픈AI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달 중순 방한 일정 중 삼성전자 경영진과 비공개로 만나 6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인 HBM4 공급 및 확산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HBM4 양산 시점과 공급 안정성, 중장기 협력 구조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해진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테슬라 AI 칩 설계팀이 AI5의 테이프아웃(설계 완료 및 공정 투입)을 마친 것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테이프아웃은 반도체 설계가 최종 확정돼 파운드리 공정으로 넘어간 단계를 뜻한다. 이날 공개된 칩 사진에는 삼성전자 한국 공장에서 제조됐음을 의미하는 'KR2613' 각인이 포착됐다. 시장에서는 머스크의 메시지를 계기로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이 그간의 우려와 불안을 불식시킬 수 있다고 봤다.

중동 전쟁이 반도체 공급망에 악영향을 미치고 AI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는 TSMC가 실적으로 반박했다. TSMC는 이날 실적 발표를 통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8.3% 증가한 5725억대만달러(약 26조7000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5424억대만달러(약 25조3000억원) 웃돈 수치이며 8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순이익 성장률 기록을 이어갔다.

블룸버그통신은 "TSMC의 3나노 공정과 첨단 패키징 기술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생산능력보다 많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2월 말 전쟁 발발에도 AI 투자 붐이 꺾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TSMC는 스마트폰과 AI 제품에 사용되는 3나노 공정에 더 초점을 맞추며 대만과 미국, 일본에서 생산공장을 확장하고 있다. 전쟁 여파로 헬륨·네온 등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소재 공급에 혼란이 생길 수 있지만 TSMC가 이를 견딜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TSMC가 연이은 어닝서프라이즈로 AI 메가 트렌드를 증명한 가운데 오는 23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도 역대 최고 실적이 예고돼 시장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 평균)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418.09% 급증한 38조5485억원으로 집계됐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영업이익이 40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 두 곳이 1분기에만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넘길 수 있는 셈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클라우드 및 GPU(그래픽처리장치) 업체들과 3~5년 장기공급계약(LTA) 체결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는 향후 메모리 공급 부족의 구조적 장기화를 시사하는 동시에 수주 기반 생산 체계를 갖춘 TSMC식 파운드리 사업 모델로의 진화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메모리 반도체의 파운드리형 비지니스 모델 전환은 이익 변동성 완화와 실적 가시성 확대를 동시에 시현하며 수익 구조의 안정성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향후 밸류에이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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