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코스피서 2.5조 순매도…삼성重·한화오션 등은 매집
호르무즈 봉쇄로 에너지 공급망 불안…美 LNG 선호도 확대
운반선 수요 증가로 국내 조선사 수혜…최대 21척 수요 발생
삼성중공업 건조 LNG선. 사진/삼성중공업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중동 전역이 전운에 휩싸인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세를 이어가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조선주를 사들여 눈길을 끈다. 전쟁이 치열해질수록 에너지 공급망이 불안해지고 LNG(액화천연가스) 운송 중요도가 커진다는 점에 주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도 전쟁 이후 국내 조선사의 LNG 운반선 수주 증가를 점치면서 전쟁이 방산 외 조선 산업에도 수혜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이틀(3월 11일~12일)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2조580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1일 미국과 이란 간 전면전이 벌어지면서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위험회피심리가 고조되자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이탈세도 거세지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대형주들을 팔아치우면서 차익실현을 이룬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새로 담은 종목은 조선주였다.
이틀간 외국인들의 장바구니에 가장 많이 담긴 종목은 삼성중공업(2537억원)이었다. 이어 한화오션(1345억원), HD한국조선해양(350억원), HJ중공업(290억원) 등 조선주들이 순매수 규모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 주가는 10.77% 상승했다. HJ중공업(11.87%), 한화오션(9.88%), HD한국조선해양(5.19%)도 강세를 나타냈다.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조선주에 집중된 이유는 이번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불안해진 가운데 LNG 운반선 수요 확대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단기적 리스크를 감내한다면 중장기적으로 이번 사태는 한국 조선사에는 호재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LNG 수요자들이 카타르발 LNG가 아니라 미국발 LNG를 더 선호하게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전 세계 수출량 20%의 LNG가 이번 사태만으로 전량 미국발 LNG로 교체될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일부만 수출처가 변경되더라도 톤마일 증가로 인해(평균 약 2배) LNG 운반선 수요는 증가할 수 있다"며 "미국발 LNG 및 운반선으로 대체된다면 최대 21척의 추가 수요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조선 관련 ETF(상장지수펀드)의 성과도 두드러진다. 'SOL 조선TOP3플러스' ETF의 최근 일주일 수익률은 7.27%로 국내 상장된 전체 ETF(레버리지·인버스 제외) 중 상위 7위를 기록했다. 8위도 SOL 조선기자재 ETF(7.11%)로 조선 업종 ETF가 차지했다. 이외에도 'TIGER 조선TOP10' ETF(6.19%), 'KODEX 조선TOP10' ETF(6.12%) 등 조선 관련 ETF 수익률이 강세를 자랑했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피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 프리미엄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으나 이로 인한 업스트림 시장에 초래될 수급 병목에 대한 긍정적 요인은 아직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며 "적법한(미국과 함께하는) 선박 건조의 유일한 통로는 국내 조선업체들이다"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모멘텀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내놨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조선사들이 상선 수주 사이클은 이어진다"며 "2021년부터 상선 수주 사이클을 책임져 온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그 빈자리를 탱커와 LNG 운반선이 메우면서 수주 사이클은 명맥을 이어간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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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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