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재정 체력에 다시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해 전북의 재정자립도는 26.7%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전국 평균 47.3%와는 20.6%포인트 차이다. 전남 30.0%, 강원 29.4%, 경북 29.8%보다도 낮다. 자체 재원으로 행정 수요를 감당할 힘이 그만큼 부족하다는 뜻이다.
재정자립도는 지방세와 세외수입 등 지방정부가 스스로 확보한 재원이 일반회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수치가 낮을수록 국고보조금과 지방교부세 등 중앙정부 이전재원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전북은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 취약한 산업 기반, 낮은 세원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오래 안고 있다. 재정자립도 최하위가 단순한 한 해의 부진이 아니라 지역경제의 체질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점에서 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문제는 자체 재원은 약한데 채무는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데 있다. 전북 지방채무는 2020년 7140억원에서 2021년 8105억원, 2022년 8981억원, 2023년 1조236억원, 2024년 1조3346억원으로 계속 증가했다. 2025년에는 1조6806억원까지 불어났다. 불과 1년 새 3460억원, 25.9% 늘었고 5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를 훌쩍 넘는다.
산업단지 조성, 도로·철도 등 SOC 확충, 생활 기반시설 개선처럼 장기간 지역에 편익을 남기는 사업은 적정한 재정 조달이 필요하다. 하지만 차입 재원이 실질적인 기업 유치와 고용 창출, 세수 확대라는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면 채무는 미래 세대의 부담으로 남는다. 지난해 채무 가운데 공기업특별회계 채무가 5807억원에 이르는 점도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 공공사업과 개발사업마다 왜 빚을 냈는지, 언제 어떤 재원으로 갚을 것인지, 사업이 지역경제에 얼마만큼의 효과를 가져올 것인지를 도민에게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전북도는 이제 확장재정의 당위성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성과와 책임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대형 개발사업, 공공기관 사업, SOC 투자에 대해 차입 규모와 상환계획, 예상 고용 및 세수 효과를 공개하고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목표 달성이 불투명하거나 중복되는 사업은 과감히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전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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