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수 한국특허전략개발원 원장최근 글로벌 경제의 큰 화두 중 하나가 '공급망 위기'다. 과거, 비용 절감과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하던 글로벌 공급망은, 최근 들어 지정학적 갈등과 자원 무기화의 흐름 속에서 큰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반도체, 이차전지, 첨단 모빌리티 등 국가전략기술과 직결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의 핵심 원료인 희토류와 영구자석 등의 수급 불안은 우리 첨단 산업의 생태계 전반을 위협하는 핵심 리스크로 부상했다.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우리 정부도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2024년 시행된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공급망기본법)'을 통해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 타워를 구축하였고, '공급망안정화기금'을 조성해 공급망 선도사업자 등 우리 기업들에게 재정·금융 지원을 하고 있다. 또 수입선 다변화, 핵심 광물의 비축 확대 등 우리나라의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하지만 이러한 외교적, 정책적, 금융적 지원이 근본적인 위기 극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술적 관점에서의 해법'이 병행돼야 한다. 아무리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더라도 수입처만 다변화할 뿐 기술적인 대안을 찾지 못한다면 그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바로 이 지점에서 전 세계 6억 건 이상의 기술 정보가 축적된 '특허 빅데이터'가 가장 강력하고 확실한 돌파구이자 '플랜B'가 될 수 있다. 특허 정보는 전 세계 기술의 지형도를 보여주는 입체적인 전략지도와 같다. 글로벌 특허 데이터를 심층 분석하면, 현 시점에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 않더라도 특정 광물이나 소재를 가공·제련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보유한 국내 또는 제3국의 숨은 강소기업이나 연구기관을 찾아낼 수 있다. 기존의 전통적인 무역 네트워크로는 파악하기 힘든 새로운 공급망 파트너를 기술 보유 관점으로 접근해 발굴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정부의 수입선 다변화 정책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다.또한 특허전략을 통해서 우리 기업의 '대체 기술 개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희토류 공급망이 막혔다면 특허 빅데이터를 분석해 희토류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공정 기술이나, 아예 희토류를 쓰지 않는 '비희토류 영구자석' 기술의 '공백 영역'을 찾아낼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 기업과 연구소가 최적의 R&D 방향을 설정하고, 비교적 짧은 기간에 국산화를 통해 수입을 대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하지만 공급망 관련 채굴, 제련, 공정 등 기술 대부분을 주요국 경쟁사들이 선점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기업의 대체 기술 개발 과정에서 글로벌 지재권 분쟁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공급망 위기를 극복하고자 소재 국산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선도 기업의 촘촘한 특허망을 침해한다면,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개발한 기술이 무용지물이 된다. 철저한 특허 분석을 통해 경쟁사의 장벽을 파악하고 이를 우회하는 회피 설계를 적용해야만 진정한 의미의 공급망 안정화가 완성된다.지식재산처와 한국특허전략개발원은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공급망 이슈가 있는 우리 중소·중견기업과 유관기관들이 기술적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도록 '경제안보 분야 특허 빅데이터 분석과 IP-R&D 전략 지원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의 공급망 안정화 정책과 발맞춰, R&D 과정에 어려움을 겪는 현장을 직접 찾아가 기업 맞춤형 특허전략을 제공한다. 이러한 현장 밀착형 특허전략 지원이 우리 기업의 위기 극복을 넘어 굳건한 국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이어나갈 것이다.공급망 재편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자 새로운 질서로 다가오고 있다. 정부의 제도·금융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에 '특허전략'이라는 정밀한 '기술적 지원'을 병행할 수 있다면, 우리 기업들이 현재의 위기를 보다 신속하게 극복하고 글로벌 기술 강자로 도약하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항원 한국특허전략개발원 원장
[전문인칼럼] 특허 속 '플랜 B' 찾아라
윤병수 한국특허전략개발원 원장최근 글로벌 경제의 큰 화두 중 하나가 '공급망 위기'다. 과거, 비용 절감과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하던 글로벌 공급망은, 최근 들어 지정학적 갈등과 자원 무기화의 흐름 속에서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