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KB스타자문단 유언대용신탁 자문위원
한부모 가정 및 미성년 자녀 위한 신탁 활용법
미성년 자녀를 둔 가정에서 보험금 활용 방식과 사후 자산 관리 구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Google Gemini 생성 이미지
우리나라 한부모 가구의 상당수는 여성 가장이다.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게 가장 현실적인 고민은 단순한 생계가 아니다. ‘내가 없어진 이후에도, 우리 아이의 삶은 지금처럼 안전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결국 남겨질 돈의 액수가 아니라, 그 돈이 ‘어떻게 쓰일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고민으로 이어진다.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일시적인 목돈이 아니라, 생애주기에 맞춰 이어지는 ‘지속적인 지원’이기 때문이다.
실제 상담 현장에서 자주 마주하는 사례가 있다. 이혼 후 미성년 자녀를 키우는 A씨는 사망보험금 2억원 규모의 종신보험을 유지하고 있었다. 자녀를 위한 준비였지만 구조적 고민이 있었다. 자녀가 미성년자인 경우 보험금을 직접 관리할 수 없어 법정대리인이 개입하게 되는데, 문제는 이 법정대리인이 ‘내가 원치 않는 사람’일 수 있다는 점이다.
친권이 전 배우자에게 있거나, 공동친권 구조라면 사망보험금은 고스란히 전 배우자의 관리 범위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법정대리인은 미성년 자녀의 재산에 대해 사용·처분 권한을 갖기 때문에 엄마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보험금이 집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즉 특정 인물에 대한 신뢰 문제를 넘어 ‘누군가 대리인이 개입해야만 하는 구조’ 자체가 엄마의 사후 설계를 가로막는 한계가 되는 것이다.
A씨 역시 이 점이 가장 큰 걱정이었다. 보험금이 자녀를 위해 쓰이기보다 타인의 판단에 따라 관리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를 피하기 위해 수익자를 고령의 부모로 변경해두었지만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었다. 부모님의 연세를 고려할 때 자산이 안정적으로 유지될지, 학자금이나 생활비로 제때 이어질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결국 ‘누가 받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쓰이게 할 것이냐’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된 셈이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구조가 바로 보험금청구권신탁이다. 2024년 11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본격화된 이 구조는 사망보험금을 단순히 지급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이후의 사용 방식까지 사전에 설계할 수 있도록 만든 장치다.
방식은 비교적 단순하다. 보험 사고가 발생하면 신탁회사가 보험금을 수령해 미리 정해둔 기준에 따라 자녀에게 나누어 지급한다. 예를 들어 미성년 시기에는 매월 생활비로 분할 지급하고 대학 진학 시기에는 등록금이나 학자금을 추가로 지급하며, 이후에는 주거자금이나 결혼자금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할 수 있다. 한 번에 건네는 돈이 아니라, 아이의 삶의 흐름에 맞춰 이어지도록 만드는 구조다.
이 구조가 갖는 의미는 분명하다. 보험금이 일시에 지급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관리 공백이나 외부 개입 가능성을 줄이고 자녀의 실제 필요에 맞게 사용되도록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미성년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단순한 금액보다 이러한 ‘관리 구조’가 훨씬 중요한 요소가 된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상황에 맞춰 설계를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녀의 진로가 달라질 수도 있고 금융환경 역시 금리, 물가, 자산시장 변화에 따라 계속 달라진다. 보험금청구권신탁은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지급 방식과 조건을 점검하고 조정해 나갈 수 있는 구조로 활용할 수 있다. 한 번 정해두고 끝나는 고정된 설계가 아니라 자녀의 삶에 맞춰 계속 보완해 나갈 수 있는 ‘유연한 보호 장치’에 가깝다.
또한 이 제도를 이용하기 위해서 새로운 보험 가입이 반드시 필요한 것도 아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에서 제시한 요건을 충족하는 종신보험이나 정기보험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를 기반으로 설계가 가능하다. 지금까지는 보험을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한 보장’으로만 생각했다면, 이제는 ‘사후의 삶까지 설계하는 금융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모든 보험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므로 계약의 유지 상태나 특약 조건 등 요건을 함께 확인하는 과정은 필요하다.
여성 한부모 가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백 없는 보호’다. 단순히 자산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그 자산이 자녀의 삶을 실질적으로 지탱하는 방식으로 작동해야 한다. 특히 법적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보험만 유지하는 경우 의도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반드시 점검이 필요하다.
‘내가 없을 때’를 준비하는 일은 피하고 싶을 만큼 무겁다. 하지만 준비하지 않으면 그 공백은 결국 자녀의 몫이 된다. 보험금청구권신탁은 그 불확실성을 줄이는 하나의 현실적인 방법이다.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 남길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은 비록 곁에 없어도 엄마의 마음이 아이의 생애를 따라 끝까지 흐르게 하는 다정한 약속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보험금청구권신탁=보험계약에서 발생하는 보험금 청구권을 신탁재산으로 설정하여 수탁자가 이를 관리·운용하고 계약에서 정한 조건과 방법에 따라 수익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신탁 형태로 지급 시기·금액·방식 등을 사전에 정할 수 있는 제도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김민수 KB스타자문단 유언대용신탁 자문위원
KB국민은행 신탁부에서 실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KB스타자문단 위원으로 유언대용신탁 자문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상속, 신탁의 기준을 바꾸다』가 있다. 시니어 신탁 및 보험금청구권신탁 칼럼을 연재하며 신탁을 활용한 자산 승계 솔루션을 전하고 있다.
김민수 KB스타자문단 유언대용신탁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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