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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문가 칼럼] 로봇이 아닌 '사람'이 데이터를 모은다… 휴먼 트라젝토...

규모의 스타트업으로, 최근 'WIS 2026' 혁신상(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본 컬럼이 게재된 정책 제안 컨퍼런스는 참가 스타트업 및 중소·중견기업이 보유한 혁신 기술과 제품을 실제 국가...

[전문가 칼럼] 로봇이 아닌 '사람'이 데이터를 모은다… 휴먼 트라젝토...

심동현 주식회사 왓츠랩(WHATs LAB Corp.) 대표이사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 곁에서 함께 일하는 시대는 이제 '올 것인가'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올 것인가'의 문제다. 미국 피규어(Figure)는 자체 공장 '봇큐(BotQ)'에서 휴머노이드를 시간당 한 대씩 양산하며 BMW 공장 실증을 진행 중이고,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는 유니트리(Unitree) G1이 수화물 운반 시험에 투입됐다.

국내에서도 이마트와 GS25 매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일반 소비자를 만날 만큼 보급이 빨라지고 있다. 인간의 도구와 환경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5지(파이브 핑거) 로봇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데이터'다. 로봇 본체와 핸드는 빠르게 진화하고 있지만, 정작 그 로봇이 무엇을 어떻게 잡고 움직여야 하는지를 가르치는 학습 데이터—특히 고품질 촉각(tactile) 데이터와 키네매틱스 데이터, 실세계 데이터—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바꿔 말하면

지금이야말로 정책 개입의 효과가 가장 큰 골든타임이며, 한국이 글로벌 표준을 선점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시기

다.

촬영 - 에이빙뉴스

"텔레오퍼레이션의 한계 — 10시간 일해 1시간 데이터"

현재 글로벌 로보틱스 업계가 학습 데이터를 모으는 주류 방식은 '원격 교시(Teleoperation)'다. 작업자와 로봇, 컴퓨팅 장비가 물리적으로 한데 묶인 채, 오로지 데이터 수집만을 위한 별도의 작업을 수행하는 구조다. 실리콘밸리 로보틱스 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텔레오퍼레이션 방식으로 500개 에피소드 데이터를 모으는 데에는 한 태스크 팩 기준 평균 약 4만 2,375달러, 한화로 6,356만 원이 소요된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더 큰 문제는 '실효성'이다. 실제 제조 현장에서 작업자가 10시간을 투입해도 식사, 화장실, 휴식 시간을 제외하면 로봇이 실제로 학습에 쓸 수 있는 데이터는 단 1시간 분량에 그친다.

기존 장갑형 데이터 수집 장치는 전량 외산이고, 면 장갑 형태라 땀과 오염에 취약하며 좌우와 사이즈 구분이 있어 산업 현장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국내에는 로보틱스에 최적화된 국산 데이터 수집 장치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로봇 밀도 세계 1위(제조업 근로자 1만 명당 산업용 로봇 1,220대), 하드웨어 제조 경쟁력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한국의 강점이 데이터 단계에서 끊기고 있는 것이다.

촬영 - 에이빙뉴스

"발상의 전환 — 로봇이 아니라 '사람'이 데이터를 모은다"

왓츠랩이 제시하는 해법은 명확하다. 로봇이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평소대로 일하는 그 자체가 곧 데이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휴먼 트라젝토리(Human Trajectory)' 방식이라고 부른다.

작업자는 별도의 데이터 수집을 위한 동작을 따로 할 필요가 없다. 그저 평소처럼 자동차 부품을 조립하고, 전자기기를 정비하며, 물류를 분류하면 된다. 그 손에 장갑형 컨트롤러가 채워져 있으면, 숙련 작업자의 손동작과 촉각, 힘 데이터가 자연스럽게 축적된다.

작업과 데이터 수집이 분리되지 않고 통합되는 순간, 비용 구조는 근본적으로 바뀐다. 휴먼 트라젝토리 방식은 기존 텔레오퍼레이션 대비

최대 77.4%의 데이터 수집 비용을 절감

할 수 있다.

이 방식을 구현한 것이 왓츠랩의 '에어글로브 아틀라스(Air Glove Atlas)'다. 국내 최초의 밴드 오픈 형태 장갑형 컨트롤러로, 한 가지 사이즈로 대부분의 손 크기에 대응 가능하고 좌우 구분이 없다. 패브릭 장갑 대비 관리가 월등히 용이하다.

차기 제품 '에어글로브 엑시스(Air Glove Axis)'는 네이티브 촉각 센싱을 지원한다. 우리는 하드웨어부터 데이터 어노테이션·정제, VLA(Vision-Language-Action) 피지컬 AI 모델 파이프라인, 심투리얼(Sim-to-Real) 전이까지 엔드투엔드 파이프라인 전 과정을 국내에서 자체 연구·개발·제조하고 있다.

촬영 - 에이빙뉴스

'K-로봇 손조작 데이터 표준 실증사업' — 6대 정책 패키지

이러한 기술적 토대 위에서, 우리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께 'K-로봇 손조작 데이터 표준 실증사업'을 정식 제안드렸다. 3개년 140억 원 예산으로 ▲로봇 손조작 데이터 표준 구축 ▲제조 현장 100개소 실증 ▲로봇핸드 성능평가 벤치마크 수립 ▲중소기업 데이터 바우처 ▲안전·IP·데이터 거버넌스 정비 ▲글로벌 표준화 및 수출 패키지화 등 6대 정책 패키지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1차 연도(28억 원)에는 10개 제조현장 파일럿과 표준 초안 v1, 1만 에피소드를 확보한다. 2차 연도(44억 원)에는 누적 50개 현장으로 확대해 공개 벤치마크 v1과 5만 에피소드, 5개 대표 공정 PoC를 수행한다. 3차 연도(68억 원)에는 누적 100개 현장 확대와 KS/ISO 표준 제안, 해외 PoC, 20만 에피소드와 수출형 실증 패키지 완성을 목표로 한다.

실증 대상은 자동차·전기전자·조선·항공·방산·부품 조립·금속가공·배관 체결·건설 현장 위험구역 원격작업 등 손기술이 필요한 전 산업이며, 잠재 수혜 사업체는 55만 여개에 달한다.

ROI도 분명하다.

동일 분량의 데이터를 기존 텔레오퍼레이션 방식으로 수집할 경우 약 147.6억 원이 들지만, 휴먼 트라젝토리 방식의 정책예산 140억 원만으로 동일 성과 확보가 가능

하다. 단순 직접 ROI만 1.05배, 생산성 향상·불량률 감소·작업 안전 개선·중복 투자 방지 효과까지 더하면 실질 회수율은 이를 크게 상회한다.

촬영 - 에이빙뉴스

"제조를 넘어 요양·의료까지 — 한국이 '먼저' 가야 할 길"

휴먼 트라젝토리 데이터는 제조 현장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고령화 사회의 케어 인력 부족을 해결할 요양 환경, 인간과 직접 접촉하는 소프트 로봇, 수술 보조 등 미션 크리티컬 의료 환경까지 확장 가능하다. 특정 로봇 기종에 종속되지 않고 한 번 수집된 데이터를 다양한 로봇에 범용 적용하는 크로스-임바디먼트(Cross-embodiment) 파이프라인 개발도 병행 중이다.

로봇이 제조 현장과 일상에 들어오는 미래는 이미 정해져 있다.

남은 변수는 '누가 먼저 표준을 만드는가'다.

글로벌 시장 표준이 아직 굳어지지 않은 지금, 한국이 데이터 수집 표준과 벤치마크를 선제적으로 제시한다면, K-반도체·K-배터리에 이어 K-피지컬 AI가 다음 세대 수출 동력이 될 수 있다. 다크 팩토리와 로봇 일상화의 글로벌 선도국으로 도약할 마지막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를, 정책 입안자 여러분께 간곡히 요청드린다.

글: 심동현 주식회사 왓츠랩(WHATs LAB Corp.) 대표이사

글쓴이 심동현 대표는 2021년 세종대학교 학부 연구생 출신으로 주식회사 왓츠랩을 창업했으며, 장갑형 핸드 인터랙션 디바이스와 피지컬 AI 파이프라인을 개발하는 11인 규모의 스타트업으로, 최근 'WIS 2026' 혁신상(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본 컬럼이 게재된

정책 제안 컨퍼런스는 참가 스타트업 및 중소·중견기업이 보유한 혁신 기술과 제품을 실제 국가·지방정부 정책 현안에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구체화해 제안하는 자리

로 마련된다. 컨퍼런스를 통해 창출된 콘텐츠는 정책 입안자와 의사결정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신뢰도 높은 근거이자, 기업 가치와 평판을 제고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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