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추석이 다가왔다. 반가운 얼굴을 만나 안부를 나누는 명절이지만, 가까운 사이이기에 미처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이나 세대 간의 차이를 새삼 느끼기도 한다. 가족의 모습은 저마다 다르지만 서로를 걱정하고 기다리는 마음만큼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 전라 Insight에서는 추석 연휴를 맞아 부모와 자녀, 할머니와 손자, 혈연을 넘어 이어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영화 4편을 소개한다.
△ 혈연을 넘어 진짜 가족이 되다 ‘담보’ / 티빙·웨이브·왓챠·애플TV / 2020
거칠고 무뚝뚝한 사채업자 두석과 종배는 빚을 받으러 갔다가 아홉 살 승이를 담보로 맡게 된다. 잠시 아이를 데리고 있을 생각이었지만 승이의 엄마가 갑작스럽게 떠나면서 세 사람의 동거는 예상보다 길어진다. 처음에는 서로 낯설고 불편하기만 했지만 함께 밥을 먹고 일상을 나누는 동안 두석과 종배는 승이에게 든든한 보호자가 되고, 승이 역시 두 사람을 가족처럼 의지하기 시작한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서로의 곁을 지키며 진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가족이란 혈연으로만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한 시간과 진심으로 만들어진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 고향에서 되찾은 삶의 온기 ‘리틀 포레스트’ / 넷플릭스·티빙·왓챠·웨이브/ 2018
시험과 취업에 지친 혜원은 도시생활을 뒤로하고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 미성리로 돌아온다. 잠시 머물다 떠날 생각이었지만 직접 농사지은 재료로 음식을 만들고 오랜 친구들과 일상을 나누면서 어느새 고향의 사계절을 보내게 된다. 혜원은 계절마다 어머니가 만들어주던 음식을 재현하며 당시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어머니의 마음과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을 조금씩 깨닫는다. 정성껏 차린 한 끼에 담긴 가족의 사랑과 고향이 주는 위로를 잔잔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풍성한 음식과 그리운 집의 풍경이 어우러져 추석 연휴에 편안하게 감상하기 좋다.
△ 혈연을 넘어 서로의 울타리가 된 사람들 ‘어느 가족’ / 넷플릭스·웨이브·티빙·u+ / 2018
도쿄의 낡은 집에서 살아가는 오사무 가족은 할머니의 연금과 일용직 수입, 물건을 훔쳐 마련한 돈으로 생계를 이어간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지만 이들의 집에는 웃음과 온기가 끊이지 않는다. 어느 추운 날, 오사무와 아들 쇼타는 집 밖에 홀로 남겨진 어린 소녀 유리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온다. 함께 밥을 먹고 생활하며 유리도 조금씩 마음을 열지만, 뜻밖의 사건을 계기로 이들이 감춰왔던 비밀이 세상에 드러난다. 혈연과 제도만으로 가족을 정의할 수 있는지 질문하며, 서로를 아끼고 함께한 시간이 지닌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 서로의 꿈을 이해하며 성장하는 가족 ‘코다’ / 넷플릭스·왓챠 / 2021
청각장애인 부모와 오빠를 둔 루비는 가족 중 유일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이다. 학교생활을 하면서 가족의 어업을 돕고 세상과 가족을 연결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던 그는 합창단 활동을 통해 자신의 노래 실력을 발견한다. 음악대학 진학이라는 꿈이 생기지만, 루비의 도움이 필요한 가족을 두고 떠나는 일은 쉽지 않다. 루비가 꿈과 책임 사이에서 고민하는 동안 가족들도 딸의 목소리와 꿈을 이해하기 위해 한 걸음씩 다가간다. 가족을 사랑한다는 것이 언제나 곁에 머무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서로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는 것 역시 사랑임을 보여준다.
명절이면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당연하게 여겼던 마음들이 있다. 늘 곁에 있어 잊고 지낸 고마움도 있고, 표현이 서툴러 제대로 전하지 못한 사랑도 있다. 영화 속 가족들은 때로 부딪치고 상처받지만 함께한 시간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다시 손을 내민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온 가족이 한자리에 둘러앉아 영화를 감상하며 평소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
[전라 Insight] 추천 책…한가위, 가족과 고향을 읽다
민족의 명절 추석은 흩어졌던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고 고향과 그리운 사람들을 떠올리는 시간이다. 풍성한 음식과 오랜만에 나누는 안부 속에는 가족과 함께 쌓아온 수많은 기억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가족은 언제나 따뜻하고 편안하기만 한 존재는 아니다. 때로는 가장 가까워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미처 알지 못했던 마음을 발견하기도 한다. 긴 추석 연휴, 가족과 고향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책들을 만나본다.
△ 모순 / 양귀자스물다섯 살 안진진을 통해 가족과 사랑, 인생의 모순을 들여다보는 소설이다. 가난하지만 생기 넘치는 어머니와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만 공허한 삶을 살아가는 이모, 서로 다른 두 가족의 모습을 바라보며 주인공은 자신의 삶과 사랑을 고민한다. 행복과 불행, 사랑과 미움처럼 쉽게 나눌 수 없는 감정과 삶의 아이러니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가장 가까운 가족조차 완전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사실과 그럼에도 함께 살아가는 관계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명절을 맞아 가족이라는 존재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책이다.
△ 나의 아름다운 정원 / 심윤경1970년대 말 서울 인왕산 자락의 산동네를 배경으로 한 소년의 성장과 가족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글을 읽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동구는 자신의 아픔을 알아봐 준 박영은 선생님을 만나 조금씩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연다. 사랑스러운 여동생 영주와 가족을 둘러싼 일상에는 고부갈등과 가난, 상처가 자리하고 있으며 10·26과 12·12, 5·18 등 격동의 현대사도 어린 동구의 삶에 스며든다. 소중한 사람들과의 만남과 이별을 겪으며 성장하는 아이의 눈을 통해 가족과 이웃, 시대의 아픔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누구나 마음 한편에 간직한 유년의 기억과 가족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 엄마를 부탁해 / 신경숙서울 지하철역에서 사라진 어머니를 찾는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너무 익숙해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엄마'의 삶을 되짚는 소설이다. 가족들은 실종된 어머니를 찾아 나서면서 저마다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하나씩 꺼내놓는다. 늘 가족을 위해 살아온 어머니에게도 자신만의 꿈과 아픔, 삶이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다. 곁에 있을 때는 당연하게 여겼던 가족의 사랑과 희생을 돌아보게 한다. 부모와 자녀가 한자리에 모이는 추석에 더욱 깊은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 아버지의 해방일지 / 정지아아버지의 죽음에서 시작해 그의 삶과 가족의 역사를 되짚어가는 소설이다. 빨치산으로 살아온 아버지를 이해하기 어려웠던 딸은 장례식장을 찾은 수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이 알지 못했던 아버지의 모습을 하나씩 발견한다. 이념과 현대사의 굴곡 속에서도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이 삶을 이어왔음을 유쾌하면서도 뭉클하게 풀어낸다. 한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 곧 한 가족과 시대를 이해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고향과 부모 세대의 삶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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